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백보다 흑이 좋다’… 통계로 입증
바둑학회 학술대회서 조전혁 교수 밝혀
2004-02-20 오후 7:45:13 입력
인터넷 대국은 대부분 자동으로 돌가리기를 한다. 이왕이면 이 때 '흑돌'이 나오기를 바라는 게 좋을 것 같다. 덤이 6집반인 현재의 룰에서는 흑이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 공식적으로 제기되었다. 지금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덤은 6집반을 대부분 취하고 있다. 5집반이었던 덤이 6집반이 된 것은 지난 2000년부터. 하지만 덤이 6집반이라도 여전히 흑이 유리하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최초로 탄생한 공식 학술단체인 '한국바둑학회'에서 첫번째로 가진 학술대회에서 이런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었다. 인천대학교 조전혁 교수가 명지대학교 정수현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해 발표한 '경제원리와 바둑의 착수 메커니즘'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에 따르면 덤이 6집반일 경우 흑이 1.007집 가량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집 정도는 유리하다는 소리. 즉 덤이 7집반은 되어야 흑백에 상관없이 공정한 대국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조 교수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프로기사들의 공식대국을 모두 집계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세계·국내기전에서 흑이 불계승을 거둔 경우는 54.4%, 계가승을 거둔 경우는 55.7%를 기록, 흑승이 백승에 비해 절반이 넘는 수치를 보였다. 여기서 계가승을 흑백간의 집차이를 통계를 낸 본 결과 흑이 1.007집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다. 이 논문에서 재미있는 것 중에 하나는 불계승과 계가승으로 구분해 기전의 상금규모와의 관계를 따져보니 계가로 이긴 경우가 불계로 이긴 경우보다 평균 625만원정도 상금이 많았다는 것. 이를 역으로 보면 상금이 많은 대회에 보다 진지하게 임해 계가까지 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둑에 관련된 이런 학문적인 이론들은 지난 2월 18일 인천대학교에서 열린 제1회 한국바둑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바둑에 관한 다양한 주제가 발표되었는데, '바둑판은 왜 19줄인가', '바둑에서 가장 작은 집' 등 바둑팬들이 관심있어 할만한 주제도 꽤 많았다. 이날 행사는 '바둑과 과학', '바둑과 수학', '바둑과 경영', '바둑과 문화'로 총 4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명지대학교 정수현 교수를 비롯한 10명의 발표자와 바둑관계자 등 총 7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바둑학회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가진 이번 학술대회가 바둑학의 지평을 여는데 일정 부분 기여를
한 것으로 자평하고 이런 학술대회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바둑학회는 올해 가을에는 전 세계 바둑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 제1회 한국바둑학회 학술대회 논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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