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리그
드림리그 '단체전의 성공모델'로 우뚝!
짜릿한 명승부·묘기 백출…단체전 묘미 만끽
2003-12-13 오후 4:19:37 입력
사상 최초의 구단별 단체전으로 관심을 모은 2003 드림리그가 이창호의 엠게임의 우승 속에 많은 화제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정예기사들이 총출동, 6개팀의 풀리그로 치러진 이번 드림리그는 전 경기가 인터넷(타이젬)과 TV(바둑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매판 매판 박진감넘치는 명승부로 바둑팬들을 매료시켰다.
이번 드림리그는 세계최강 이창호의 위력을 새삼 실감시키는 무대였다.
"이창호를 얻는 자, 천하를 얻으리라!"
드림리그 개막식 때 나돈 이 말은 엠게임의 우승으로 극명하게 입증됐다.
이창호-최규병-이상훈으로 구성된 엠게임은 5전 전승을 구가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당초 중위권 정도로 분류되던 엠게임이 전승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 데는 역시 이창호 9단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엠게임이 5경기 전부를 2대1로 신승한 사실을 볼 때 전 경기를 '승리
결정국'으로 장식한 그의 활약은 더욱 값졌다. 개인전적에서도 5전전승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끈 이9단은 다승상을 확보한 데다 MVP 수상도
확실시되어 3관왕의 독무대를 이뤘다.
당초 고른 전력을 앞세워 우승후보로 꼽히던 파크랜드(유창혁-최철한-허영호)와 제일화재(송태곤-목진석-이희성)은 각각 2·3위에 오르며 상위 입상에는 성공했으나, 이창호의 위세에 밀려 다소 빛이 바랬다. 특히 제일화재는 2장 목진석 7단이 5전전승의 맹위를 떨친 반면, 주장 송태곤(1승4패)의 부진한 것이 끝까지 팀을 어렵게 한 원인이 되었다. 단체전에서는 특정인의 고군분투보다는 전체 선수의 고른 활약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일깨운 셈이다.
건화엔지니어링(서봉수-이상훈-박병규)의 최하위 추락 속에 중하위권 팀들의 치열한 순위 경쟁은 드림리그를 막판까지 뜨겁게 달군 백미였다. 특히 마지막 두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입상권(1~4위)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일화재, 타이젬, 신성건설 3개팀이 3~5위를 놓고 손에 땀을 쥐는 각축을 벌였다.
결국 목진석의 활약에 힘입은 제일화재가 3위에 오른 데 비해 신성건설(박영훈-최명훈-윤혁)은 윤혁(4승1패)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주장,
2장의 부진으로 인해 5위로 떨어지는 비운을 맛보았다.
반면, 타이젬(조훈현 김명완 안관욱)은 막판 신성건설의 패배에 편승해 4위 입상에
턱걸이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타이젬으로서는 시즌 내 부진하던 3장 안관욱 5단이 막판 천금같은 1승을 올린 게 보약이 되었다.
이번 드림리그에서 단연 돋보인 선수는 이창호 9단 외에 단연 목진석 7단. 제일화재 2장으로 출전한 목7단은 가공할 펀치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5전전승을 기록, 이9단과 다승상을 곧옫 수상하게 됐다. 이밖에 엠게임 3장으로 우승에 기여한 이상훈 4단(4승1패), 신성건설의 선봉 윤혁 4단(4승1패), 파크랜드의 준우승을 이끈 유창혁 9단(4승1패), 중요한 고비에서 팀을 구해내곤 한 타이젬 3장 김명완 6단(3승2패) 등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엠게임 전승 우승…'이창호 위력' 실감케
막판까지 치열한 중위권 순위 다툼
백미
사상 최초의 구단별 단체전으로 출범한 이번 드림리그는 짧은 준비기간과 낮은 상금, 홍보 부족 등에도 불구하고 단 기단 내에 팬들의 큰 호응 속에 명승부를 펼쳐 본격 단체전의 가능성을 밝게 했다. 특히 바둑의 스포츠화 시책에 발맞추어 앞으로 바둑에서도 단체전 제도가 좀더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실정에서 그 모델이 될만한 대회였다.
개개인의 승패만을 따지는 개인전과는 달리 한판 한판의 승부가 팀 성적과 순위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참가 선수들은 색다른 긴장감 속에서 대국을 치렀으며, 그에 따라 갖가지 진기명기가 백출하면서 이번 드림리그는 단체전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흥미를 만끽하게 했다.
이번 드림리드 탄생의 주역이자 선수로도 뛴 조훈현 9단은 "단체전은 팬서비스 차원에서도 흥미롭고 가치가 높다"라면서 "중국리그처럼 좀더 본격화된 단체전으로 발전하려면 각 기업들의 적극 참여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번 드림리그의 TV해설자로 인기를 모았던 김성룡 8단은 "이번 드림리그는 시종 흥미넘치는 명승부와 진기명기가 백출해 '단제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면서 "대진방식을 개선·보완해나간다면 더 재미있는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동안의 이벤트성 단체전들이 기사들의 출신지별이었던 데 비패 최초로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했다는 점도 획기적이었다. 지역연고제와 드래프트제의 선택을 두고는 향후 프로스포츠의 벤치마킹을 통해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바둑평론가 박치문씨(중앙일보 전문기자)는 "지역연고제보다는 드래프트제가 각 팀의 전력평준화를 이뤄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편 반면, 광주·전남 바둑의 대부로 불리는 오규철 8단은 "프로야구의 성공사례로 보아 지역연고제가 더욱 인기를 끄는 길"이라는 상반된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드림리그는 내년 시즌 8개 구단이 참여하는 본격 단체전으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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