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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국수전

"두 번째 우승이 훨씬 더 기쁘네요"

2012년에 이어 여류국수전 두 번째 우승 차지한 박지연 인터뷰

2015-05-18 오후 8:03:27 입력 / 2015-05-18 오후 9:18:04 수정

▲ 여류국수 박지연.

"첫 번째 보다 이번 두 번째 우승이 훨씬 더 기뻐요. 그 때(2012년 여류국수전 우승 당시)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엔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어요"(박지연).

박지연이 3년 만에 여류국수 자리에 복귀했다. 김신영과 맞붙은 결승3번기에서 종합전적 2-1로 우승을 차지한 것. 2012년 여류국수전 결승에서 박지은에게 2-1 승리를 거두고 첫 우승을 맛봤던 박지연은 이후 계속된 준우승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

2012년 여류국수전 우승에 기세를 몰아 2013년 여류명인전과 여류국수전 모두 결승에 올라갔던 박지연은 두 번의 쓰라린 패배와 함께 준우승만 2번 추가했다. 여류명인전에선 최정에게 1-2로 패했고, 여류국수전에선 김혜민에게 0-2로 졌다.

"준우승도 분명 잘한 것이긴 한데… 그래도 계속 반복되다 보니 부담으로 작용하더라구요."(박지연)

여자바둑리그 부산삼미건설에서 활약했던 박지연은 지난 4월 막을 내린 챔피언결정전에서 막판 2패를 당하면서 팀의 준우승을 지켜봐야만 했고, 지난주엔 중국에서 열린 천태산배에서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드디어 오늘, 여류국수전에서 우승트로피를 거머쥐면서 그 동안 반복된 준우승 징크스를 말끔히 떨쳐냈다. 여류국수로 다시 복귀한 박지연을 만나봤다.

축하한다. 지금 소감은?
너무 기쁘다. 바둑이 끝났을 때 잠시 울컥했다. 우승하게 되면 울 것 같았는데, 막상 지금은 눈물이 나지 않는다(웃음).

오늘 바둑을 총평한다면?
초반에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중반 전투 과정에서 실수를 해서 어려워졌다가, 점심시간 전에는 다시 형세가 풀렸다. 끝내기 단계에선 많이 유리한 줄 알았는데 막상 미세한 바둑이었다. 국후 복기에서 백(김신영)이 이기는 수를 확실히 찾지는 못했지만, 나중에는 위험했던 순간도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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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연(승)-김신영. 결승3국 국후복기 장면.

우승 소식에 누가 가장 기뻐할 것 같나?
단연 부모님이다. 그 중에서도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실 것 같지만, 사실 제가 가장 기쁘다(웃음).

결승2국에서 패한 후 주말 동안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그 때는 무엇을 했나?
결승2국이 벌어졌던 금요일이 스승의 날이었다. 어제(17일)가 제 생일이기도 했고, 스승의 날 못 찾아뵌 것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차수권 사범님을 만나뵙고 왔다. 집에만 있었다면 우울했을 수도 있는데, 기분전환을 하고 온 것이 승부에 도움이 된 것 같다.

2006년 입단에 성공한 박지연은 차수권 바둑도장 출신. "차수권 사범님을 만난 것은 제 인생의 행운"이라고 말할 정도로 차수권 프로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어제 차수권 사범이 특별히 조언한 내용이 있었는지?
별 말씀 없으셨던 것 같다(웃음). 그냥 편하게 두라고 하셨다. 2013년 여류명인전과 여류국수전 결승에서 전부 패했을 때, 차수권 사범님께 장문의 문자가 왔었는데, 그 때 많이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무슨 내용이었나?
까마귀가 고기를 물고 가다가 다른 새들의 공격을 받아 그만 빼앗기고 말았다. 하지만 고기를 빼앗긴 까마귀는 그제서야 창공을 마음껏 누비며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바둑을 진 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다른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여류국수전 8강에선 최정에게 승리했다. 향후 여류바둑계 판도에 대한 전망은?
(최)정이가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여자1위를 계속 지켜나갈 것 같다. 하지만 정상권에 있는 선수들의 기량은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결승3번기 직전 타이젬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결승 상대 김신영이 상대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가 약간 받아주는 스타일인데, (김)신영 언니는 그것을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결승전, 특히 3국에선 최대한 형태를 결정짓지 않고 중요한 순간엔 상대방에게 공을 넘기는 등 나름대로 전략을 준비했다.

오늘 정장 차림으로 대국장에 왔다. 우승 후 인터뷰를 대비한 의상인가?
사실 2국에서 이길 줄 알았고, 또 너무 이기고 싶어서 그 때 (인터뷰를 대비한) 밝은 색 옷을 입고 대국장에 왔다. 2국 패배가 많이 아팠는데, 오늘은 그냥 후회없이 편하게 대국에 임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 왼쪽부터 차례로 박지연의 결승1,2,3국 의상.

2국 역전패를 어떻게 극복했나?
2국을 지고나서 오히려 냉정해졌던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2국은 마지막에 확실히 끝낼 수 있는 찬스가 한 번 있었다(타이젬 속보뉴스 참조). 그 때는 유리하다고 보고 강하게 두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 생각보다 미세한 것 같아서 갑자기 무리를 하다가 역전을 당했다. 마지막에 흔들렸던 내용에 후회가 많이 남았다. 오늘은 승패보다 내용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 결승2국 주요 장면 및 하이라이트 바로가기

현재 국가대표엔 소속되어 있지 않다. 바둑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홍대 인근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바둑 공부를 한다. (박)영훈 오빠, (안)성준이 등이 주축이 되어 함께 바둑 공부를 하는 곳이다.

평소 즐기는 취미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요새는 등산을 즐긴다. 주1회씩은 꾸준하게 가는 것 같다. 최근엔 (송)혜령이와 함께 청계산에 다녀왔다. 하지만 산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가 별로 없어서 주로 혼자 등산을 한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북한산이다.

향후 목표는?
여자바둑계 분위기가 최근 아주 좋다. 서로 격려하면서 함께 발전하고 있다. 저는 (여자바둑) 허리층을 더 두텁게 할 임무가 있는 것 같다. (최)정이가 잘하고 있지만, 너무 쉽게 가게 해주면 안될 것 같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세계여자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고 싶다.

▲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겠다."(박지연) 
TYGEM / 이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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