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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현재 바둑 교육의 문제점

바둑의 미래는 교육에 달렸다

2017-08-10 오전 10:56:26 입력 / 2017-08-10 오후 1:31:18 수정

김찬우 6단이 '바둑의 미래는 교육에 달렸다'는 주제로 총 4회에 걸쳐 칼럼을 연재합니다.
 

(1편) 바둑 교육 환경이 변했다.

(2편) 바둑 실력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

(3편) 현재 바둑 교육의 문제점

(4편) 바둑! 이렇게 배우면 된다.





2편에서 기력의 차이는 생각하는 과정의 차이고 대부분의 실수는 정보 수집에서 비롯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바둑교육 현장에서는 생각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바둑을 배우러 가면 맨 처음 배우는 것이 활로와 따내기입니다.
일단 아이들이 바둑이 재미있는 놀이라는 개념을 심어 주기 위해 따내기 바둑을 시키는 것이지요.

이렇게 따내기 바둑을 두다 보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깁니다.
무조건 돌을 따내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죽어 있는 돌을 따내는 것은 물론이고 살아 있는 돌도 따내려고 합니다. 이런 상태로 계속 가게 되면 따내기가 습관이 되고 실력은 거의 향상 되지 않습니다.

실제 바둑을 배우는 아이들 중 상당수가 따내기 바둑만 하다가 그만둡니다.단수로 몰고 따내고 죽는 자리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고 아이들에게 숙달 시켜줄 필요는 있지만 그 것이 중심이 돼서는 곤란하겠죠.

거기다가 이렇게 바로 대국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면 다른 문제도 생깁니다.
신나게 따내면서 재미를 붙인 아이들은 바둑을 계속 두려고 하지만 반대로 잡히기만 한 아이들은 풀이 죽게 되고 흥미를 잃어 바둑 두는 것을 싫어하게 됩니다.

선생님이 접바둑으로 대국을 시켜도 보지만 계속 잡히기만 하는 아이들은 흥미를 잃어서 결국 그만 두는 아이들이 나오게 됩니다.
물론 자기보다 강한 상대에 맞서서 열심히 노력하고 도전해서 극복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그러기를 바라는 것은 곤란할 것입니다.

이런 경쟁 위주의 교육은 심성이 여린 아이들이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자 아이들 같은 경우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바둑을 배우는 아이들은 승부욕이 강한 남자 아이들 중심이 됩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바둑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인 곳도 많다. 사진은 2016년 바둑교육을 시작한 용인 시립신갈어린이집.


지금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재는 어떻게 구성 되어 있을까요?
일단 입문 초급에서 푸는 문제들을 보면 대부분 단수와 축 장문 두 집 내기 연결하기 끊기와 같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기술들입니다.

전략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돌의 강하고 약함, 영역과 경계선, 형세의 유리하고 불리함, 침입과 타개 등 바둑을 제대로 두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개념은 책에서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부분적이고 확실한 것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는데 실제 바둑에서는 불확실하고 애매한 것이 대부분이고 초반이 특히 그렇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 대한 교육이 교재에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실제 바둑과 문제 풀이 사이에 간극이 생기는 것입니다.
문제는 엄청 잘 푸는데 바둑은 제대로 두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결국 정보를 수집하고 전략을 세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온전히 선생님의 몫이 되는데, 제대로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은 이것을 강의로 풀어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강의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가령 화점에 돌을 하나 놓고 "이 돌은 안전하다"고 얘기하면 아이들은 그런가 보다 할 것입니다.
계속해서 돌의 위치를 옮겨 가면서 설명하면 어떨까요?
아마 아이들은 금방 지루해 할 것입니다.

돌을 따내고 축으로 몰고 이런 단순한 문제들은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기 때문에 강의에 잘 집중하는 반면 초반에 놓인 돌의 상태에 대한 설명은 알기 쉽게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이들이 강의에 집중하도록 만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포석의 원리를 제대로 배워야 기초를 튼튼하게 갖출 수 있고 그래야 수준 높은 바둑을 둘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무사히 포석 강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따내기에 익숙한 아이들은 바둑 두는 시간이 되면 바로 돌이 붙어서 따내려고 몸싸움을 합니다.
한 쪽 학생이 적당한 간격으로 포석을 짜려고 해도 다른 학생이 몸싸움을 걸어오면 전투가 벌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배운 학생들에게 어려운 강의와 따내면서 얻는 강력한 즐거움 중에 어떤 것이 오래 기억에 남을까요?


▲바둑 한판을 두고 꼭 이겨야만 즐거운 것이 아니다. 김천 녹아유치원에서는 한자수업과 바둑을 접목 시켜서 바둑교육을 하기도 한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듣는 경우 지난 시간에 배운 강의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단순한 따내기 바둑만 기억에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몇 년씩 바둑을 배워도 따내기 바둑을 두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고수들의 바둑을 보고 흐름을 읽고 이해하며 재미를 붙이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으니 바둑을 배우는 아이들은 많은데 바둑 인구는 늘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게다가 처음에는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쳐 보려고 하던 선생님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 향상 보다는 바른 태도와 예의 범절 중심의 교육을 하게 되면 더 이상 나아질 수 없게 됩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이 바둑의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적용하며 배운 것을 바탕으로 함께 토론하며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취감을 얻는 교육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4편에서 새로운 바둑교육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TYGEM / 타이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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