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바둑이 바꿔놓은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한화생명, 8주간 임직원 바둑교실 열어
2019-07-17 오전 10:15:42 입력 / 2020-02-24 오후 2:36:10 수정
11시10분경 여의도 63스퀘어 1층 강당은 도시락 준비가 한창이다. 도시락 준비가 끝나갈 무렵 직원들이 삼삼오오 한 손에 휴대용 바둑판을 들고 모이기 시작했다. 한화생명에 불고 있는 때 아닌 바둑열풍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전 직원의 점심시간을 1시간에서 1시간30분으로 늘렸다. 직원들의 점심시간은 11시30분부터 13시까지 인데 1시간30분이면 취미 활동을 하기에 딱 적당한 시간이다. 늘어난 점심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에 빠진 직원들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 시작된 ‘한화생명 세계어린이 국수전 기념 이벤트 임직원 바둑교실’은 상상 이상의 호응을 불러왔다.
바둑 저변이 아직 넓지 못해 직원들 반응이 없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30명만 와도 만족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접수 시작 이틀 만에 150명이 신청을 했다. 30명만 받기로 했던 바둑교실 정원은 100명으로 늘어났다. 또 중장년층이 아닌 20~30대 직원들의 참가 신청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도 예상 외의 모습이었다.
임직원 바둑교실이 시작된 것은 최규석 브랜드전략팀 파트장의 기여가 컸다.
최파트장은 “한화생명에서 어린이 단일대회로 가장 큰 규모인 한화생명 세계어린이 국수전을 20여년간 개최하고 있다. 큰 행사를 준비하는 내가 정작 바둑을 모른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바둑을 이해하면 대회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 개인적으로 바둑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또 취미 삼아 직원들도 같이 배우면 좋을 것 같아 대한바둑협회에 의사 타진을 하게 됐다. 사내 인사팀 직원들의 도움도 컸다”고 설명했다.
1주일에 1번 90분, 8주간 진행된 임직원 바둑교실 반응은 성공이었다. 인공지능 전자교재로 진행한 바둑 수업은 체계적으로 이루어졌고, 직원들은 모바일을 통해 점심 시간 외에도 바둑을 접하며 실력을 키워나갔다. 거기에 회사에서 점심 도시락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알찬 점심 시간이다.
짧게 시간 배운 바둑이지만 출퇴근길 익숙했던 습관들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바둑교실에 참석한 한 직장인은 “퇴근할 때 버스 안에서 음악 듣거나 인터넷 기사 읽는데 어느 순간 바둑을 두고 있더라”는 말을 전했으며 “모바일 전자교재로 바둑을 배우니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배우게 되더라. 어느 순간 실력이 늘어있었다”는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8주간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대한바둑협회의 단급증 테스트에 임했고, 교육 마지막 날 급증까지 발급 받아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직원 바둑교실에서 강의를 진행한 김찬우 프로는 “100명 중 절반만 10급이 되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이었다. 바둑을 한번도 접하지 못한 성인들이 인공지능 전자교재로 8주간 수업을 듣고 10급까지 달성했다. 다들 열심히 참여해주신 덕분이다. 짧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 열심히 수업에 참여해주신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규석 파트장은 “7월25일에 한화생명 세계어린이 국수전이 열리는데, 임직원 바둑교실에 참여한 직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뿌듯하다. 올해는 신청하지 못했지만 동료가 바둑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니 도전해보고 싶다며 내년에 다시 바둑교실을 열어 줬으면 한다는 의견도 들었다”고 말하며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사내 관련 부서 및 대한바둑협회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내년에도 임직원 바둑교실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9회째를 맞은 한화생명 세계어린이 국수전은 7월25일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리며 전국 각지에서 예선을 통과한 300여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기량을 겨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