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체스계 조훈현’, 게리 카스파로프 온다!
27일부터 강릉 영동대에서 세계청소년마인드스포츠 대회에서 강연과 다면기 행사
2013-12-18 오후 3:58:08 입력 / 2013-12-21 오전 1:06:37 수정
▲ 1984년 체스세계선수권대회 모습. 당시 10년간 챔피언이었던 아나톨리 카포프(오른쪽)에 도전장을 내민 젊은 게리카스파로프(당시 21세). (사진출처-네이버블로그)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가 더러 있다. 연말인 오는 27~29일 강릉 영동대학에서는 2013 한국야쿠르트 7even 세계청소년 마인드스포츠대회가 벌어진다. 물론 체스와 바둑이 혼합된 첫 대회로서도 의미가 깊다. 그러나 부대행사로 치러지는 게리 카스파로프(50)의 강연과 다면기 행사에 군침을 흘리는 팬이 더 많을 것이다. 게리 카스파로프는 러시아 체스 황제이며 '체스계의 조훈현'이라고 불릴만한 거물.
1963년 러시아생인 게리 카스파로프는 21세였던 1984년 사상 최연소 세계챔피언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75년 12세 나이로 옛 소련의 주니어챔피언십에서 우승, 역대 최연소 체스챔피언의 기록을 세웠다. 그는 13살 때부터 국제체스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으며 구 소련을 대표해서 서방의 체스대회에 참가한 최초의 선수이기도 했다.
그는 1979년 세계주니어챔피언십을 평정하면서 그랜드마스터(GM)으로 인정받은 후 1984년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체스선수권대회에서 그때까지 10년 동안 세계최정상에 군림하던 챔피언 아나톨리 카포프(Anatoly Karpov)를 누르고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그 후 12년 연속 그는 타이틀을 지켰다.
▲ 게리 카스파라로프. (사진출처-위키백과)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카스파로프는 세계타이틀을 놓고 카포프와 네 번의 매치로 맞서게 되었지만, 3회를 연속으로 이기며 더 이상 카포프는 카스파로프의 상대가 될 수 없음을 알렸다. 그리고 1993년에 영국의 나이젤 쇼트, 1995년에 현재 세계챔피언인 아난드 마저 꺾는다.
카스파로프는 그 뒤 1996~1997년에는 IBM 슈퍼컴퓨터 '딥 블루(Deep Blue)'와 인간 대 컴퓨터의 체스 대결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1996년 벌어진 인간 대 컴퓨터의 체스대결은 카스파로프가 3승2무1패로 '딥 블루'를 물리쳤다. 그러나 이듬해 벌어진 대결에서는 '딥 블루'가 작년 보다 연산속도가 2배 이상 향상된 탓에, 그만 카스파로프는 패하고 말았다. 카스파로프는 "인간의 통찰력과 무시무시한 계산기계의 야수적 힘과의 대결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2000년 11월 카스파로프는 제자 블라드미르 크램릭과의 대결에서 패하며 챔피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는 2005년 체스에서는 더 이룰 것이 없다며 은퇴를 선언하고, 1984년부터 무려 21년 동안 지키고 있던 체스 황제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은퇴 후에도 체스로 누렸던 대중적 인기를 발판 삼아 정치가로 변신하여 현재 야권의 지도자로 러시아 정치개혁에 앞장서는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의 국제정세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면서 2007년 '타임'이 선정한 '세상을 바꾼 100인'의 한 사람으로 올랐다. 물론 체스를 위해서도 '카스파로프 체스 재단', '카스파로프 인터내셔널 체스아카데미'를 설립해 체스의 대중화와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TYGEM / 진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