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그
'개막전 스타' 박건호, 악몽 같은 8연패 종지부
포스코케미칼, PS희망… 수려한합천 4연패 나락
2020-01-05 오전 11:38:38 입력 / 2020-01-05 오전 11:45:04 수정
디펜딩챔피언 포스코케미칼이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반면 전반기 1위를 달렸던 신생팀 수려한합천은 후반기 4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지며 비상이 걸렸다.
4일 저녁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 위치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3경기에서 포스코케미칼이 수려한합천에 3대2로 신승했다. 전반기에 이어 다시 한 번 3대2의 승리였다.
▲42번을 겨뤄 21승21패. '황소 동갑내기' 대결에서 최철한(왼쪽)이 박영훈을 불계로 꺾고 다시 한 발짝을 앞서나갔다.
양 팀의 1, 2지명이 크로스로 맞붙은 승부처에서 1지명 변상일과 2지명 최철한이 차례로 승리한 포스코케미칼은 박건호가 결승점 쐐기를 박으면서 일직선으로 승부를 끝냈다. 수려합합천은 후반 속기전 두 판을 승리했지만 이미 버스가 떠난 뒤였다.
특히 ‘개막전 스타’ 박건호가 악몽 같던 연패의 터널에서 빠져 나온 게 컸다. 박건호는 수려한합천의 2000년생 루키 박종훈을 꺾고 리그 8연패를 끊어냈다.
박건호는 시즌 개막전에서 거함 김지석을 꺾고 단번에 스타가 됐다. 4라운드에선 동갑내기 1지명 이동훈도 이겼다.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입단 5년차를 맞는 바둑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열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5라운드에서 박영훈에게 패한 다음부터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졌다. 언젠가 역할을 해낼 거라는 믿음은 자꾸자꾸 뒤로 늦춰졌다. 11월, 12월 두 달 동안 리그 8연패.
▲깊은 침묵에 잠겨 있던 박건호(오른쪽)가 박종훈을 꺾고 리그 8연패에서 빠져 나왔다.
지난해 11월1일 5라운드에서 박영훈에게 패한 이후부터 갇힌 길고 긴 연패 터널이었다.
박종훈과 만난 박건호는 출발부터 180수까지 반상을 지배했다. 넉넉한 우세였다. 하지만 직후 큰 끝내기 실수를 범하면서 눈터지는 계가바둑으로 상황이 돌변했다. 좋은 바둑을 수없이 역전패한 악몽이 되살아났다. 5시간을 몰두하면서 흐릿해진 정신줄을 다시 바짝 조였다. 282수를 둔 끝에 1집반 차로 골인했다. 현실이 아닌 곳을 걷는 기분으로 검토실에 돌아와서야 자신의 승리가 결승점이라는 걸 알았다.
4승7패의 벼랑에서 해를 걸쳐 2승을 추가한 포스코케미칼은 6승7패로 포스트시즌의 꿈을 살려나갔다. 2019년의 마지막 경기에서 김세동이, 새해 첫 경기에서 박건호가 연패를 끊으면서 팀 분위기도 밝아졌다. 포스코케미칼 이상훈 감독은 "기쁘지만 갈 길이 멀다. 개인 승수가 부족해 남은 3경기를 다 이겨야 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반면 전반기를 1위로 마쳤던 수려한합천은 후반기 들어 4연패를 당하면서 6승6패, 4위로 순위가 내려앉았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5일 Kixx(7승 5패ㆍ2위)와 사이버오로(4승 7패ㆍ8위)가 14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대진은 정서준-문유빈, 백홍석-설현준, 윤준상-한웅규, 강승민-나현, 김지석-홍성지. 전반기엔 사이버오로가 3대2로 승리한 바 있으며 강승민(승)-나현은 리턴매치다.
▲전반기에 이지현에게 패배를 당한 변상일(오른쪽)이 작심한 듯 중반부터 휘몰아치며 설욕의 한판승을 거뒀다.
상대전적 3승3패가 된 두 사람의 시즌 전적은 변상일 9승3패, 이지현 8승4패.
▲차분한 기풍의 두 기사의 첫 대결에서 박승화(오른쪽)가 이른 시기에 큰 우세를 확립하며 이창석의 항서를 받아냈다.
▲89년생과 2001년생으로 12년의 나이차가 나는 두 기사. 결과는 7집 반의 큰 차이로 박상진이 김세동에게 승리했다.
▲악몽 같았던 8연패의 늪을 빠져 나온 박건호는 한동안 허공을 응시하며 미동 없이 10여분을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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