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바둑진흥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 - 내용 정리
조훈현 의원 등 100명 넘는 방청객 참석해 2시간 동안 진행
2016-12-05 오후 5:58:59 입력 / 2016-12-05 오후 8:54:32 수정

'바둑진흥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한국 바둑의 위기와 기회'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국제적ㆍ국내적 시각에서의 한국 바둑과 위기 구조에 대한 진단(다른 시각에서 본 한국바둑)’이라는 제1주제에 관해 다니엘라 트링스(Daniela Trinks) 명지대 예술체육대 교수와 일본 관서기원 홍맑은샘 3단이 발표한 후 김진환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가 토론을 벌였다.
이어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의 발표와 김용섭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 과장이 토론한 제2주제 ‘급변하는 환경 속 한국 바둑 진흥 방안의 모색(알파고 행사 이후 한국바둑의 전망)’, 김용섭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표 후 김동훈 국민대 법대 교수가 함께 토론을 벌인 제3주제 ‘국가적 차원의 바둑진흥법안 마련(법학의 관점에서 보는 바둑진흥법)’ 순으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 바둑진흥법을 발의한 조훈현 의원.



▲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소회의실 토론회 현장.
다니엘라 교수는 “바둑은 미래의 잠재적 문화 동력이다. 한국바둑이 세계바둑계에서 갖는 위치를 생각해 그 전문성을 전파할 필요가 있다.”면서 “바둑진흥법에서 각국 현지에서 바둑지도사를 육성하거나 우리나라에 초청해서 바둑을 더 널리 알리는 게 바둑진흥을 위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본 관서기원 프로기사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홍맑은샘 3단은 “일본은 한국이 여전히 세계최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런 한국에 기전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입사 또는 대학 입학 시 바둑유단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환 교수는 “시장경제에 맡기기엔 바둑계가 할 일이 너무 많아 한국기원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안정적인 국가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형과 달리 한국바둑에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음도 설명했다. “800만명이 바둑을 알고,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수많은 어린이들이 바둑을 배운다. 그러나 프로대회 후원히 급속히 감소하는 것은 바둑대회가 기업홍보 목적이나 순수한 사회사업 차원에서가 아니라 오너 개인의 취향을 반영해 추진해 온 데서 기인한다. 무조건적 후원에서 대가성 후원으로 환경이 바뀌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재가 갖춰야 하는 덕목을 고루 갖춘 문화ㆍ스포츠ㆍ예술 융복합의 결정체인 바둑을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으로써 키워야 한다.”고 했다.

▲ 다니엘라 트링스 명지대 예술체육대 교수.

▲ 홍맑은샘 일본 관서기원 프로기사.

▲ 김진환 명지대학교 예술체육대 바둑학과 교수.
인공지능을 전공한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교 교수는 알파고 등장 이후 달라진 ‘인공지능 시대’를 한국바둑계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발제했다. 감 교수는 “기보내용이나 창의성 모두에서 인공지능이 프로기사를 앞서고 있는 만큼 프로기사는 기존처럼 최고의 기보 내용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팬에게 어필하기 어려워졌다. 스토리텔링, 주요 대국에 팬들을 초청하는 행사 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스타크래프트처럼 선수가 캡슐에 들어가다든지 해서 팬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섭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은 “프로기사와 같은 전문가 집단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도록 자구 방안과 시스템적 지원책을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 “정부는 생활체육과 더불어 국가 위상을 제고하는 엘리트체육을 조화롭게 육성하자는 목적에서 바둑예산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12년 수준의 3배를 끌어올려 올해 30억이다. 대한바둑협회에는 바둑세계화사업, 경기단체운영비, 경기력향상비, 종목별 세계바둑대회 보급을 위해 8.3억원을, 한국기원에는 유치부 보급보급, 다문화가정&소외계층 바둑보급, 여성바둑 진흥, 상비군대표 강화, 바둑아카데미 등에 20억원을 지원했다.”면서 “앞으로도 예산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바둑계가 학생ㆍ동호회 활동 확대, 해외 지도자 파견, 바둑산업 활성화 등을 잘 연구해 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김용섭 전북대 법합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적 차원에서 바둑진흥법의 입법적 방안은 어떠해야 할지를 발제했다. 김 교수는 “바둑의 가진 카테고리적 특성을 인해 문화예술진흥법에서도 규율하지 않고, 국민체육진흥법이나 스포츠산업진흥법에서도 규율하지 않는 법률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에 독자적인 영역으로 별도의 바둑진흥법을 제정하는 것이 올바른 입법정책적 방향”이라고 했다.
또 “현재 한국기원이 민법상 재단법인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으나 정부의 지원하에 각종 활동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으므로 특수법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국수전, 명인전 등 전통적인 기전들이 중단된 것을 언급하며 “바둑대회에 대해 ‘조세특례제한법’ 적용 검토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김치산업진흥법 제25조의 예처럼 기전 후원사에게 조세특례제한법 및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조세를 감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신설하자.”는 입보완책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85개의 진흥법이 있다. 알맹이가 중요하다. 바둑은 전통문화의 하나이면서 국제경쟁력이 있는 분야이므로 바둑진흥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국가가 수립하도록 의무화하고, 한국기원을 태권도의 국기원과 같이 법률에서 법정단체로 하여 이사장 등의 임원을 정부의 승인하에 임명하고 국가의 지원을 받도록 특수법인으로 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흥법은 말 그대로 진흥을 하는 데 쓰여야지 규제로 끝나면 안 된다.”고 주의점도 말했다.
김동훈 국민대학교 법대 교수는 “바둑대회의 유치와 확장이 법안에서 더 구체화되어 부각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법안에 기보에 대한 지식재산권의 보호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저작권법적 논리와 바둑시장의 확대라는 현실 사이에서 좀 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선언적 명제로서 보호가치를 선언한 것은 크다.”고 짚었다.

▲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 김용섭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

▲ 김용섭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김동훈 국민대학교 법대 교수.
조훈현 의원실 주최로 100명이 넘는 방청객이 참가한 이번 토론회는 한국기원 바둑아카데미 양종호 소장이 사회를 맡았다.
토론회에는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을 비롯한 바둑 관계자 외에도 심재철 국회부의장,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오제세 국회기우회 부회장 등 국회의원 30여 명, 김재원 문체부 체육정책실장,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이홍복 국민체육진흥공단 기획조정실장 등 체육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해 바둑진흥법 제정에 관한 관심을 표했다.
주제 발표에 앞서 지난 8월 4일 자신의 제1호 법안으로 바둑진흥법 제정안을 발의한 조훈현 의원은 “바둑은 이천년의 전통 위에 세계적으로도 한국이 선도적 지위에 있어 진흥해야 할 특별한 가치가 있는 종목”이라면서 “토론회를 계기로 한국바둑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바둑진흥이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바둑진흥법과 함께 바둑 기보도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하는 등 바둑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여야 의원 30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한 바둑진흥법안에 의하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바둑진흥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야 하고 국가 및 지자체는 바둑 지도자와 바둑단체를 위한 지원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한국기원의 전신인 한성기원이 설립된 11월 5일을 매년 바둑의 날로 정하고 한국기원을 특수법인화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체육계에서는 2007년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을 시작으로, 2008년 ‘전통무예진흥법’, 2012년 ‘씨름진흥법’ 등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바둑 관련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05년 한국바둑계에 대한 정책 지원 모색을 위한 ‘세계 최강 한국바둑,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민병두 의원)’를 시작으로 2008년 ‘한국바둑의 세계화를 위한 프로기사의 행정적 지원 논의 – 바둑진흥특별법 제정 촉구(이미경 의원)’, 2013년 ‘바둑진흥법 제정에 대한 공청회(이인제 의원)’가 열린 바 있다.

▲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과 국회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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