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그
박영훈, 모처럼 이름값 했다!
KB리그 3라운드 1경기-SK 연패 탈출
2014-05-17 오전 10:10:40 입력 / 2014-05-19 오전 11:07:10 수정
▲ SK엔크린이 포스코켐텍에 3-2 역전승을 거두며 초반 3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마지막 5국에서 SK 주장 박영훈이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한판 이겨가기 힘들죠!"
마지막 5국의 해설을 마친 해설위원 유창혁이 최규병 감독에게 인사말을 건네자 최감독은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 내내 새까맣게 타들어간 심정은 크게 웃을 기력조차 없는 듯 보였다. SK엔크린이 천신만고 끝에 3연패의 위기에서 탈출했다.
1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 KB리그 3라운드 1경기 둘째 날 대국에서 SK엔크린은 승부처였던 3국에서 안성준이 목진석에게 패하며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4국에서 민상연이 부활포를 쏜 다음 마지막 5국에서 주장 박영훈이 결승점을 올려 포스코켐텍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 SK엔크린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4국(오른쪽.김주호-민상연)과 5국(박영훈-안국현시에 벌어지고 있다. SK는 이 두 판을 모두 가져가며 짜릿한 역전의 기쁨을 누렸다.
연패 탈출이 절실한 SK나 패할 경우 하위권으로 밀려나는 포스코켐텍이나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기에 사력을 다한 승부였다. 하지만 3국~5국 세 판 다 판세가 크게 요동쳤고, 그 때 마다 양 팀 검토실에선 웃음과 탄성이 동시에 터지는 등 저녁 내내 희비가 교차했다.
밤9시 무렵까지 웃음이 많이 터져 나온 쪽은 포스코켐텍이었다. 둘째 날의 최대 승부처였던 3국에서 팀의 맏형인 목진석이 안성준을 상대로 파란만장했던 바둑을 가져온 데 이어, 4국 의 김주호와 5국의 안국현까지 흐름이 모두 좋아 승리가 눈에 보이는 듯했기 때문. 하지만 포스코의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김주호가 민상연에게 뼈아픈 역습을 허용하고 안국현마저 공격 실패로 일찌감치 패색이 짙어지면서 포스코의 웃음소리는 잦아들었다.
천신만고 끝에 시즌 첫 승을 따낸 최규병 감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라는 말로 운을 뗀 다음, "한웅규, 민상연 등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워줬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 돌렸다. "감독으로 복귀해 3경기를 치른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엔 "1승 올리기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것 같다"며 "우리 팀이 속기에 불안한 면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이날 승부의 결과로 SK와 포스코는 나란히 1승2패를 기록하며 각각 5위와 6위에 랭크됐다(SK 개인승수가 1승 많음). 현재 리그 1~3위는 CJ, 티브로드, Kixx 순이며 모두 2승을 기록 중.
▲ <제3국> 안성준-목진석. 일찌감치 목진석의 승리가 내다보였던 바둑이 중반 이후 크게 요동쳤다. 안성준이 목진석이 크게 흔들리는 틈을 타서 역전에 성공한 듯 보였으나, 이후 안이한 수들이 등장하면서 목진석이 간발의 차이로 재역전에 성공했다(344수 흑 1집반승). 속기 대국임에도 2시간 20분 동안 열전이 이어졌으며 344수는 이번 시즌 최장 수수.
▲ <제4국> 김주호-민상연. 두 사람 간 첫 대국으로 초반 민상연의 흐름이 좋았으나 이후 공격 실패로 김주호가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중앙 승부처에서 민상연의 기민한 역습에 김주호가 큰 손해를 보면서 순식간에 반면 10집 이상으로 차이가 벌어졌다(251수 흑 불계승). 포스코 입장에선 너무나 아까운 한 판이었고, 김주호 역시 아쉬움이 많았던지 한 시간 가량의 긴 복기가 이어졌다.
▲ <제5국> 박영훈-안국현. 양 팀 2-2 상황에서 벌어진 최종국. 초반 우하귀 신형에서 박영훈의 실수가 있어 안국현의 흐름이 매주 좋았다. 하지만 이후 중앙 백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안국현이 큰 손해를 입으면서 일찌감치 박영훈의 승리가 굳어졌다(216수 백 불계승). 박영훈은 2경기 만의 첫 승. 하지만 도중에 잡았던 말을 패를 허용하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2014 KB리그는 이어지는 토일경기는 화성시코리요-Kixx 대결이 이어진다. 대진은 변상일-한태희, 최철한-이태현, 김성진-한승주, 류수항-김세동, 진시영-김지석(이상 앞쪽이 화성시코리요).
8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챔피언을 가리는 2014KB국민은행바둑리그의 상금은 1위 2억원, 2위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매 대국 승자 4백만원, 패자 7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되며 1지명에겐 40만원의 출전 수당이 별도로 주어진다. 생각 시간은 속기 10분, 장고 90분.
▲ 목진석(34)은 3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지만, 이 날도 하마터면 다 잡은 승리를 놓칠 뻔 했다.
▲ 올해 18승6패(75%)로 상승세인 민상연(22)은 첫 경기 패배 후 2연승을 올렸다.
▲ 두 경기 만에 첫 승을 결승점으로 장식하며 마음의 부담을 든 박영훈. 하지만 올해 부쩍 슬럼프가 길다. 13승11패.
▲ KB리그 둘째 날 경기의 마지막은 이런 모습일 때가 많다. 두 판의 대국으로 나뉘어 복기에 참가하고 있는 양 팀 선수들.
TYGEM / KB리그 운영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