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월 23일 밤 10시 타이젬 대국실 동양생명배방에 들어온 바둑팬 중 한명이 ‘신천지가 열렸다’는 표현을 썼다. 고수들의 명승부에 목말라하던 바둑팬들은 이날 열린 88판의 타이젬 9단 대결을 보며 모처럼 속시원하게 명대국을 관전했다는 분위기. 특히, 동양생명배는 베팅이 가능해 개개인의 베팅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기도 했는데, 2시간 동안 타이젬 대국실을 뜨겁게 달구었던 동양생명배 예선1회전 분위기를 대기실 채팅창에 오고 간 회원들의 대화로 살펴본다. |
“T-포인트가 없어 원통하긴 오늘이 처음”
동양생명배 예선1회전에서 가장 인기를 끈 건 역시 베팅. 회원이 직접 참여해 보다 흥미롭게 대국을 관전토록 하기 위해 도입된 베팅 제도는 인터넷 바둑의 또다른 재미. 약 90판의 9단 대국이 동시에 열린 만큼 베팅에 관한 대화가 가장 많았는데, 대부분의 여론은 ‘원없이 베팅해 봤다’는 것.
이 와중에 일부 회원들은 ‘오늘 같은 베팅 천국에 T-포인트가 없으니 억울할 따름’, ‘T-포인트가 없어서 원통하기는 오늘이 처음’이라며 가슴 아픈 사연을 하소연하기도.
워낙 많은 베팅대국이 동시에 벌어지다보니 베팅에 관한 스타일도 가지각색. 일부 회원은 최고 빅매치에 하프(보유 T-포인트의 절반, 베팅 최고액)를 걸며 대박을 노리는 반면 일부에서는 수십판의 대국에 T-포인트를 나누어서 분산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가장 큰 대박은 21.4배가 터진 ‘cjocjo’대 ‘별의자리’ 대결. 한 회원은 T-포인트 30만포인트을 걸어 단숨에 600만포인트를 벌었다며 채팅창에 곧바로 ‘대박의 기쁨’을 알리기도. 그 뒤를 이어 ‘ZHONGXINTO’ 대국에서 6.5배, ‘구슬봉이’대국에서 5.8배가 터지는 등 대박이 연달아 터졌다.
한판의 대국에서 가장 많은 T-포인트를 번 이는 ‘헌혈증서’. ‘헌혈증서’는 2.6배가 걸린 ‘흑염의여왕’과의 대결에서 승리, 대국수당을 포함해 한판에 총 21,115,380포인트을 벌어들였다. 반면, 한 회원은 배당 1.1배짜리 대국에 1,700포인트를 베팅, 170포인트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베팅에 성공하고도 다른 회원들에게 동정을 받기도.
“오늘 안 나온 사람 이름 적어놓으면 T-포인트 번다?”
동양생명배는 한국기원의 막판 공인 불허로 기권자가 속출했는데, 이에 대한 네티즌의 비판도 굉장히 거셌다. 그 와중에도 한 회원은 이 정보를 역으로 이용하자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끌었는데.
‘예선1회전에 불참한 아이디는 프로기사와 연구생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 아이디를 모두 적어놓았다가 앞으로 베팅대국 자료로 활용하면 분명 베팅에 성공할 것’이라는 것이 그 회원의 주장.
기권자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나온 이 주장에 대해 대다수 회원들은 어이없어 했지만, 일부에서는 그 냉정한 판단에 찬사를 보내기도.
“두더지가 어디서 춤추는지 알 수가 없네”
이날 예선전은 워낙 많은 대국이 동시에 벌어졌기 때문에 타이젬 회원들은 T-포인트 사정이 되는 대로 수십개 방을 오가며 베팅을 했는데, 일부 회원들 중에는 자신이 베팅한 방을 잊어버렸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타이젬 대국실은 동시에 3개의 대국창까지 띄워놓을 수 있는데, 이날 벌어진 베팅대국만 하더라도 88판. 다른 대국 베팅을 위해 이미 선택한 베팅 대국실창은 닫을 수밖에 없었는데, 두더지가 나오는 것을 통해 베팅에 성공한 것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어느 방에서 성공했는지 알 길이 없는 것. 이에 “두더지가 어느방에서 춤추는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이 나오기도.
몇몇 회원들은 ‘10전 6승 4패’, ‘22전 9승11패’ 등 베팅전적을 교환하는 이색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채팅은 언어의 장벽에 막혀
이날 대국의 최대 관심 포인트는 한중전. 세계 최초로 열리는 인터넷오픈전에 이왕이면 국내 선수가 많이 올라가기를 바라는 회원들이 한국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는데. 이에 질세라 중국선수들도 대기실 채팅창을 통해 뭐라고 계속 대화를 나누는 모습.
바둑은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지만, 채팅은 언어의 장벽에 막혀 서로 무슨 말을 나누는지 알 길이 없는데, 이에 한 회원은 “동양생명배가 중국선수 참가로 세계대회 분위기가 되면서 대화창에도 다국어가 등장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이번 동양생명배는 세계 최초로 열리는 정식 온라인온픈전임과 동시에 예선전부터 시작하는 최초의 인터넷 한중전인데, 이를 초석으로 해서 인터넷 세계대회가 속속 열리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채팅창에 올랐다.
TYGEM/최철용 a4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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