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오년의 입단자들. 왼쪽부터 김명훈, 송상훈, 오장욱, 김남훈.
김남훈(84)이 갑오년 첫 입단관문을 통과했으며, 이어 김명훈(97) 오장욱(96) 송상훈(95)이 입단에 성공했다.
1월 9일부터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제133회 일반입단대회가 한창 진행 중으로, 본선에 임할 자격을 얻은 64명은 스위스리그로 대결해 상위 7명은 입단에 성공한다. (6라운드까지는 기존 스위스리그로 진행하고, 7라운드부터는 비슷한 승수끼리 대국하며 동일한 대국자는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진행)
그리고 17일, 드디어 갑오년의 첫 입단자들이 나왔다. 제133회 일반입단대회 10라운드에서 8승2패를 기록하며 김남훈이 가장 먼저 입단에 성공했으며, 이어 김명훈 오장욱 송상훈이 등 총 4명이 입단에 성공했다.
그 중 갑오년 첫 입단자인 김남훈은 올해 30세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일반입단대회를 통과한 30세 이상 입단자는 지난 1997년 36세의 나이로 입단한 박성수 이후로 처음이며, 최근 몇 년간 일반인입단대회를 통과한 입단자의 연령대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한국기원은 매년 12명의 프로기사를 선발하며 일반입단대회에서 7명, 여자입단대회에서 2명, 영재 입단대회에서 2명, 지역연구생 입단대회에서 1명을 각각 선발한다.
▲ 가장 먼저 입단을 알려온 김남훈.
■ 김남훈
생년월일 : 1984년 01월 02일
바둑도장 : 충암바둑도장
지도사범 : 허장회
존경하는 프로기사 : 이창호
기풍 : 두터운 실리형
- 전국아마대회 15회 우승, 세계아마대회 3회 우승 기록을 가질 만큼 실력자인데 입단이 늦었는데?
13세부터 입단에 도전했으니, 17년 동안 30회 가까이 입단대회에 출전한 것 같다. 당시 공부했을 때 프로기사 이세돌 송태곤 박정상 등과 함께 공부했는데, 그 때는 나도 기재있는 유망주로 꼽혔다(웃음). 그런데 어렸을 때는 바둑에 집중을 못했고, 20살 무렵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등 다른 공부에 힘쓰며 바둑에 소홀했다. 바둑 두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결국은 9년 전부터 바둑지도사범으로 재직하는 등 이른바 '바둑계'로 돌아왔다. 이번에 입단대회에 참가한 것은 서른살을 끝으로 입단대회 출전에 마침표를 찍고자 출전했는데, 운좋게 입단을 덜컥 해버렸다.
- 입단소감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니는 입단소식에 눈물을 흘리셨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입단이 결정된 순간, 덤덤했다. 나는 바둑두는 것이 좋은데, 이제 아마대회에 출전을 못하고 프로시합에서 첫 판에 떨어져버리면 더 나쁘지 않나(웃음). 그렇지만 잠시 후 많은 사람들이 전화로 축하인사를 전해오니, 그제서야 조금 실감이 났다. 지금은 정말 기쁘다(웃음).
▲ 김남훈에 이어 두 번째로 입단관문을 뚫은 김명훈.
그는 "함께 입단공부한 친구들이 오늘 내 인터뷰를 보면
내일 입단결정판에 지장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친구들의 입단이 결정되면 함께 인터뷰를 하겠다고 전했다.
■ 김명훈
생년월일 : 1997년 04월 07일
바둑도장 : 골든벨바둑도장
지도사범 : 류동완
존경하는 프로기사 : 백홍석
기풍 : 두터운 전투형
▲ 세 번째 입단자 오장욱. 그는 몽백합배 LG배 명인전 등
3개 기전에서 프로에게 도전할 아마대표로 뽑힌 바 있다.
■ 오장욱
생년월일 : 1996년 05월 20일
바둑도장 : 양천대일바둑도장
지도사범 : 이용수
존경하는 프로기사 : 이세돌
기풍 : 전투형
- 지난해 입단대회서도 동률재대국까지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난해 결국 입단대회서 탈락해 올해 재도전을 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2,3번째 판에서 연달아 패해 이번에도 '물건너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나니 오히려 바둑이 잘 풀렸고 결국 나머지 판을 다 이겨서 8승2패로 입단에 성공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긴장하면 실력이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몽백합배 LG배 명인전 등에서도 다른 아마대표들에 비해 성적이 별로였는데, 이 때도 긴장을 무척했던 것이 패인이었다.
- 입단 전 공부는 어떻게 했나?
공부는 평상시와 같았다. 다만 신경이 예민해서인지, 입단대회를 하기 전에 거의 매일 같이 코피를 흘렸다. 이제 입단에 성공해서 홀가분하다. 기쁘다.
▲ 오늘 4번째 입단자는 점자바둑 최강자인 송중택 씨의 아들 송상훈 군. ■ 송상훈
생년월일 : 1995년 10월 24일
바둑도장 : 양천대일바둑도장
지도사범 : 이용수
존경하는 프로기사 : 이창호
기풍 : 전투형
- 입단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오늘 마지막 대국에서 승리하며 입단이 결정된 순간, 짜릿해서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버지의 꿈은 내가 입단하는 것이었는데, 이제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려서 마음이 편하다. 입단 직후 아버지는 말없이 나를 안아주셨다. 이제 조금은 여유롭고 편하게 바둑을 둘 수 있을 것 같다.
- 아버지와는 바둑을 종종 두나?
8살에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바둑을 배웠다. 내가 바둑실력을 약할 때에는 아버지와 자주 뒀는데, 어느 순간 아버지가 내게 3점 접바둑까지 칫수가 올라간 이후로 아버지가 두는 것을 꺼리신다.
- 주위에서 송상훈 군에 대해 말하길 '대기만성형'이라던데?
바둑이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느는 것 같다. 중학교 3학년 때 연구생9조(10조가 맨 끝조)에서도 떨어졌을 만큼 더디게 늘었다. 다만 내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공부했더니 정체되지 않고 매년 기력이 늘은 것 같다.
입단대회 출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 동안 실력이 약해서 출전하지 않았고, 지난해 출전했을 때는 3승4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올해는 초반에 6연승으로 느낌이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부담도 됐다. 결과적으로 입단에 성공해서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