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기사회장 후보, 30분 송곳 질문과 응답
소소회 신년회에서 차민수, 한종진, 손근기 후보 질의응답
2020-01-28 오전 10:05:47 입력 / 2020-01-29 오전 11:09:27 수정
프로기사들의 눈과 입, 귀를 대변해줄 ‘프로기사회 회장’ 선거가 2월14일(예정)에 열린다.
매년 입단자는 늘어나고 있는데 바둑인구는 점차 줄고 있고, 기전수도 줄었다. 몇몇 상위 랭커들을 제외하고 바둑만 둬서는 생계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프로기사회 회장 선거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22일 젊은 프로들의 모임 '소소회' 신년회에서 ‘프로기사회 회장 선거 후보자 3인이 출마의 변’을 밝히는 시간이 있었다. 차민수-한종진-손근기 순으로 출마에 대한 연설을 진행했으며,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다. 70여명의 프로기사는 모두 후보들의 연설을 숨죽이며 들었고, 날카로운 질문을 하기도 했다.

▲프로기사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왼쪽부터) 손근기, 차민수, 한종진.
Q. (차민수 후보에게) 프로기사회 회장이라는 직함 보다 한국기원 이사나, 부총재, 총재 등 앞에 ‘한국기원’이 붙는 것이 기전 유치를 위해서는 더 유리해 보인다. 4~5개 기전을 유치하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추진할 원동력이 있는 것인가. 또는 구체화된 것들이 있는가.
A. 한국기원 이사나 부총재, 총재 직은 생각해 본 적이 없으며,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 기사회장은 건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때문에 기사를 대표하는 사람은 연배가 어느 정도 있어야 사회적으로 얘기하는 데 좋다고 생각한다. 제가 기사회장이 된다고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Q. (차민수 후보에게) 차민수 사범의 유명세라면 기사회장을 하지 않고도 기전 유치에 힘을 쏟을 수 있지 않은가.
A. 평기사로 기전 유치를 이야기하는 것과 기사회를 대표해 얘기하는 것은 무게감이 다를 것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기사회장이 오히려 안 됐으면 좋겠다. 그러나 내가 모른 척한다면 프로기사들의 앞날이 너무 암담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왔다.
4년간 바둑리그 한게임팀 감독을 했었다. 당시 바둑TV가 60%를 가져갔다. 바둑TV는 자신들의 돈으로 제작하는 게 정상이다. 그걸 항의해서 50%로 낮춰서 가져가게 된 걸로 안다. 이런 불공정을 얘기해야 한다. 한국바둑리그는 9개팀으로 3억원씩 내서 27억원, 후원사 국민은행이 10억원을 낸다. 총37억원인데, 바둑TV가 반을 떼어가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다시 가지고 온다면 퓨처스리그도 5지명까지 선발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기전의 대국료도 더 줘야 한다. 예산이 어떻게 집행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프로기사들도 모르고 있는 상태로 뺏기는 돈이다. 제가 1억짜리 기전을 만들면 첫 해에 10%인 1000만원을 받는다. 이듬해 5%, 그 다음해에 3%다. 그 돈을 다시 출자해서 압구정리그처럼 갑을병정으로 나눈 방식으로 리그전을 치를 수 있게 할 것이다. 10대~40대 기사 중 출전하고 싶은 사람은 항시 나와서 리그전을 치르게 하고 1등부터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실력자가 나오면 두 번째 대회에서는 실력자를 갑조로 보내는 방식이다.
Q. (한종진 후보에게) 한국바둑리그와 관련해 차민수 후보는 1, 2지명은 지금처럼 선발하고 3~5지명은 선발전을 거치겠다고 했다. 손근기 후보는 5지명과 퓨처스리그 1~3지명을 선발전으로 뽑게 하겠다고 했다. 후보의 생각은 달라보이는데 어떤가.
A. 기사들에게 기회가 생기는 것을 반대하는 아니라 참가하는 기업들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 이자리에서 여러분에게 바둑리그를 어떻게 해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한국기원과 후원사와 협의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 3개년, 5개년 이렇게 순차적으로 준비해서 바둑토토에서 구단제로 가는 길을 구체화해서 리그를 바꿔보려고 한다.
Q. (한종진 후보에게) 구단제 실현을 말씀하셨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가.
A. 토토는 할 수 있다. 기사들에게 위험한 부분이 있지만 스폰서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바둑TV는 한국기원과 분리해야 한다. 한국바둑리그는 바둑TV만 중계하고 있는데 오히려 한국기원은 심판이 되어야 한다. 바둑TV와 K바둑이 공존하면서 한국바둑리그를 중계할 수 있으면 지금보다 스폰서들의 관심이 있을 것이다. 관심을 모은 뒤에 토토를 도입하고 상황에 맞춰서 스폰서들과 스킨십을 하고 구단제로 가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Q. (손근기 후보에게) 중국갑조리그 적립금을 예전에 한국기원과 프로기사회가 5대5로 분배했다. 그랬는데 한국기원이 모두 가져갔다는 사실이 어느 순간 알려졌다. 현재는 6대4로 기원이 6을, 기사회 4를 가져간다. 프로기사들의 불만이 당연히 나온다.
A. 한국기원이 중국갑조리그 적립금을 모두 가져간다는 것을 임기 때 알았다. 2011년 때부터 10대0이 되어 있었고, 기원은 5대5 였던 적이 없다고 했다. 저는 당연히5대5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리그에서 활동하는 기사들은 한국기원에 10%를 낸다. 너무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
예전엔 한국기원에서 일정 조정 뿐 아니라 직원이 따라간다든지 실질적인 지원을 했다. 지금은 그런 것도 없이 10%를 떼가는 것을 8%로 낮추자는 얘기를 했다. 운영위원회에서 회의를 한 결과 설득이 좀 부족했는지 제가 주장한 것보다는 적게 낮추게 됐다. 중국리그에서 활동하는 기사들께는 죄송한 마음이다.

▲소소회 신년회에 모인 젊은 기사들과 후보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Q. (한종진 후보에게) 바둑도장의 원장이다. 기사회장은 기사들의 리더라고 할 수 있다. 도장을 당분간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고 들었다. 하지만 기사회장으로 정책을 추진할 때 공정성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기사회장이 되면 ‘한종진바둑도장’ 간판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인가.
A.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지 11년 됐는데 제 인생이 바뀌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고 그 친구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내왔다. 정말 좋아하는 일인데 다른 분(조한승9단)에게 넘기고 기사회장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나름의 절박함이 있었다. ‘바둑계가 좀 더 나아져야 하는데, 그래야 사랑하고 아꼈던 후배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데’라는 마음으로 나왔다. 공정성에 대한 부분은 아무리 말을 한다고 해도 믿을 사람이 있고 믿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제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손근기 후보에게) 일자리 공약은 2년 전에도 있었다. 현재 공약과도 겹치는데, 잘 안 됐던 이유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하다. 더불어 기사회장이 되면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해야 한다. 2년간 다른 운영위원과 협력이 잘 됐다고 생각하는가.
A.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운영위원들과의 협력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일자리 문제는 그때도 지금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 또 얘기하는가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이다. 제가 기사회장을 하는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총재님 떠나시고 공석이고, 또 새로 모시고… 제가 역대 기사회장 중 임시총회를 가장 많이 했다.
실질적으로 기사들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사회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는 일이 있다. 원래 일자리 정책은 한국기원이 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기원은 기사들의 일자리나 활동영역에 대해서 생각이 놀라우리만큼 없다. 저는 일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는데 잘 안 되는 상황이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학교 같은 곳으로 기사들이 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발도 못 떼본 것 같다.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Q. (차민수 후보에게) 예민한 질문일 수 있는데, 노코멘트 하셔도 좋다. 프로기사회는 계속해서 인원수가 늘어난다. 일년에 17명이 늘어나고, 포인트입단자까지 대략 20명까지도 입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은퇴하는 사람은 정체돼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시니어기사들이 은퇴를 하면 거의 활동할 수 없다. 은퇴하고 나면 바둑과는 단절된다. 제도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니어기사가 은퇴를 해도 심판이나 감독이 될 수 있고, 시니어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은퇴하는 기사는 늘어날 것이다. 나이를 정해두고 프로생활을 그만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면장을 땄기 때문이다. 프로기사였던 김희중9단 같은 분이 은퇴를 하고 아마대회에 나오는 모습이 눈에 거슬린다. 그러나 그분의 생계이기에 뭐라고 말을 하진 않겠다.
Q. (한종진 후보에게) 바둑보급이 잘 돼야 기전이 늘어날 것이다. 바둑도장을 운영하고 있으시니 더 잘 아실 듯 한데, 바둑보급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A. 바둑보급과 교육시장은 중요하다. 하지만 교육현장에 나가보면 프로면장은 대학졸업장에 비해 떨어진다. 문체부나 대바협과 의논해서 프로기사 자격증이 보급 활동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 하려고 한다. 바둑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정부지원사업들이 좀 더 많아졌다. 프로기사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고 수익을 얻게 노력하겠다.
Q. (손근기 후보에게) 바둑보급이 잘 돼야 기전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어떻게 하면 바둑보급을 잘 할 수 있을까.
A. 바둑보급에 대해서는 총회 당일에 정제된 형태로 말씀을 드릴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보급과 일자리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생각한다. 기사회가 어떤 일자리를 만들어준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학교가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국체전 참가부터 되어야 한다. 바둑은 체육이 되었지만 프로기사들은 거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전국체전이 정식종목이 되면서 학교가 지자체 체육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금 상황 그대로 흘러가면 프로기사들이 감독이나 코치로도 못 갈 것이다. 아마추어 지역협회 담당자들이 그 자리로 갈 것이다. 전국체전에 기사들이 못 나갈 이유는 없다. 일단 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바협과도 논의를 해야겠지만 기사가 감독으로, 대바협 소속 아마추어가 코치로 가는 그림이 완성돼야 한다. 지금 대바협과 사이도 좋지 않은데 이런 문제들이 해결이 되어야 하고, 전국체전에 기사들이 참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후보 3인 공약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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