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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열!’ 소리에요.

조훈현 조치훈 즉석 인터뷰

2015-07-26 오후 6:30:15 입력 / 2015-07-27 오전 3:50:20 수정

▲ 조훈현 조치훈 두 전설의 인터뷰

'전설의 귀환'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이렇게 또 하나의 전설만 기록한 채 막을 내렸다.

조훈현 조치훈 두 거장은 팽팽하게 이어지던 바둑이 한창 클라이맥스에 이르면서 점입가경의 순간을 맞았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곳에서 '열!'소리가 들려오고, 그만 조치훈의 시간패로 인해 싱겁게 막을 내렸다. 그 순간 한국기원 2층에서 공개해설을 보고 있던 150여 관중들은 모두 '아!' 하는 탄식과 함께 전설의 전쟁을 좀 더 즐기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곧 관중들은 두 거장의 대국보다 더 흥미로운 국후담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조치훈은 특유의 익살과 번뜩이는 재치 등은 놀라웠다. 사회자가 '연예계로 진출해도 되겠다'며 덕담을 던지자, 곧장 '소개해 달라!'며 답하는 등 20분여의 인터뷰 장에 웃음과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대국보다 더 흥미로웠던 인터뷰 현장을 지면으로 옮긴다.


대국을 한 소감은?
조훈현-역시 조명인이 세다. 바둑(내용)은 이기고 승부는 져주는 것을 보니 대기사인 것은 확실하다.
조치훈-시간패가 매우 아쉬운데 (소감은) 노코멘트. 진 사람은 말을 하면 안 되니까….(시간패를 당하지 않고 계속 이어갔으면 어땠나?) 그때는 누가 유리한 지 잘 모르는 바둑입니다.

요즘 얼굴을 뵐 수가 없다. 6살 때 일본을 건너간 후로 거의 50년이 넘게 흘렀는데 한국말을 잘 한다. 팬들에게 인사 말씀?
조치훈-음…반갑습니다!

조국수에겐 많이 졌다.
조치훈-선배님 나보다 세니까.(조치훈은 조훈현을 선배라고 불렀다. 조훈현은 53년생이며 조치훈은 3살 연하)

두 분 다 어렸을 때 일본에서 공부했는데, 처음엔 조국수님이 좀 뒤졌는데, 그때 빚을 갚은 것인가?
조훈현-빚이라기보다는, 일선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약간 정신적으로는 '아직도 내가 일인자다.'라고 했던 후지사와 슈코 선생을 본받고 싶을 뿐이다. 승부사로서의 자부심이랄까.

지금도 공부를 많이 하는지?
조치훈-네에 예전보다 더 많이 해요. 그런데 공부를 하고 나서 바둑돌을 쓸어 담으면 금방 잊어버려요.

요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조훈현-동네 한 바퀴 돌고 시간되면 골프도 칩니다.
조치훈-조선배가 부인과 함께 골프를 자주 친다고 들었는데 언제 저와 골프 한번 쳤으면 좋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게 골프인데…
조훈현-조명인은 골프가 싱글이며 난 100돌이여서 치수가 안 맞습니다.

많은 분들이 묻고 싶었을 것이다. 헤어스타일이 독특한데.
수가 생각이 안 나니까 자꾸 (머리카락을)당기게 되고 이렇게 주뼛주뼛해졌죠. (귀찮아서 가꾸질 않는다는 설도 있는데?) 빗이 없어요. 빗을 사주시면 빗질을 하겠습니다.

한국바둑리그에 선수로서 뛰고 싶은 의향은 없으신지?
조치훈-나는 뛰고 싶은 뜻이 있는데, 내가(참가하면) 자꾸 지니까 팀에서 안 뽑겠죠.

어릴 때 일본에 가서 명인이 되면 한국에 돌아온다고 했는데, 명인 본인방 기성 다 땄는데, 이젠 돌아올 의향은 없는지?
조치훈-조훈현 선배가 없으면 오는데 조훈현 선배가 있어서…

가까이서 본 조치훈은 어떤 사람인가?
조훈현-어렸을 때부터 목숨을 걸고 둔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치열하게 바둑을 두고 열심히 노력하는 지 잘 알겁니다. 어린 기재들도 조명인의 이런 정신은 보고 배워야 할 것입니다.

어릴 때 일본에서는 거의 지다가 나중에 이기기 시작했는데?
조훈현-제가 초속기였어요. 그리고 끝내기가 약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조명인은 그때부터 목숨을 걸고 두었는데 제가 이길 리가 없지요. 빨리 깨달아야 했는데….

조훈현 선배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조치훈-소질은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죠. 그래서 저는 노력을 백배 더 해야 했어요. 사람은 소질보다도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일본바둑이 쇠퇴하는 이유가 뭘까요?
조치훈-인기가 없어진 게 가장 큰 이유죠. 다른 게임들이 많으니까 아이들이 바둑을 안 하죠. 요즘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요. 바둑은 모름지기 한중일이 다 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목숨을 걸고 두는 바둑을 둔다고 하는 좌우명을 기억하는 사람이다. 가장 기억에 가장 남는 바둑은 어떤 바둑인가?
조치훈-음. 저는 그것보다 아까 '열!' 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일동 웃음). 대국 중에 약간 들린 것 같았는데 착각인가 했어요.

조명인이 지고서 이렇게 웃는 모습을 처음 본다.
조치훈-사람이 훌륭해져서 그래요.

어쩌면 이렇게 재치가 넘치고 유머감각이 있으신지, 연예계로 진출해야 할 것 같다.
조치훈-아, 소개 해주세요.

(김지석이 마이크를 받았다) 우선 저를 아는 지 궁금합니다.
조치훈-세계무대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 청년이 아닌가요? 이름은 가물가물하는데, 아까부터 관중속에 있어서 많이 본 얼굴인데 하고 생각했어요. (사회자가 바둑은 어떻습니까? 하고 묻자) 열렬하고 뜨거운 바둑이죠.
(정확히 자신을 기억해서 몹시 놀라며)저를 기억해줘서 고맙습니다. 승부사로서 평생을 살아오셨는데,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십시오.
조치훈-그것보다, 어떻게 그 어린 나이에 바둑이 그렇게 강해졌냐고 제가 묻고 싶습니다.
TYGEM / 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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