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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시스템배

남북전쟁 시작되다

2002-12-17 오후 8:18:08 입력

[2002∼2003 KAT시스템배 한국바둑최강전]


남북전쟁 시작되다

서울北, 서울南에 2:1로 리드

유창혁, 주장전서 박영훈에 극적인 뒤집기


 승부의 균형을 깨뜨린 박영훈 3단과 유창혁 9단(오른쪽)의 3차전(주장전) 대국 모습


불꽃튀는 남·북의 반상대결이 시작됐다.

12월 17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치러진 2002∼2003 KAT시스템배 한국바둑최강전 결승 1, 2, 3국에서 서울北팀은 3장으로 나온 에이스 유창혁 9단의 수훈으로 서울南팀에 2대1로 한발 앞서나가게 됐다.

결승전에 걸맞게 양팀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기선제압에 중요한 1차전, 서울南의 윤준상 초단과 서울北의 원성진 4단이 맞섰다. 윤준상 초단은 지난주 기성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조훈현 9단을 이긴 '무서운 초단', 그러나 원4단도 7회 LG배 세계기왕전 4강에 올라있는 막강 '송아지'.

승부는 최근 기세가 오른 윤준상의 불계승, 서울南팀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차전 국후 조한승5단(왼쪽)과 유재형 5단의 복기 모습
이어 2차전은 서울南 유재형 5단과 서울北 조한승 5단의 대결.

예상외로 초반 접전에서 승부가 결정나며 조한승 5단의 승, 세트 스코어 1대1.

팀 에이스가 맞붙는 3차전(주장전). 여기서 이기는 팀은 일주일 후에 열릴 4, 5장전에서 한판만 이기면 우승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양 출전선수는 서울北 유창혁, 서울南 박영훈. 두 기사 모두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의 간판급 기사들이다.

스튜디오 옆 대기실은 어느덧 검토실로 변해 양팀 선수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초반은 백을 쥔 박영훈 3단이 유창혁 9단의 대마를 잡으며 앞서 나갔고, 검토실의 같은 팀 유재형 5단은 '백 필승'을 외쳤다. 더욱이 박3단은 종반이 강하기로 유명한 기사.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박영훈 3단의 지나친 낙관을 틈탄 유창혁 9단의 추격에 한발 두발 차이가 좁혀지더니, 결국 유9단이 1집반을 이기고 말았다.

이리하여 결승 첫째날 성적은 서울北 2 대 서울南 1.


타이젬 생중계 장소인 바둑TV 대기실의 열띤 응원전 모습(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상훈, 조한승, 원성진, 유재형, 윤성현, 박병규)

2002년 한국최강팀을 가릴 결승 4, 5국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제한시간 없이 20초 2개의 초속기 3번기로 펼쳐지는 4차전에서는 정대상 8단(서울北)과 유재성 2단(서울南)이 맞붙으며, 최종 5차전에서는 김영삼 5단(서울北)과 이상훈 7단(서울南)이 대결한다.

서울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지역별 팀대항전 KAT배는 바둑TV에서 녹화 방송되고, 타이젬에서 독점 생중계한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TYGEM/이규식 e910@tygem.co.kr>

■ 2002 KAT시스템배 결승 대진표

순번
서울男
대국결과
서울北
대국일정
1차전
윤준상 초단
O
X
원성진 4단
.
2차전
유재형5단
X
O
조한승 5단
.
주장전
박영훈 3단
X
O
유창혁 9단
.
속기전
유재성 2단
.
.
정대상 8단
12월 24일
5차전
이상훈 7단
.
.
김영삼 5단
12월 24일


■하이라이트

2002 KAT시스템배 한국바둑최강전 결승-주장전
<2002. 12. 17. 한국기원 바둑TV>

○박영훈 3단(서울南 주장) ●유창혁 9단(서울北 주장)

유창혁의 대마를 잡은 것이 패착?

'선50가작 필패(先五十家作 必敗)'라는 말이 있다. 박영훈이 초장에 유창혁의 대마를 잡고도 역전패한 오늘 바둑은 바로 그 경구를 떠올리게 했다.

최근 농심배 4연승으로 물이 오를 대로 오른 박영훈은 초반 유창혁의 실착을 적절히 응징, 대마를 포획하며 승세를 구가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형세를 낙관한 나머지 중반 이후 헤프게 두다 그만 유창혁의 끈질긴 추격에 덜미를 잡히고 만 것이다.

타이젬의 생중계실에 잔뜩 몰려든 서울南팀의 이상훈 7단, 유재형 5단 등은 다잡은 주장전을 이렇게 놓치게 되자 모두들 발을 동동 굴렀다.

완력의 대가 유창혁의 대마가 죽고, 종반 끝내기에 능한 박영훈이 마무리에서 실족한 오늘 바둑,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다.


장면1 (유창혁의 실족)

'어린왕자(박영훈)'가 '일지매(유창혁)'의 대마를 때려잡는 초반 장면이다.

백의 강공에 좌변 흑대마(●)가 휘청거리는 장면. 유창혁 9단은 흑1로 역습해 백의 약점을 노리고 나섰다.

그런데, 수순도중 무심코 교환한 흑7이 자충의 대악수! 백14에 이르러 흑은 응수가 끊기고 말았다.

순간 유9단의 얼굴도 벌개졌다.

 


참고도1 (흑의 최선)

흑으로선 A로 끊어둘 필요없이 그냥 흑1~5로 두어야 했다.

백6에는 흑7로 씌워 백도 꼼짝없이 갇힌 모습. 적어도 좌변 흑대마는 잘 죽지 않는 형상이다.


참고도2 (자충수의 폐해)

그런데, 흑■, 백□를 교환해둔 지금 장면에서는 흑1이 성립하지 않는다.

백4에 에 의해 기둥말 ▲들이 꼼짝없이 떨어지지 않는가.

■가 치명적인 자충수가 된 것이다.

 



실전진행1 (흑대마 함몰)

유9단은 눈물을 머금고 흑1로 따내고 말았으나, 백2로 빵때림당해서는 중앙이 크게 망가진 모습.

흑3~9로 대가를 구했으나, 좌변 대마가 떨어진 출혈이 워낙 커 흑은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때이른 백의 필승지세!



장면2 (박영훈의 방심)

백이 승세를 굳히자마자 역전당하는 순간이다.

백1·3이 교묘한 수순. 우상귀에 수단의 여지를 남긴 채 백5~11로 선수 이득을 취해 백의 승세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이제 우상귀만 살면 백의 낙승이라는 전망 속에 서울南팀의 동료들은 모두들 주장 박영훈의 실력에 탄복을 금치 못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돌연 백13이 떨어지자 모두들 아연실색한다.

박3단은 집으로는 넉넉하니 하변 백진의 약점도 커버할 겸 두텁게 승리를 마무리짓고자 한 것인데, 지나친 낙관이었다. 결국 백13이 패착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참고도3 (백의 필승코스)

백1·3으로 우상귀를 살았으면 백이 많이 남는 바둑이었다.


실전진행2 (유창혁의 역전승)

백의 완착을 틈타 잽싸게 흑1로 못질해버리니 졸지에 형세가 이상해졌다.

게다가 흑9~19가 멋진 수순. 중앙에 생각지도 않던 흑집이 불게 되어서는 어느새 형세도 역전되고 만 것 아닌가.

유창혁, 그리고 응원하던 서울北팀의 응원단(조한승, 원성진 등)으로서는 말그대로 용궁갔다온 기분이었으리라.

<263수 끝, 흑 1집반승>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TYGEM / tyg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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