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승을 합작한 류민형(왼쪽)과 안조영. 류민형은 2군 선수라는 말이 무색하게 6승1패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안조영은 '반집의 제왕'이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줬다.
"극도의 긴장감, 바둑리그 역대급 수읽기 대결이라 할 만 합니다."(목진석)
중계석에 앉은 두 사람이 연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숨 막히는 사투가 초반부터 펼쳐졌다. 두 판 다 어느 한 쪽이 삐끗하면 바로 낭떠러지인 상황이 전개돼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었다.
이 긴박한 국면에서 티브로드에 먼저 승전보를 알린 사람은 1국의 류민형. 류민형은 "두 사람이 머릿속으로 그린 참고도만 책 몇 권은 될 것 같다"고 모두가 고개를 흔든 난해한 수읽기 공방에서 놀라운 발상의 전환으로 박준석을 제압, 목진석 해설자로 부터 '기사생활에 남을 만한 명국'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티브로드가 1국을 가져간 상태에서 2국은 Kixx 입장에선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경기였다. 국면은 한태희가 초반 망하다시피한 바둑을 집요하게 따라붙어 역전이 보였던 상황. 하지만 계가 만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안조영의 기막힌 이삭줍기 추격전이 시작됐고, 결국 자신의 반집패를 확인한 한태희가 막판 던질 곳을 구하면서 승부가 불계로 끝이 났다.
역전에 재역전, 파란만정한 과정을 지켜 본 목진석 해설자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바둑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준 것 같다"는 평.
<제1국> 류민형-박준석. 지난해 한게임의 락스타 선수로 뛰었던 박준석. 부재로 귀중한 첫 출전의 기회를 잡았으나, 유리한 흐름에서 너무 급하게 승부를 걸어간 것이 패인이 됐다.
<제2국> 한태희-안조영. 이번 시즌 6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이창호 다음으로 고참이자 지난 해 국가대표 감독이었던 안조영(35). 그동안 1승4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중요한 경기에 맏형의 소임을 다했다.
티브로드가 첫날 2-0으로 앞선 가운데 양 팀은 둘째날 승부를 결정짓는 3~5국을 속행한다. 대진은 강유택-한승주, 이동훈-이태현, 김승재-김세동(이상 앞이 티브로드).
5판 3선승제에서 첫날 2승을 거둔 팀이 승리를 가져갈 산술적 확률은 무려 87.5%. 객관적 수치로만 본다면 티브로드의 승리가 굳었다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그런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데에 KB리그의 묘미가 있다. 더구나 둘째 날 세 판의 대국은 어느 팀이 모두 가져간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완벽한 동급대결이기 때문에 '2패 후 3연승'의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최대 관심판이자 볼거리는 컨디션 절정의 양 팀 2지명 김승재와 김세동이 맞대결을 펼치는 마지막 5국. 티브로드가 둘째날 조기에 승부를 끝내지못한다면 이 판에서 승부가 결정 날 공산도 꽤나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