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명인전
최정, "3년 내 20위 진입 목표!"
여류명인 4연패 성공한 최정 인터뷰
2015-04-23 오후 6:14:44 입력 / 2019-11-08 오전 11:35:23 수정
부동의 여자1위 최정이 여류명인 4연패에 성공했다. 여자바둑리그 다승왕에 이어 MVP까지 거머쥐는 등 최근 상승세였던 만만치 않은 후배 오유진의 도전을 2-0으로 물리쳤다.
최정은 최종국이 된 도전2국에서 흑으로 대외목과 고목을 병합한 '괴초식'을 들고 나왔다. 보통 생소한 포석을 펼칠 경우 이후 운영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정은 마치 날개 옷을 입은 것처럼 훨훨 날았다.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진짜로 바둑판 위에서 훨훨 날아다닌 최정은 중앙 제공권을 장악한 후 특유의 강펀치를 작렬시키며 KO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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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축하한다. 여류명인 4연패를 달성하게 되었는데, 소감은?
4년 연속 여류명인전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2국에서 승부를 끝낼 수 있어 다행이다. 1국은 내용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1국 보다는 내용이 더 좋았던 것 같다. 공기 좋은 합천에서 대회를 유치해주신 합천군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초반 대외목과 고목을 병합한 포진을 들고 나왔다. 언제부터 그렇게 두려고 마음을 먹었는지?
아침을 늦게 먹어서 오전11시 점심식사 자리에 가지 않고 바로 대국장으로 왔다. 대국시작 1시간 전이었던 그때 구상했다.
대외목+고목 포진이 과거 프로기보에도 나온 적이 있는지?
일본 바둑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최정은 대외목에 첫 수를 착수하기 전 잠시 미소를 지었고, 대외목+고목 포진을 펼친 후 한동안 얼굴에 웃음기를 띄고 있었다. 큰 승부에서 자신 있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배짱이 과연 여장부 최정 다웠다.
변칙 포진은 1-0 리드를 의식해 실험적으로 시도한 것인가, 아니면 전략적으로 그 쪽이 더 승산이 있다는 판단 하에 감행한 것인가?
1-0으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다소 여유가 있어서 시도한 것도 맞다. 오유진 선수가 중후반이 강하고 특히 끝내기와 형세판단에 능하기 때문에 초중반 전투를 통해 승부를 내는 것이 더 승산이 높은 전략이라고 생각해 변칙 포진을 펼쳤다.
대외목+고목 포진을 펼쳤을 때, 오유진 선수는 일견 담담해 보였다. 본인은 어떻게 느꼈는지?
유진이가 약간 당황한 것 같았다. 실제로도 초반에 다소 무리하게 침입하는 바람에 제가 주도권을 잡았다.
도전1국은 서울 서교동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렸는데, 오늘 2국은 합천에서 속개되었다. 서울에서 두는 것과 지방에서 두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좋은지?
일정이 여유가 있다면 지방에서 두는 것이 더 좋다. 공기도 좋고…(웃음) 하지만 지방 대국의 경우에는 대국 전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 더 낫다. 이동한 후 바로 다음날 두는 일정은 조금 힘들다.
그럼 이번 합천 대국 일정은 어땠나?
아침 일찍 두지 않고 오후12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하루 정도 더 휴식한 후 뒀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웃음).

이번 우승으로 여류명인 4연패를 달성하면서 명실상부한 여자1인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더 큰 목표가 있을듯 한데?
국가대표가 생긴 후 여자 선수들이 열심히 공부하면서 여자프로의 기량이 남자들 못지 않게 강해졌다. 남자 선수들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대등하게 싸우고 싶고, 이런 부분에서는 여자1위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현재 한국랭킹 86위에 랭크되어 있다. 순위상승에 대한 목표가 있는지?
올해 안에 50위권 안에 드는 것이 1차 목표다. 3년 이내에 20위까지 가고 싶다(웃음).
지난 3월20일 벌어졌던 국수전 예선 결승에서 신민준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당시 국수전은 3시간 바둑이었는데, 장고대국과 1시간 이하 대국 중 어떤 게 더 좋은지?
예전에는 속기대국 승률이 더 좋았는데 요즘은 장고대국이 좋다. 올해부터 바둑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걸 스스로 느낀다. 부분에 치우치면 대세를 잃는 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웃음). 예전에는 부분전에 치중했지만 지금은 전체를 보려고 노력한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아버지께서 조언해주신 게 큰 도움이 되었다. 아버지는 타이젬 바둑을 즐겨 두시고 기력은 4~5단 정도다. 바둑 기술적인 부분에선 아마추어지만, 바둑을 보는 안목은 아버지께도 배울 점이 많다.
평소 바둑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국가대표 연구실에서 공부한다. 국가대표 분위기가 최근에 많이 좋아졌다. 작년은 처음이라 약간 어색했는데 이제는 감독님, 코치님이 선수들 개개인의 스타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하신 것 같다.
체력 관리도 중요할 것 같다. 평소 즐겨하는 운동이 있는가?
지난해에는 복싱을 잠깐 했었는데 올해는 하지 않는다. 자기 전에 3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하는 정도… 운동이라고 하긴 좀 그런가요?(웃음)
중국여자1위 위즈잉에게 상대전적에서 많이 밀렸다가 얼마전 황룡사배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위즈잉에게 기량면에서 제가 밀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부담을 많이 느껴서 성적이 안 좋았다. 상대전적에서 그렇게 차이 날 정도는 아닌데… 이번 황룡사배에선 이미 2승을 거두고 있었고 김혜민 사범님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둔 것이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
당시 위즈잉과의 대국도 그랬고, 오늘 대국도 유리한 국면에서 더욱 몰아치는듯한 느낌이 있었다.
바둑이 우세해졌을 때 낙관을 하다가 역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올해부터는 의도적으로 유리하더라도 더욱 독하게 두기로 마음 먹었다.
혹시 스승인 유창혁 감독의 조언이 있었는지?
그런 것은 아닌데… 유창혁 사범님도 과거 전성기 시절 유리할 때 낙관하다가 역전패를 당한 경우가 종종 있는 걸로 알고 있다(웃음). 우세하더라도 끝내기 승부를 하기 보다는 제가 자신있는 중반 전투에서 끝장을 보는 편이 더 승률이 높은 것 같다. 이것도 역시 아버지께 조언을 받았다.
또래 친구들은 대학에 갈 나이다. 남자친구는 없는지?
바둑판이 남자친구에요(웃음). 주위에 다른 여자프로들은 다 있는 것 같은데…
여자1위=최정 등식이 이젠 익숙하다. 장기집권 체제에 돌입했는데, 최정 1인 독주는 얼마나 더 이어질 것이라 보는지?
1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길게 볼 때 결국 퇴보하게 되는 것 같다.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이 가장 멀리 날아간다'는 말이 있지 않나.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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