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22 오후 1:30:09 입력 / 2013-09-22 오후 1:39:15 수정
▲ 송태곤 해설자가 '그저 감탄밖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했던 제2국. 김세동이 엄청난 후반 추격 끝에 SK에너지 주장 최철한을 잡았다.
역시 김세동이었다. '티브로드의 기둥' 김세동이 최철한을 잡고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0-2 패배를 각오했던 티브로드는 이 승리에 안도하며 내일 유리한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
21일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10라운드 4경기에서 티브로드는 첫판을 패했으나 2국에서 김세동이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1-1로 첫날을 마쳤다. 불꽃 투혼을 발휘한 김세동은 박영훈, 김승재에 이어 최철한까지 잡으며 이번 시즌 '1지명 킬러'로 급부상했다.
리그 3위 티브로드(6승3패)와 6위(3승1무5패) SK에너지가 만난 이번 경기는 절박함의 농도에서 양팀의 입장 차이가 확연했다. 한게임,넷마블과 포스트시즌의 남은 한 자리를 다투고 있는 SK에너지로선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 반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간 티브로드는 제법 여유를 안은 채 맞이한 대결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1국에서 티브로드의 안국현보다 SK에너지 한태희의 날이 바짝 서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락스타리거 한태희가 예상을 깨고 안국현에게 쾌승을 거두자 SK 진영엔 활짝 웃음꽃이 피었다. 이어지는 2국은 주장 최철한이 등판하니 일찌감치 2승이 내다 보였던 것이다. 세 판만 이기면 승리하는 경기에서 첫날 2승은 둘째날 90%에 육박하는 승리를 보장한다. 1승1패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 랭킹이나 상대 전적(3전 전패)에서 밀리는 한태희가 예상을 깨고 139수 만에 안국현에게 불계승을 거뒀다.
SK에너지의 즐거운 분위기는 이어진 2국에서 최철한이 중반 바꿔치기로 우세해지면서 절정에 달했다. 국면은 백을 든 최철한이 두텁고 집도 많아 보였다. 모니터에 간간이 비치는 최철한의 얼굴은 너무도 편해 보여 누구도 역전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이 때부터 김세동의 불꽃 추격이 전개되면서 SK에너지의 웃음소리는 시나브로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알 수 없는 승부로 까지 형세가 좁혀졌을 때는 양팀 모두가 미미한 소리조차 내지 않는 적막에 빠져들었다.
▲ 초반에 김세동이 모자 씌울 때만 해도 바둑은 흑의 페이스. 하지만 최철한이 중반 바꿔치기에 성공하며 우세해졌다. 하지만 이후 김세동은 최철한의 뒤를 따라붙었고 결국 2집반차로 승부를 뒤집었다.
▲ 최철한은 형세를 낙관한듯 종반 우하귀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흘려보냈다.
티브로드의 4지명 김세동(24)은 지난해 락스타리그 선수로 발을 디뎠다가 KB리그에 발탁돼 9승7패의 깜짝 성적을 기록했다. KB리그의 정식 선수가 된 건 프로 5년째인 올해가 처음. 일종의 중고신인이라 할 수 있는데, 리그 첫 대결에서 넷마블 주장 박영훈을 격파하는 기염을 토하더니 4라운드에서 김승재, 이번엔 최철한 마저 꺾었다. 7라운드에서 김지석에게 패한 것을 제외하곤 1지명과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것이다.
▲ 이번 시즌 KB리그에선 유독 한웅규, 온소진 등 4지명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성과와 내용면에서 김세동은 그중에서도 톱이다. 시즌 전적은 왠만한 1지명이 부럽지 않은 7승3패.
SK에너지가 큰 아쉬움 속에 첫날을 마친 가운데 양팀은 내일 3~5국을 속행한다. 대진은 이지현-이태현, 조한승-박정상, 김현찬(락)-변상일의 순(이상 앞이 티브로드). 상대 전적에서 3국의 이지현, 4국의 조한승 등 티브로드가 우세를 보이고 있어 절체절명의 SK에너지가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안국현 선수와의 상대 전적이 3전 3패인데 어떤 심정이었나요?" - 그건 안국현 선수가 셌기 때문에...하지만 최근 속기바둑을 둬보면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SK에너지는 최철한의 부인 윤지희 진행자(오른쪽 모자)까지 나와 응원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1승1패에 만족해야 했다.
▲시작 때만 해도 여유 있어 보이던 티브로드도 1국을 패한 다음부터는 본연의 긴장모드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