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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 뭉치면 다시 세계 1위 될 저력 있어”

일본에서 도장 운영중인 홍맑은샘 3단 인터뷰

2017-03-09 오후 5:23:48 입력 / 2017-03-10 오전 9:54:45 수정



[출처: 중앙일보] 정아람 기자가 쓴 [“한국 바둑, 뭉치면 다시 세계 1위 될 저력 있어”]의 내용을 옮겼습니다. ○● [중앙일보] 기사원문보기 ☜ 클릭

일본서 ‘완생’한 홍맑은샘 3단
3월마다 국내 어린이대회 여는 건
바둑 빚 갚으라는 아버지 말씀 때문


홍맑은샘(37) 3단은 2000년대 초 국내 아마추어 바둑계에서 부동의 1위였다. 전국 대회 18회 우승, 9회 준우승 등 화려한 입상경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번번이 프로 입단에 실패하더니 2004년 홀연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서 삶은 성공적이었다. 2009년 관서기원에서 입단에 성공한 그는 도장을 차려 후학을 양성했다. 이치리키 료 7단, 후지사와 리나 3단 등 그의 도장을 거쳐 간 일본 프로기사도 14명에 이른다. 하지만 홍 3단은 여전히 한국을 잊지 못한다. 매년 3월이면 한국을 찾아 어린이 대회를 열고 있다. ‘제5회 맑은샘배 어린이 최강전’이 열린 지난 5일, 서울 응암동 아마바둑사랑회 회관에서 홍 3단을 만나 그의 바둑 이야기를 들어봤다
.


Q 맑은샘배를 열게 된 계기는.

“바둑인으로서 밥을 먹고 살았으면 그 빚을 갚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씀 때문이다. 나도 어렸을 때 기전을 통해 성장했고, 후배들에게 그런 자리를 마련해주고 싶었다.”


Q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대회를 여는 이유는.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이 잘됐으면 좋겠다. 기회가 되면 일본에서 대회를 열겠지만 먼저 우리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Q 한국 바둑과 일본 바둑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은 바둑이 상당 부분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이와 달리 일본 바둑은 아직 문화나 예술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본 바둑이 승부 차원에서는 밋밋하다.”


Q 일본 바둑이 침체를 겪은 지 오래다. 재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젊은 층을 보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4~5년 정도 지나면 일본 바둑도 상당히 실력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Q 한국도 침체기다.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까.

“내 생각에 한국 바둑계는 현재 구심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하지만 한국은 확실히 저력이 있기 때문에 뭉치기만 하면 다시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도장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나는 실력보다 인성이나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프로기사의 역할에 대해 학생들과 많이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Q 그렇다면 AI 시대의 프로기사 역할은 뭔가.

“이제 바둑 실력으로만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 프로기사들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


Q 한국에 돌아올 계획은 없나.

“스물네 살 때 일본에 건너가면서 ‘어떻게 되든 일본에서 끝장을 보자’고 다짐했다. 물론 한국의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고 외로울 때가 많다. 하지만 아직은 처음 각오대로 일본에서 내 삶을 살아갈 계획이다.”

글=중앙일보 정아람 기자, 사진=중앙일보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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