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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vsALPHAGO 3번기

커제, 알파고 벽 실감… "감정 기복이 패인"

알파고에 3대0으로 패해

2017-05-28 오전 3:27:46 입력 / 2017-05-29 오전 9:39:47 수정


커제는 결국 알파고에게 1승을 거두지 못했다.

5월 27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서밋(The Future of Go Summit) 3번기 제3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가 커제 9단에게 209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커제는 23일 1국에서 서서히 밀리며 흑으로 1집반을 졌고, 25일 2국에서는 백으로 불계패했다. 27일 최종국은 커제가 백을 들고 싶다고 요청해 딥마인드측이 이를 받아들여 커제의 백번으로 펼쳐졌다.
커제는 백번에 능하기도 하지만, 알파고 역시 바둑이 시작할 때 흑보다 백의 승률이 높은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제는 흥미로운 바둑을 보여주고 싶다고 백번 요청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최종 3국에선 시작부터 알파고가 커제에게 어려운 숙제를 냈다. 신수(13)를 선보였다. 커제는 뭔가 낌새가 이상할 때마다 손을 빼며 현란하게 움직여 알파고를 난전 속으로 몰아넣고자 했다. 그러나 전투 자체가 알파고가 유리한 지점에서 이뤄졌다. 초반이 끝나갈 때쯤 커제는 무리수를 남발하면서 이성을 잃는 듯했다.

그러나 이내 페이스를 찾은 커제는 우하에서 제압됐던 자신의 돌을 살리며 실리 균형을 맞춘 뒤, 중앙을 수습하고, 우변에서 알파고의 준동을 원천봉쇄하는 등 부지런하게 추격했다. 그럼에도 알파고의 두터움은 좀처럼 사그러들 줄 몰랐다. 승부처가 된 상변 전투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나중에 하변에서 중앙으로 뻗어 나온 대마를 도외시한 채 이득을 챙기는 승부수를 날렸는데, 알파고는 즉시 대마를 제압하면서 바둑을 끝냈다.

 


▲완벽해 보이는 알파고에게 벽을 느꼈던 커제가 괴로움에 눈물을 흘렸다. [사진 | 시나바둑(新浪網)]


알파고끼리의 자체 접바둑으로 이세돌 때의 알파고 버전에 비해 석점을 앞서는 현 버전 알파고 마스터와의 대결인 만큼 커제의 승리 가능성은 희박하게 보였지만, 실낱 같은 희망은 가졌던 이들도 있었다. 이제 알파고는 이번 매치를 통해 인간와 실력 격차가 현격해졌음을 확실히 증명했다.

앞서 26일 펼쳐진 상담기(의논하며 대국을 진행하는 단체전)와 페어전에서도 알파고는 수준 높은 운영 능력과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수법을 보여줬다.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의 제한시간은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맞대결이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 상담기는 2시간 30분에 1분 3회, 페어바둑에는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씩이 주어졌다.

우승상금은 150만 달러(한화 약 17억원). 상금과 별도로 커제 9단은 출전료 30만 달러(약 3억 4000만원)를 확보했다.


▲ 데미스 하사비스(왼쪽), 커제(기자회견&폐막식 중).


▲ 데미스 하사비스(왼쪽부터), 커제, 롄샤오, 미위팅, 탕웨이싱,
스웨, 저우루이양, 천야오예.



[기자회견]

▶천야오예 선수의 소감은?
[천야오예] 알파고의 네번째 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해 우리 대응이 미흡했다. 또 알파고의 20수째 이후로 확실히 불리해진 뒤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회 기간 5일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상담기를 치른 다섯 명의 기사가 크게 웃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
[저우루이양] 우리가 돌을 거두기 전 마지막 수를 두던 장면이었다. 탕웨이싱 선수가 알파고가 어떻게 나오나 시험해 보자고 했는데, 유리한 알파고가 정말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모두가 크게 웃던 장면이다.

▶스웨 선수의 소감을 듣고 싶다.
[스웨]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이런 좋은 대회를 치러 기쁘다. 상담기 때 나는 별로 의견을 내지 않고 경청을 많이 했다. 알파고는 쉽게쉽게 두었던 것 같다. 우리가 지긴 했지만 이번 여정으로 많은 걸 배웠다. 

▶탕웨이싱 선수의 소감은?
[탕웨이싱] 상담기를 준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우리 모두가 알파고의 수를 보며 많이 놀랐다. 개인적으로도 성장의 기회가 된 것 같다. 100% 만족할 만한 기량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 우리의 예상보다 일찍 바둑이 불리해졌다. 알파고와 대국할 수 있는 이런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미위팅 선수는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고 하더라.
[미위팅] 근거 없는 소문이다. 본 사람은 다 아실 것이다. 어떤 팀원보다 더 많이 의견을 냈다. 어떤 분은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진 것이라고 말씀하기도 하시지만… (웃음) 상담기가 열린 어제는 인공지능의 힘이 상상 이상이라는 걸 느꼈다. 중반엔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커제의 소감을 듣고 싶다.
[커제] (상체를 크게 굽혀 좌중에 인사를 하더니). 큰 영광이었다. 다시 한번 이 기회를 빌어 저를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한다. 이번 대국은 어떤 경험보다 훌륭한 경험이었다. 역사에 길이 남을 대국일 것이다. 더 멋진 바둑을 보여드리려 했는데 손해수, 악수를 꽤 두고 말았다.
알파고는, 감히 말씀드리지만 완벽하다. 알파고한테서 정말 많이 배웠지만 슬픈 마음도 들었다.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 바둑은 고쳐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계속해서 바둑의 진리를 탐구해 가는 여정을 계속하겠다.

패인이 여럿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감정의 기복을 다스리지 못한 게 가장 크다고 본다. 3국을 치를 땐, 완벽한 알파고 앞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초반도 유리하게 시작하지 못했는데 중반에도 계속 불리해져만 갔다. 반면 알파고는 한수한수가 다 탁월했다. 내가 걱정하는 수를 알파고는 둬왔고 내 예상을 빗나간 수는 매번 좋은 수로 판명났다. 이렇게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항상 뛰어난 수를 두니 이 간극을 좁히는 게 불가능해 보였다. 내가 얼마나 완벽과는 거리가 있는지 느낀다. 이렇게 뛰어난 '기사'를 태어나게 한 딥마인드 측에 대단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눈시울이 붉어지시는 것 같다. 오늘의 경험은 앞으로 커제 선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커제] 모르겠다. 딥마인드와 다르게 내 변화는 크지 않다. 딥마인드는 세상을 바꾸려 하지만 나는 내 마음을 다스리고, 성적을 잘 내기 위한 변화해 왔다. 또 바둑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했다. 제 동료들을 보면 느낄 것이다. 그 즐거워하는 모습을.

그럼에도 내가 승부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셨을 것이다. 어제는 잠을 잘 못 잤다. 긴장되고, 어떤 수법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됐다. 다시 돌아보면 다 부질없었다. 바둑은 즐거운 것이 되어야 한다. 알파고가 너무 완벽하게 이기니까 나는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대회 시작 전 인공지능과는 마지막 대국이라고 밝혀 놓은 게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다시는 고통 받을 일이 없다.

알파고는 정말 침착했다. 마지막 대국이 진짜 흥미로웠다. 내가 끝내기까지 가서 계가로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파고가 내 대마를 잡아버렸다. 내 평생 알파고를 이기진 못할 것 같다. 그러나 나 자신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자신만만한 커제로 돌아올 수 있겠느냐고 기자분들이 질문하신다. 적어도 바둑이란 게 정말 어렵기만 한 게 아니고 좋은 게임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롄샤오 선수의 소감을 듣고 싶다.
[롄샤오] 유익한 여정이었다. 페어대국 때는 초반에 알파고의 강력한 힘을 느꼈고, 솔직히 매우 지쳤다. 커제 선수의 대국을 보면서 나도 아쉬운 순간이 많았다. 역전을 노리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먼 훗날 알파고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게되었으면 좋겠다.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의 소감을 듣고 싶다.
[데미스 하사비스] 진정으로 멋진 지난 5일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가 이번 행사를 주최하면서 유구한 역사를 지닌 바둑이란 게임에 대해 탐구하고자 했다. 인간의 창의성에, 알파고는 극한으로 몰리기도 했다. 이런 고수들과 대국을 벌여 영광이다.
상담기와 페어전은 알파고가 새로운 도구로서 인간과 어떻게 협업을 이뤄낼 수 있을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딥마인드는 바둑 교육툴 역시 만들고 있다. 이는 이번주 가장 많이 받은 요청이기도 하다. 이 도구는 알파고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려줘 모든 프로기사와 바둑 팬이 알파고를 통해 대국을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이를 위해 영광스럽게도 커제 9단이 첫 협력자로 함께하게 됐다. 커제 선수의 통찰력에 대해 들어보고, 또 알파고의 분석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또, 우리가 바둑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선물을 준비했다. 알파고의 통찰력과 아이디어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실 수 있을 것이다.

[판후이] 커제 선수와 알파고의 3번기 대국에 관해선 공동연구를 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성원을 보내주신 바둑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알파고가 자체 대국으로 수도 없이 대국한다는 걸 아실 것이다. 이건 훌륭한 보물이 아닐 수 없다. 우가는 선정한 50개 기보 (알파고 vs 알파고)를 공개한다. 스웨 선수는 이걸 보더니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바둑이라고 했고 저우루이양 선수는 배울 점이 참 많다는 얘길했다. 바둑팬들께서도 이 기보와 함께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바란다.

[데미스] 기보 10국을 바로 보실 수 잇고, 매일 10국씩 공개한다. 추가로 나중엔 논문도 나올 예정이다. 지난 버전 알파고 대비 어떤 점이 개선됐는지가 담겼다.
우리 연구진은 이제 바둑 경기 이벤트를 더 이상하지 않는다. 그 다음 단계인 첨단 범용 알고리즘 개발에 매진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질병치유, 에너지 소비고갈 해소 같은 영역에서 새로운 전략과 지식을 도출해 인류에 유익을 끼칠 것이다.
최근 카스파로프의 책을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 나온다. '딥블루는 끝이고 알파고는 시작이다' 내 생각도 같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된다.

▲ 기념반을 들어보이다.


▲ 데이비드 실버가 중국기원으로부터 명예 9단 증을 받았다.


▲ 천야오예.


▲ 저우루이양


▲ 스웨


▲ 탕웨이싱


▲ 미위팅


[사진 | 구글]

TYGEM / 타이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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