2013-08-31 오전 11:00:03 입력 / 2013-08-31 오전 11:08:04 수정
▲티브로드의 운명, 나한테 맡겨! 둘째 날 제3국에서 티브로드의 이지현이 포스코켐텍의 주장 강동윤을 꺾었다. 이지현은 3연승-3연패-다시 3연승의 화끈한 행보를 보이며 팀 성적과 같은 궤적을 이어갔다.
'우린 모 아니면 도'. 지난 해 매 경기 뜨거운 플레이를 펼쳐 주목받았던 티브로드가 올해도 연승 아니면 연패라는 식의 화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후 3연승-이후 3연패-다시 3연승의 흐름은 이 팀에 내재된 에너지가 활화산처럼 뜨겁다는 걸 보여준다. 올해 큰 일을 저지를 것만 같은 티브로드. 그 중심에 조한승-이지현-김세동으로 이어지는 막강 '삼각편대'가 자리하고 있다.
30일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9라운드 3경기 둘째날 대국에서 티브로드가 3국에서 이지현이 상대 1지명 강동윤을 꺾은 데 이어 4국에서 조한승이 김주호를 물리치며 최하위 포스코켐텍을 3-2로 물리쳤다. 전날 나현의 승리로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포스코켐텍은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고 다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첫날 1승씩을 주고받은 가운데 둘째날 동시에 시작된 3국(앞.이지현-강동윤)과 4국(뒤.김주호-조한승). 이 두 판을 모두 티브로드가 가져갔다.
티브로드나 포스코켐텍이나 모두 최종국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던 승부였다. 전날 1-1의 상황에서 3국은 포스코켐텍의 강동윤이, 4국은 티브로드의 조한승이 각각 가져간다고 보면 '마지막 락스타 대결이 승부다'. 대개 이런 예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3국에서 일찌감치 예상이 깨지면서 승부는 급속도로 티브로드로 기울었다.
이날의 분수령이었던 3국, 이지현-강동윤의 대국은 시작부터 실리에서 크게 앞선 강동윤의 출발이 좋았다. 이지현은 이후 대마 공격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되레 강동윤으로 부터 기막힌 묘수를 당해 좌하귀가 초토화되어선 집으로 대차가 나버렸다. 누가 봐도 강동윤의 낙승 국면. 한데 이 때부터 강동윤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속말로 이지현에게 '감기기' 시작했다. 우변 침입때 간명하게 귀를 지키면 그만인 것을 복잡다단하게 판을 만들더니 기어코 역전을 허용하고 만 것이다. 포스코켐텍 입장에선 청천벽력과도 같은 패배였다.
▲크게 불리했던 바둑을 역전시키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이지현. 머리에 파마로 액센트를 줬다.
▲주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인가, 아니면 팀과 궁합이 안 맞아서인가. '바둑리그의 사나이'라 해도 좋을 강동윤이 올해 KB리그에서 크게 부진(3승5패)한 것은 많은 해석을 낳게 한다. KB리그를 제외한 다른 성적만을 놓고 본다면 승률이 8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강동윤의 역전패가 옆의 판에도 전염된 탓일까. 길게 갈 것으로 예상했던 김주호-조한승의 장고대국이 150수를 넘기지 못하고 단명으로 끝났고 말았다. 전반기때 김주호가 조한승에게 반집승을 거둔 바 있어 포스코켐텍에서 일말의 희망을 갖고 지켜봤던 대국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135수 만에 김주호의 불계패. 순간 남은 대국과 상관없이 티브로드의 승리가 확정됐다.
▲<제4국>김주호-조한승. 전반기때 김주호에게 역전 반집패를 당했던 조한승이 리턴매치에서 승리했다. 우상쪽에서 김주호의 착각으로 엄청난 득을 본 후 단곤마 잡기에 모든 것을 건 김주호의 승부수를 보기 좋게 따돌렸다.
▲'반가사유상'을 연상케 하는 조한승의 미소. 조한승을 필두로 한 티브로드의 막강 3각편대가 9라운드까지 전 경기에 출전하며 거둔 성적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공히 6승3패. 6승 이상 올린 선수가 3명 이상인 팀은 티브로드가 유일하다.
이날 승리한 티브로드는 6승3패로 4,5위(4승5패)와 2경기차의 3위를 지키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반면 2승7패가 된 포스코켐텍은 꼴찌탈출조차 쉽지 않은 상태. 포스코켐텍은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후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KB리그는 8승이면 포스트시즌 자력 안정권, 상위 3팀의 승수가 많을 경우 7승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말 이세돌-이영구 대결 볼만
8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는 주말 1위 신안천일연과 7위 Kixx가 대결한다. 대진은 ①이희성-온소진 ②김승재-이호범(락) ③이영구-이세돌 ④안조영-강유택 ⑤한상훈-김정현(이상 앞이 Kixx)의 순.
패하면 3위까지 밀려나는 신안천일염에게 중요한 승부지만, 패할 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아득해지는 Kixx입장에선 절박하기 짝이 없는 경기다. 관심판은 3국의 이세돌-이영구의 대결. 랭킹이나 객관적 전력은 이세돌이 앞서지만 최근 이영구가 물가정보배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절정의 상태에 있어 재미있는 승부가 예상된다. 상대 전적에서 이영구가 이세돌을 상대로 6승4패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것도 의외면서 흥미를 돋구는 요인이다.
▲<제5국> 류수항-최기훈. 지난해 KB리거로 활약했던 최기훈이 이번 시즌 락스타리거로 첫 등판했다. 최근 농심배 대표로 선발된 기세가 살아있는듯 만만치 않은 상대인 류수항을 2집반차로 물리쳤다.
▲3국에서 강동윤이 좋은 바둑을 역전당할 위기에 놓이자 김성룡 감독과 포스코켐텍 선수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티브로드 역시 이 판에 긴장하기는 마찬가지. 결국 이 판을 이지현이 승리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삼성화재배 본선이 열리는 중국 상하이로 전지훈련을 떠날 수 있게 됐다.
▲검토실 가운데의 '중립 존(zone)'.양팀의 선수들을 비롯해 경기가 없는 다른 팀의 감독과 선수들,다음 방송을 위해 준비하는 해설자와 진행자가 머리를 맞대는 자리다.
▲'KB리그 스타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앞서 머쓱해하는 신진서에게 안형준이 자신을 갖고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주위의 기대가 부담스럽기 보단 팀 성적이 안 좋아서...앞으로 출전할 수 있다면 더 잘해서 최대한 많이 이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