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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씨배

23년 만에 열리는 응씨배 결승 최종국

결승5국 26일 오전 10시 반부터 열려

2016-10-25 오전 4:15:28 입력 / 2016-10-25 오후 12:02:13 수정



끝나도 끝이 아니었다. 1시간을 훌쩍 넘긴 복기에 탕웨이싱이 시계를 흘낏거리며 마치려는 신호를 줄 때마다 박정환은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서로 돌을 쓸어담다가도 박정환이 문득 떠오른 수를 보이면 탕웨이싱도 다시 반상으로 손을 뻗어 가보지 못한 미래를 함께 그린다. 지켜보던 중국 기자들이 모두 자리를 뜰 때까지 동갑내기 승부사 두 명은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언어의 장벽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10월 24일 중국 상하이 응씨빌딩 18층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8회 응창기배 세계바둑선수권 결승 5번기 4국에서 319수 만에 탕웨이싱 9단이 박정환 9단에게 백11점승을 거뒀다. 반상만 보면 13점 차이였지만, 탕웨이싱이 제한시간을 넘겨 받은 벌점 2점을 뺀 결과다.


▲ 3시간을 다 쓴 탕웨이싱의 시계에 벌점 '-2'가 보인다. 20분을 새로 받고 남은 시간이 5분 37초였다.

결승 4국은 탕웨이싱의 명국이었다. 초반 미세한 틈을 비집고 만든 유리함을 끝까지 이어간 솜씨도 대단했고, 무엇보다 승부의 기로인 3국에서 패하고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바둑을 둔 승부사다운 정신력을 칭찬할 만하다.

오랜 복기를 마친 박정환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한국기원 직원과 함께 18층 엘리베이터를 향했다. 입을 꾹 닫은 박정환의 굳은 얼굴에 비해 탕웨이싱은 아주 편안한 표정이다. 얼굴이 활짝 핀 위빈 감독에게 다시 축하인사를 받고선 미소까지 더해졌다.

최종국은 '흑과 백'을 새로 가린다. 결승1국부터 4국까지 모두 백을 든 기사가 이겼기에 돌가리기부터 승부다. 대국 현장을 찾은 루이나이웨이 9단은 '응씨배는 덤이 너무 크다. 5국도 백을 잡은 기사가 이길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한다. 운명의 여신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두 대국자는 하루를 쉬고 26일 오전 10시 반부터 결승 5국을 시작한다.
타이젬 대국실에서는 김형환 프로가 중국 상하이 현지 생중계를 진행한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려 ‘바둑 올림픽’이라 불리는 응씨배에서 한국은 조훈현이 9단이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서봉수 9단(2회), 유창혁 9단(3회), 이창호 9단(4회), 최철한 9단(6회)이 한 번씩 우승하며 총 5회 우승으로 대회 최다 우승국의 기록을 보유 중이다. 중국은 창하오 9단(5회)과 판팅위 9단(7회)이 두 차례 우승했다.

88년 창설된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故) 잉창치(應昌期)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塡滿法)’이라고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點)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이다. 제한시간은 3시간, 초읽기 대신 주어지는 벌점은 시간 초과시 20분당 2집씩 공제해 총 2회가 가능하다. 응씨배의 우승상금은 단일 대회로는 최고 액수인 40만 달러(한화 약 4억6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10만 달러다.



▲ 차이가 꽤 났지만, 박정환은 끝까지 둬서 계가까지 했다.


▲ 반상에선 백13점 승이었지만, 탕웨이싱의 벌점 2점까지 계산해 최종 결과는 백11점 승이다.


▲ 역대 응씨배 결승에선 1, 2회만 빼고 모두 3-1 결과였다. 8회 대회에선 오랜만에 최종국을 볼 수 있다.


▲ 복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기다리던 중국기자들도 모두 기사송고를 위해 현장을 떠났다.


▲ 결승5국은 26일 오전 10시 반부터 열린다. 백번 필승의 흐름이 4국까지 이어졌다. 최종국은 돌가리기부터 승부다.
TYGEM / 타이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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