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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심배

최초로 ‘부부 결승’ 벌이는 장주주-루이 인터뷰

2002-12-23 오후 7:00: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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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기 맥심커피배 입신연승최강전]


“양보없는 승부!…그러나 상금은 나눠가질 터”

최초로 ‘부부 결승’ 벌이는 장주주-루이 부부 인터뷰


인터뷰 후 단란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주주 9단(왼쪽)과 루이9단 부부.
상상이 현실로 이뤄졌다. 둘 다 강하기 때문에 결승전에서 만날 수도 있겠다며 상상을 한 것이 진짜로 현실이 되었다.

9단들의 제전인 제4기 맥심배 입신연승최강전 결승에서 중국 출신의 객원기사 장주주(江鑄久) 9단과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이 맞닥뜨리게 된 것.

부부가 결승에서 만났다는 자체로 주요 일간지를 장식할 정도로 화제이지만, 특히 여류바둑이 남자기사들에게 절대적으로 밀리는 현실을 감안할 때 바둑계로서는 더욱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는 루이 9단이 '여류바둑 최강'이자 '철녀(鐵女;정작 본인은 이 별명을 무척 싫어한다)'라고 불릴 만큰 남자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막강한 파워의 소유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장-루이의 부부 대결은 중국 출신의 한국기원 객원 기사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그들은 10년이 넘는 세월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세계를 떠돌아다니면서도 그 누구보다 뜨거운 바둑 열정을 보여왔다. 그들이 한국기원 바로 옆 오피스텔에 방을 얻어놓고 매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국기원에 상주하면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다는 사실은 이제 새삼 바둑계의 뉴스거리도 아니다.

두 기사의 이력을 보면 이들이 9단들의 제전에서 결승을 벌이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80년대 중반 중·일 수퍼대항전에서 일본의 기라성같은 강호들을 연파하며 5연승을 올려 일약 세계적인 강자로 떠오른 장주주 9단은 90년대 중반 미국망명 시절에도 북미 마스터즈(한·중·일의 이민 기사들이 벌이는 프로기전)에서 4연패하며 막강 실력을 뽐낸 바 있다.

아내 루이나이웨이 9단의 명성은 한국팬들에게 더욱 자자하다.
80년대말부터 중국 여류바둑계를 평정했던 그녀는 92년 2회 응씨배에서는 한국의 이창호-양재호를 연파하며 4강까지 진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루이 9단에게 충격의 완패를 당했던 악몽 탓일까, 이창호 9단은 오늘날까지도 그녀에게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유명한 사실. 2000초에는 조-이 사제를 연파하며 국수에 올라 '밀레니엄 센세이션'으로 기록된 바 있다.

통산전적에서는 7대3 정도로 남편이 우세하다는 것이 부부의 토로. 그러나 너무나 먼 옛날의 전적이어서 참고자료가 될까에는 의구심이 드는데….
통산전적 우세를 앞세워 승리를 자신하는 장주주 9단과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루이 9단. 부부이기에 앞서 승부사로서의 면모를 먼저 보이는 두 사람을 타이젬 본사에서 만나봤다.

-세계 최초로 부부기사가 결승전에서 만나게 됐는데, 소감은?
장주주-루이=부부인 만큼 승부에 대해 부담감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내용이 좋은 바둑을 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부부 대결이라 혹시 적당히 두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있던데….
장주주-루이
=(손사래치며) 노,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부부는 부부, 승부는 승부, 양보없는 대결을 벌일 것이다.

-부부끼리 바둑은 자주 두는가?

장주주= 미국에서는 함께 바둑 둘 사람이 없어 둘이서 많이 뒀다. 한국에 온 지난 99년 초부터는 거의 둔 적이 없는 것 같다.
루이=남편과 두는 바둑은 재미가 없다.(웃음)

-그렇다면 두 사람은 전혀 바둑을 둔 적이 없는가. 있다면 통산전적은?
장주주=10여년전 중국에서 활동하던 시절(당시는 아마추어의 신분) 10번 정도 만난 적이 있다. 통산전적은 7대3 정도로 내가 앞선 것으로 기억한다.

루이=그리고 프로입단 후 공식대국은 미국에서 2번 가졌다. '북미 마스터즈 토너먼트' 대회 결승에서였는데, 당시에도 내가 두 번 모두 졌다. 그 덕분에 남편만 이 대회에서 4연속 우승했다. .

-맥심배 우승 트로피는 누구에게 갈 것 같나?
장주주=자신있다. 승리할 것이다.
루이=그동안 통산전적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리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루이9단이 국내외에서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있다. 장9단은 그래도 자신이 있는가?
장주주=지난해까지만 해도 루이9단이 성적은 많이 냈지만, 올해 성적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다. 한국의 박지은 3단이나 조혜연 3단과 비슷한 승률이다.
자신있다.

-남편으로서 보는 루이9단의 기풍은?
장주주=공격을 아주 좋아한다. 직선적이고 노골적으로 공격을 하는 편인데, 별로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것이 루이9단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다.

-아내로서 보는 남편 장주주 9단의 기풍은?
루이=복잡하고 어려운 난전을 좋아한다. 나처럼 전투를 좋아하지만 어려운 싸움을 유도한다.

-서로의 기풍이 생활에서도 나타나는가?
장주주=아내는 기풍과 생활이 전혀 다르다. 실제로는 차분하고 얌전한 편이다. 요리를 잘 한다. 특히 중국요리가 일품이다.
루이=기풍처럼 생활하는 것 같다. 난전을 좋아하는 기풍이 실제 생활에서도 많이 드러난다.

-오는 28일 결승 1국이 열리는데 바둑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 같은가?
장주주·루이=둘 다 전투 지향적이기 때문에 전투 결과에 따라 한순간에 판세가 결정날 것이다. 승부보다는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국 전날 따로 잘 것인가?
장주주·루이=무슨 말씀, 함께 잘 것이다.

-우승상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장주주·루이=승부에는 양보가 없겠지만, 생활비는 공동관리하므로 사이좋게 나눠서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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