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준(오른쪽)이 한웅규에게 반집승하며 깜짝 8강에 올랐다.
 

1973년생 김승준이 일을 냈다. 전체 기사가 출전하는 기전에서 47세 나이로 본선 8강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3월30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기 용성전 16강에서 김승준이 한웅규에게 268수 끝에 흑 반집승했다.

이날 대국은 초반 김승준이 집이 부족했지만 한웅규의 돌을 양곤마를 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공격은 실패했고, 승부는 어려워 보였다. 김승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역공을 해 대마를 잡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짜릿한 반집승이었다.

김승준은 올해 6승1패를 기록 중이다. 모두 용성전에서 거둔 기록으로 강동윤-김동희-강지범-최병환-한웅규까지 젊은 기사들을 상대로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김승준이 8강에 오른 것은 2012년 천원전으로 8년 만의 기록이다.

▲김승준에게 ‘반집승을 알고 있었는지’ 질문하자
“확실치 않았는데 한웅규 선수가 한숨을 쉬어서, 반집까진 모르고 이겼구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8강에 오른 김승준은 “8강에 진출했던 것은 까마득한 옛날이다. AI 공부를 열심히 한건 아니지만, AI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승준 8강 상대는 박정환이다. 두 기사는 2007년에 두 번 만나 1승1패를 거뒀으며, 2020년 1월 용성전 32강 더블일리미네이션에서는 박정환이 승리한 바 있다. 8강 각오에 대해서 김승준은 “용성전 32강에서 마주한 적이 있는데 이창호 선수에게 느꼈던 답답함을 박정환 선수한테도 느껴졌다. 좀 더 머리를 쓰게 하는 것이 목표다.”고 전했다.

일본 바둑장기채널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하며 바둑TV가 주관 방송하는 제3기 용성전의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200만원이다. 용성전의 모든 경기는 시간누적방식(피셔방식)으로 펼쳐지며 제한시간은 각자 20분에 추가시간 20초다.

▲한국랭킹65위 한웅규는 박현수-오병우-박정상-변상일을 누르고 16강에 올랐으나 김승준에게 덜미를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