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이 서면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며 안전제일로 마무리짓는 솜씨. 신산(神算)이라고 밖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7월 20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38기 왕위전 도전5번기 2국에서 이창호 9단이 이세돌 9단에게 승리를 거두었다(184수 끝, 백 불계승).
이날 대국은 단명국으로 끝날 듯 했다. 중반 들어 백을 쥔 이창호 9단이 중앙 흑 대마를 모두 잡을 듯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흑137로 건너 붙이는 맥점으로 간신히 활로를 찾았지만 좌변 백에게 두터움을 허용하며 열세를 보였다. 그리고 또다시 상변 흑대마의 엷음을
추궁당하며 어려움을 겪었고, 184수에 이르러 이세돌 9단은 도저히 덤을 낼 수 없게 되자 결국 돌을 거두었다.
이로써 이창호 9단은 종합전적 1대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반면, 이세돌 9단은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남은 대국은 앞으로 세판. 둘 중 한명이 다음 대국을 승리한다면 절대적인 우세를 점할 수 있다. 이창호 9단이 2연승을 달릴 것인지 아니면 이세돌 9단이 다시 앞서 나갈 것인지 제38기 왕위전 도전5번기 3국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오후 대국이 막 시작했을 때의 도전2국의 생생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