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바둑리그
스타출신의 감독 1호봉들의 활약상은?
2021-04-23 오후 7:08:20 입력 / 2021-04-23 오후 7:23:17 수정

▲스타출신 초보감독의 경쟁도 볼만한 이번 내셔널의 관전포인드. 송홍석 대구, 정훈현 순천만, 한창한 인천 감독.
차범근 홍명보 같은 불세출의 플레이어도 시나브로 시간이 흐르면 화려한 선수시절의 꿈과 흥분과 박수를 뒤로 한 채 지도자의 길을 가게 된다. 뛸 수 없어서가 아니라 뛰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을 알게 되는 연륜이 쌓였기 때문이다.
우리 바둑계도 십 수 년 전부터 감독이란 자리가 꼭 필요할 직책으로서 다가왔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는 뒷전이고 ‘별 할 일도’ 없는 직책에 오히려 부끄럼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익숙지 않았던 초기엔 승부전선에서 약간 멀어진 노장들에게 감독이나 코치 등의 제의가 들어가곤 했다.
물론 지금도 감독이 왠지 이 방면에서 늙어짐 멀어짐을 뜻하는 것 같아서, 늙어도 선수로 남겠다는 사람이 더 많은 실정이긴 하다. 그러나 선수나 감독이나 그 분야에서 행하는 업무가 상이할 뿐 결국은 열심히 사는 바둑인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는 건전한 사고는 많이 퍼져가고 있다.
이번 주말 창설 10년째를 맞은 내셔널바둑리그가 개막한다. 내셔널이 우리 바둑인들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영향은 스포츠로서 보다 진일보한 의식개조일 것이다. 내셔널리그 김용수 운영위원장은 “바둑이 여전히 스포츠인지를 고민하던 시기에 내셔널이 정착됨으로 해서 팀, 감독, 구단 등 지극히 스포츠적 용어를 자연스럽게 쓰기 시작한 계기가 내셔널이었다.”고 회고한다.
여기 내셔널에 팔팔한 감독들이 눈에 띈다. 얼마 전까지 날고 기는 선수였다가 이번 대회부터 감독이란 칭호로 바꿔 단 인물 셋이 눈길을 모은다. 한창한(32) 송홍석(33) 그리고 정훈현(28)이 그들이다. 한창한은 인천바둑협회, 송홍석은 대구바둑협회, 그리고 정훈현은 순천만국가정원의 감독으로 본 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

2년 전 프로에 진출한 정훈현은 셋 중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감독을 맡을 자격이 있어 보인다. 순천만은 알다시피 한국바둑고 재학생들로 구성된 학생팀. 얼마 전까지 광주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다가 한국바둑고의 선생님으로 부임하게 된 정훈현은 자신이 뛰던 무대에 학생들을 이끌고 나타나면서 가슴이 뛴다고 했다. “평상시의 자세와 경기력이 좋지 않다면 과감히 오더에서 제외할 예정이다."며 벌써부터 팀을 여하히 이끌겠다는 복안을 마련해둔 상황.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영일만사랑배 우승 등 화려한 아마경력을 자랑하는 정감독은 선수로 내셔널에 네 번 출전하여 정규리그 우승 2회, 준우승 1회, 3위 1회로 리그 내내 즐거웠던 기억이 있었지만 포스트시즌엔 재미를 못봐 아쉽다고. 그렇지만 현재 전력이 약하고 공부를 위해 출전하는 만큼 과욕을 보리지 않고 역대 순천만정원의 한해 최다승인 3승을 깨는 것이 소박한 목표라고.
인천에서 수년전부터 바둑도장을 개설하고 기대주를 길러내는 원장이며 젊은 사업가인 한창한도 비교적 감독이 어울리는 모습이다. 아마랭킹 8위까지 올라갔고, 전국체전 은메달, 김삿갓배, 고양시장배, 전남도지사등에서 우승하기도 한 한창한은 감독제의를 받고서는 주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뜻 제의에 응했다고 한다.
“이름값 보고 쓰지 않겠으며 늘 소통하며 최고의 컨디션으로 임할 것”이라는 한창한은 원년팀인 인천이 그동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해 안타까웠다는데, 자연스레 팀은 목표도 플레이오프 진출이란다.
내셔널 정규리그 3회 우승, 국제페어대회 우승, 세계아마바둑대회 우승 등 수상경력으로 보면 가장 화려한 아마바둑계의 스타 송홍석도 흔쾌히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감독을 맡았던 유경민이 대바협일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팀의 고참인 그에게 감독직이 부여되었다.
아직 익숙지 않은 감독 송홍석은 '선수냐 감독이냐'의 역할 고민보다 팀원들이 승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호흡을 함께하려 한다고.
대구는 정규리그 우승 3회의 명문인지라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감독1호봉답지 않았다. “오히려 최고의 순간을 함께 한 만큼 선수들이 승부의 중압감을 느끼기보다는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
이번 시즌 스타선수출신 감독들의 맹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내셔널 관전포인트 중 하나겠다.
※ 이 기사는 현장에서 작성되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