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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최강 치수고치기 제10국 하이라이트

2003-03-06 오후 12:56:04 입력

[하이라이트]

절반의 명예회복, 루이나이웨이

세계여류최강의 자존심이 단단히 손상된 루이나이웨이(芮乃偉)가 치수고치기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아쉬운 '절반의 명예회복'을 해냈다.

전형적인 '흑 세력 VS 백 실리'의 양상으로 진행된 오늘 바둑의 승부처는 역시 중앙 대마공방. 여기서 초반에 챙겨놓은 실리의 우위를 지나치게 믿은 박지은 3단은 국면의 초점을 외면한 채 거듭 헛손질을 했고, 그 틈에 루이 9단의 강펀치가 터지면서 일거에 승부의 저울추가 흑에게로 기울어버렸다.

그러나 천하의 루이나이웨이를 이미 정선(定先)으로 굴복시킨 뿌듯함 탓일까, 바둑이 끝나고도 박지은의 얼굴은 진 사람답지 않게 여유로워 보였다.

[여류최강 치수고치기 10번기 최종국]
○박지은 3단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정선)
<2003. 3. 5, 247수 끝, 흑 불계승>


장면1(한가한 헛손질)

흑의 대세력권에 뛰어든 ○들에 대한 공방이 국면의 초점.
그런데, 이 백에게 대한 확실한 공격방안이 떠오르지 않은 루이 9단은 '어려우면 손빼라'는 격언대로 일단 실리의 열세를 벌충하고 본다. (흑1~13)

그런데, 여기서 박지은에게서 대완착이 튀어나올 줄이야. 백14가 방향착오! 중앙과 하변의 주 전쟁터를 외면한 채 한가하게 막걸리를 마시는 듯한 '전선이탈'이라고 할까.

흑15로 막는 순간 갑자기 허술해보이던 하변 흑진이 통통하게 부풀 조짐 아닌가.

 


실전진행1(흑, 우세확립)

뒤늦게 백3으로 붙여보지만, 흑4로 받고 보니 별무신통. 응수가 막막해진 백이 5로 고집을 피우는 사이 흑6으로 지켜버리니 중앙 대마가 점점 추워진다.

하릴없이 백11이하로 대마 수습에 나섰으나, 그 사품에 흑24까지 하변이 크게 흑집으로 굳어지면서 팽팽하던 승부의 저울추가 기울고 말았다. 단연 흑의 페이스!



참고도1(백의 최선)

▲까지 머리를 내밀고 있는 상황에서 백A로 젖힌 수는 아무래도 이상했다.

국후 검토결과 루이 9단과 박지은 3단은 백1이 요소였다고 입을 모았다. 서능욱 9단은 좀더 능동적으로 백B의 침투작전을 제시하기도. 아무튼 지금 국면의 초점은 단연 하변쪽이었다는 결론!




장면2(박지은의 옥쇄작전)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데, 중앙 백대마가 여전히 미생마로 떠다니고 있는 것이 백은 불안하다.

형세가 여의치 않음을 느낀 박지은 3단은 과감히 승부수(백1·5) 던졌는데, 이 수가 명을 재촉한 옥쇄(玉碎)였다. 흑14까지의 결과는 백 별무소득.

비세를 절감한 박3단은 실리를 벌기 위해 백17로 손을 돌렸지만, 흑18이 통렬한 카운터펀치여서 일순 곤경에 몰렸다.



실전진행2(백, 참패)

백1로 수습하려 했으나 흑2·4로 마구 나오니 백 응수두절. 백5에 흑6이 멋진 피니시블로우! (국후 박3단은 이 수를 깜빡했다고 하지만, 그건 엄살이리라.)

백7은 두는 심정은 흡사 러시아원정길에 나섰다 치명상을 입고 퇴각하는 나폴레옹의 심정이리라. 흑14까지 백 석점이 크게 떨어지면서 승부는 끝났다.


참고도2(박지은의 후회)

사실 백은 초반에 챙겨둔 실리가 많아서 아직은 절망할 단계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좌변에 뛰어든 수로는 그냥 백1·3을 선수하고 5 정도로 지키는 것이 정수였다고 박지은 3단은 국후 후회했다.

옆에서 듣던 루이 9단도 "이랬으면 미세한 바둑이었을 것"이라고 동조.

눈에 보이는 정수를 둘 수 없다는 것, 이것이 호선과 정선의 차이이리라.



참고도3(백, 무리)

▲로 찝었을 때 백1로 잇지 못하는 것이 백의 비극. 흑2 다음 A, B, C 등의 약점을 한꺼번에 커버할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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