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26 오전 7:08:36 입력 / 2013-10-26 오전 10:52:59 수정
▲ 홍성지(승)-조한승.
"큰일이네. 저기 수가 있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네."(정관장) "미치겠네. 선수로 해결하면 그만인데..."(티브로드)
티브로드가 2-1로 앞선 상황에서 4국(조한승-홍성지)이 종국을 향해 갈 즈음 양쪽 검토실은 애가 단 나머지 발을 동동 굴렀다.
바둑은 흑을 든 조한승의 승리가 확실한 가운데 끝내기가 진행 중인 형국. 하지만 백이 수를 내려다 실패한 하변 흑 진영엔 여전히 시한폭탄이 남아 있었는데 두 대국자 모두 그것을 간과하는 통에 양팀 검토실은 속이 타다 못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조한승이 서둘러 뇌관을 제거했다면 3-1 팀 승리와 더불어 티브로드의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 하지만 이날의 운은 정관장 쪽에 있었다. 얼마 후 뒤늦게 수가 있다는 걸 알아차린 홍성지의 손이 문제의 그곳을 향하자 정관장 검토실에서 일제히 "봤네.봤어!"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 해프닝과도 같은 한 판이 기울어가던 승부의 물꼬를 정관장쪽으로 돌려놓았다.
▲ 양팀 2-2 상황에서 벌어진 최종국에서 정관장의 안성준이 티브로드 이원도를 힘겹게 따돌렸다. 대국이 끝난 다음 티브로드의 주장 조한승이 아쉬웠던지 끝내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역전의 물꼬를 튼 홍성지.
정관장의 뒷심이 우승을 목전에 둔 티브로드의 덜미를 잡았다. 선두 티브로드는 우승 세리머니를 다음 기회로 미뤘고, 정관장은 8승째를 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24일~25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13라운드 1경기에서 정관장이 티브로드를 3-2로 꺾고 우승의 향방을 최종 라운드로 돌려 놓았다. 티브로드는 이번 기회는 놓쳤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 여전히 정규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상황. 최종 라운드에서 티브로드는 한게임과, 정관장은 넷마블과 일전을 치른다.
승리한 정관장은 모처럼 팀의 1~3지명이 3승을 합작하는 성과를 거뒀다. 반면 철저하게 맞춤 오더로 정관장을 상대한 티브로드는 기대했던 두 판 모두 한끗발씩 밀리면서 아쉬운 패배를 안았다. 랭킹 1위 박정환에게 상대전적 3승1패인 이지현을, 안성준에게는 개인 통산 3승의 이원도를 붙였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승승장구하던 연승흐름도 6에서 멈췄다.
묘하고도 재미난 사실 하나는 '이지현이 이기면 팀이 이기고, 이지현이 지면 팀이 진다'는 티브로드의 공식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설마설마했던 것이 이 경기까지 13라운드 째. 단순 확률로 쳐도 만분의 일에 가까운 8,192분의 1이라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당연히 바둑리그에선 전무한 기록이다.
▲ 티브로드 이지현. 13라운드까지 완벽히 팀과 같은 성적을 내고 있다.
8개 팀이 더불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는 주말 13라운드 2경기로 3위 신안천일염과 4위 한게임이 맞대결을 펼친다. 양팀 모두에게 포스트시즌의 향방이 걸려 있는 중차대한 일전이다. 대진은 이세돌-목진석, 이호범-이춘규-이호범, 김정현-김지석, 온소진-이동훈, 강유택-김진휘순 (이상 앞이 신안천일염).
▲ <제3국>김성진-한웅규. 티브로드의 비밀 병기 김성진이 정관장의 핵심 중 하나인 한웅규에게 완승에 가까운 내용을 펼쳤다. 한웅규는 후반 특유의 흔들기를 통해 미세한 형세까지 접근했지만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성진이 백2집반승.
▲ 승부끼로 똘똘 뭉친 김성진. 지난 6월 LG배서 구리를 격파한 실력파다.
▲ <제5국> 이원도-안성준(승).
▲안성준은 시즌 전적 8승1무4패가 됐다. 박정환 김지석 김정현 이지현에 이어 다승5위.
▲ 티브로드는 11월 7~8일 한게임과의 최종 라운드를 승리하면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