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젬게임

바둑인물

①그대 안의 빈삼각 '엄용수'

빈삼각을 품은 웃음 전도사

2018-07-16 오후 4:08:51 입력 / 2018-08-22 오후 1:08:30 수정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그 날, 코미디언 엄용수는 바빠 보였다. 훤히 뚫린 공간에서 누군가와 정신 없는 대화가 오가고 있는데, 한 켠에서는 바둑TV가 생방송되고 있다. 옆에서 바둑 두는 소리까지 겹치니 귀가 갈 길을 잃었다. 눈 둘 곳을 찾는데 때마침 책상에 연예인바둑대회 팜플렛 시안이 보인다.

'아! 정말 연예인바둑대회를 준비하고 계시는구나'

빈삼각을 품은 웃음 전도사, 일편단심 바둑 전도사를 자청하는 그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중학교 때 한약방 할아버지가 바둑 두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면서 바둑을 배웠다. 고등학교 때 절친 이주용을 만나면서 실력이 저절로 늘었다. 당시 한국기원 원생이었던 이주용은 프로기사 조남철, 김수영의 제자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같은 반은 아니었지만 바둑으로 맺어진 인연은 계속 되었고 엄용수의 자취방은 어느덧 바둑 공부방이 되었다.

"고등학교 때는 프로기사가 되려면 절에 들어가서 바둑 공부를 했다. 그 당시 프로기사가 된 많은 수의 사람들이 절에 들어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잡념이 사라지고 오직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이)주용이도 절에 들어갔다. 친구가 절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부모님 생각에 그럴 수가 없었다. 시골에서 없는 돈을 마련해서 공부하라고 서울로 보냈는데 바둑만 두고 있을 수는 없었다. 친구가 칭찬할 정도로 바둑에 소질이 있었으니 친구 따라서 절에 갔으면 입단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바둑으로 맺은 소중한 친구 이주용은 1978년에 프로기사가 된다. 1981년, 엄용수는 개그맨의 길을 걸었다. 엄용수와 바둑 말고도 공감대는 또 있었다. 숨겨진 '끼'였다. 이주용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노래 솜씨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줬다. 한 때 가수로 전직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할 만큼 팔방미인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친구는 허망하게 41세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도 엄용수에게 그는 단짝 친구로 남아있다.

두 친구는 비디오 바둑교제를 제작을 하며 바둑 홍보에도 일조 했다. 연예인 최초로 바둑강좌 비디오를 제작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바둑을 취미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무료로 나눠줬다. 비디오 하나로 바둑 보급을 한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바둑 두는 연예인하면 가장 먼저 그를 떠올리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바둑 사랑이 차고 넘쳐 6월 어느 날 엄용수는 아예 신길동에 기원까지 차렸다.
"20년간 한국코미디협회장을 하고 있다.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연예인들이 문화복지 사각지대인 경우가 더 많다. 연예인들 복지 문제의 하나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다. 이런 공간에서 바둑을 둘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았다. 휴게실로 놀이방으로, 약속 장소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이 공간을 이용했으면 한다"

기원 오픈에 이어 연예인바둑대회도 개최한다.
"올해 첫 연예인 바둑대회를 계기로 매년 정기적 친목도모와 여가선용을 위한 기틀을 만들 생각이다. 연예인들이 대중과 어울리기 힘들고, 항상 고립되어 있다. 연예인들은 대중과 어울리는 대중 속의 스타가 되어야 한다. 물론 바둑 스타도 마찬가지다. 혼자만의 연예인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요즘 유해 오락이 정말 많은데 바둑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켜주는 재미있는 국민생활체육이니 바둑을 통해서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대중 속의 스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8월28일(25일에서 일정 변경) 영등포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연예인바둑대회는 유동근 이사장이 대회장을 그는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한국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에서 주최주관을 한다. 시상식, 상품, 게임 등 어떤 행사를 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기획을 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 과거와 달리 바둑 두는 방송예술인들이 많지 않아서 부대 종목으로 알까기, 오목을 넣었다. 바둑을 모르더라도 알까기나 오목을 통해서 바둑을 조금이라도 접하는 것이 바둑의 매력을 설명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백명이 다른 재주가 있어 백인백색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우리끼리는 그렇지 않았는데 제도가 등급을 정하고, 방송이 무명 코미디언을 만들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바둑을 열심히 뒀으면 그 자체로 아름다운 일이다. 고수가, 하수가 다 무엇인가. 우리는 모두 식구다. 용맹상, 후퇴상, 대마몰살상 등 이 대회에 참가하는 사람은 모두 상을 받아 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1등, 2등을 가리기 위함이 아니라 바둑 축제라고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인생과 같이 바둑은 뜻대로 안 된다. 어느 날은 운이 좋아 이기기도 하고, 어떤 날은 두는 것 마다 자충이다. 기원을 오픈하고, 연예인바둑대회를 만들 정도로 바둑에 푹 빠진 그에게 바둑의 매력은 무엇일까.
"바둑으로 맺은 인연도 많고 바둑으로 즐겁게 살아온 날들이 많다. 바둑은 인생을 즐겁게 해준다. 지식이나 빈부귀천이나 이런 것 없이 바둑 하나로 아무하고나 교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내가 중학교 때 한약방 할아버지나, 경찰서장이랑 바둑을 뒀다. 바둑이 아니었다면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 인가. 70세 노인이 어린이들하고 마주 앉아 게임을 하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바둑은 그것이 된다. 신기하다"

그는 한동안 코미디 쪽에서 일하느라 바둑을 잊고 살아왔는데 얼마 전 알파고가 나오면서 숨겨뒀던 바둑에 대한 열정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컴퓨터의 발전으로 아날로그형 바둑이 시들해졌는데 알파고가 나오면서 다시 바둑이 이슈가 됐다는 사실이 정말 재미있다. 알파고가 등장했을 때 오랜 바둑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역시 바둑은 안 가본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꾸 시도를 하고 모험과 탐험, 창의적인 수를 두는 것이 바둑이다. 알파고는 인간의 많은 자료를 모아 놓은 것이라서 당연히 인간보다 앞설 것이라 생각했다. 총정리 전과나 수련장이 있는 것처럼 알파고는 그 동안의 바둑을 총정리해서 바둑을 뒀다.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지는 것은 당연했다. 사람들이 아쉬워하고 인간이 졌다고 슬퍼했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 알파고는 기계가 아니다. 알파고는 사람들, 인간들이다"

알파고 때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바둑을 몰라도 볼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이렇게 재미있었냐고 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어떻게 하면 대중이 바둑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무대에서 코미디를 하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남들이 웃으면 분위기에 편승해서 재미있어 한다.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이 예전에 AFKN에서 나오는 미국 코미디쇼를 보면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도 분위기를 아니까 함께 웃을 수 있었다. 바둑을 몰라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TYGEM / 정연주

관련기사

SNS 간편로그인

(주)컴투스타이젬    대표이사:이승기    사업자등록번호:211-86-95324    사업자정보확인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15 파이낸셜뉴스빌딩 4층

제호: 타이젬    등록번호: 서울 아04168    등록(발행) 일자: 2016.10.4

발행인: 이승기    편집인: 정연주    청소년보호책임자: 장성계

전화: 1661-9699 (상담시간:10:00-18:00)    FAX : 070-7159-2001    이메일보내기

COPYRIGHTⓒ Com2uS TYGE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 타이젬 일본
  • 타이젬 중국
  • 타이젬 미국
  • 타이젬 대만

2019 인공지능대상 수상

등급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