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옥션배
아내 꺾은 박병규, 제자와 격돌
지지옥션배 개막전에서 '부부 대결' 처음 성사
2022-06-14 오후 3:16:29 입력 / 2022-06-14 오후 5:09:07 수정
▲지지옥션배 16년 역사상 처음 펼친 '부부 대결'에서 남편 박병규(왼쪽)가 아내 김은선에게 승리했다.
"남편이 생각보다 너무 잘 두네요."(김은선)
"제가 기풍이 원래 잘 끊습니다만(웃음) 너무 강하게 둔 것 같아요."(박병규)
지지옥션배 출전 선수 명단이 확정됐을 때부터 주위에서 '부부 대결'을 종용했다. "솔직히 남편과 두고 싶지 않았다"는 아내 김은선은 "바둑 팬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는 말에 출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전했다.
13일 19시에 포문을 연 제16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개막전에서 신사팀 선봉 박병규가 숙녀팀 김은선에게 백으로 불계승했다.
▲신사팀은 조한승이 와일드카드로 첫 출전하는 올해 승리를 벼르고 있다. 숙녀팀 또한 여자 랭킹 3위 김은지가 첫 선을 보이는 무대다(바둑TV 캡처).
대국 시작 전 마주 앉은 부부는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터져 곤욕을 치렀고, 대국이 끝나자마자 함박웃음을 띈 채 복기를 이어갔다.
"바둑은 진짜 열심히 뒀는데, 대국 시작 전과 끝에 제가 웃는 모습을 보여서 보시는 분들이 혹시 오해하셨을까봐 걱정된다"는 김은선과 아내에게 이겨서 미안하지 않냐는 질문에 "승부는 승부이기 때문에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호쾌하게 웃은 박병규의 국후 인터뷰는 바둑 팬들도 덩달아 미소짓게 만들었다.
아내에게 승리한 신사팀 첫 주자 박병규는 '제자' 이슬주와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최근에는 (이슬주에게) 거의 이겨본 적이 없다"는 박병규는 "제가 시합 바둑을 더 잘 두는 것 같기 때문에…"라며 내심 연승 욕심을 내비쳤다.
▲신사팀 선봉, 만 40세 박병규가 개막전 '부부 대결'을 제압하고 '사제 대결'에서 2연승을 노린다.
지지옥션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제16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우승상금은 1억2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 20분, 1분 초읽기 5회다.
상금은 12명의 선수들이 각각 1000만원씩 분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3연승 시 200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당 100만원의 연승상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박병규와 이슬주가 맞붙는 2국은 14일 19시부터 타이젬 대국실에서 인공지능 '카타고' 분석으로 실시간 생중계한다.
▲숙녀팀 선봉 김은선은 남편 박병규에게 패해 승점 없이 물러났다.
신사팀: 조한승(주최측 시드), 이창호·안조영·최명훈(랭킹 시드), 유창혁·양건·한종진·서무상·이현욱·서중휘·강지성·박병규(예선 통과)
숙녀팀: 최정·오유진·김채영(랭킹 시드), 김은지·조승아·김효영·조혜연·김윤영·김다영·송혜령(예선 통과), 이슬주(주최측 시드) / 김은선(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