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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스포츠바둑시대, 이래야 산다

한국기원서 학술심포지엄 벌어져

2004-07-09 오후 7:18:16 입력


▲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린 학술 심포지엄 모습.

7월 9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한국바둑학회와 (재)한국기원 주최로 "스포츠바둑시대에서의 바둑계의 정책방향"이란 제목의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약 100여명의 바둑관계자들이 모인 이날 학술모임에서 발표자들은 바둑의 잠재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역설해 큰 관심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참가자들과 '현 한국바둑계의 문제점'과 '바둑이라는 수단을 어떻게 스포츠화 할 것인가'에 대한 열띤 논쟁을 펼쳤다.

이날 발표한 주제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변화하는 스포츠의 개념과 바둑의 정체성

김흥수(초당대학교 사회체육학과 교수)

스포츠의 개념
스포츠란 경제활동인 노동으로부터 벗어나 활동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포츠는 노동행위로써 벌이는 신체활동이 아닌 건강과 개인적 취향에 초점을 둔 행위로 파악될 수 있다. 즉 스포츠는 기분전환을 위해 일상의 경제활동에서 벗어난 행위의 총칭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변화하는 스포츠의 개념과 바둑의 정체성
스포츠는 격렬함에서 차분함으로의 이행현상을 보이고 있다. 즉 대근육체계에서 소근육체계로의 이행인 것이다.

결론
운동이란 것을 단순히 근육만의 활동으로 파악한다면 기계론적 세계관에 입각한 분할적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운동이 근육만의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내부의 다양한 상호작용에 의한 선택적 행동이 근육의 작용에 의해 표현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몸을 분할적으로 보느냐, 합일적으로 보느냐 하는 차이가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으며 바둑의 스포츠 종목의 인정 여부는 인류사에 있어 인간의 몸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본 바둑 마케팅

장원재(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스포츠 산업론
유럽 각국의 프로 축구나 미국의 메이저리그, NBA 등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 그것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거대한 산업이며, 현대인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회현상이다.

스포츠 산업화 전략
이탈리아 남성과 여성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의 질문에 남성은 축구, 여자, 패션. 여성들은 남자, 패션, 축구의 순서로 답했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여성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기 결과에 관심을 쏟기는 하지만 여성들에게는 여성들만의 zahem가 있다. 젊고 잘 생긴데다 몸매도 늘씬한 청년들이 푸른 초원 위를 땀을 뻘뻘 흘리며 질주한다는 것. 그래서 축구를 좋아한다는 사람들도 많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이 바둑도 하나의 스포츠


▲ 숭실대학교 장원재 교수

를 넘어선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한 운동경기가 아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미지 만들기
한국 프로기사들이 세계 일류이긴 하지만 복장에 문제가 있다. 노타이에 운동화, 심지어는 티셔츠만을 입고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경우도 있다. 좋은 기보를 남기는 것이 프로 기사들의 직업적 윤리인 만큼, 대국장에선 무슨 복장을 하건 최선을 다해 바둑에 전념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일반 팬들과 만나는 상견례장에서 편한 복장을 고수하는 것은 심각한 결례이다. 사람들로부터 대우받고 싶다면 스스로 그에 상응하는 품격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잉글랜드 축구 선수 마이클 오언, 말끔한 얼굴로 경기에 나서던 이 원더보이는 월드컵이후 턱수염을 기르고 나왔다. 여성팬들은 오언의 야성미에 열광하는 한편 '천재에게도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난다는 것인 저토록 어려운 일이구나'하고 뜨거운 보호본능을 느꼈다.
이렇듯 프로기사들도 자신의 이미지를 다각화함으로써 파생 상품 개발의 여지를 넓혀줘야 한다.

상품화가 가능한 상품 중에는 예명도 있다. 호나우딩요는 '작은 호나우두'라는 뜻. 그러나 호나우두와 호나우딩요 사이에는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다. 펠레(흑진주)는 별명이며 에드문두, 주닝요 등은 본래 이름을 줄여 부른 것이다. 이렇듯 특정 선수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이 이미지에 덧대어 파생 상품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 중에서 이름은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드라마화 전략
바둑도 드라마화, 즉 '이야기를 만드는 법'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86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아르헨티나 선수 마라도나의 그 유명한 '신의 손' 사건. 이로 인해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 양국의 관계를 대립적인 이미지로 상품화해 볼거리를 만든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젠 바둑도 철저한 이미지메이킹을 통해 많은 볼거리를 만들고 상품화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끄집어내야 한다.


스포츠시대를 맞이한 바둑계의 과제

최일호(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교수)


▲ 명지대학교 최일호 교수

바둑과 스포츠, 그 과도기적인 상태
현재 바둑은 정체성 측면이나 제도적인 측면에서 스포츠화 되어 가는 과도기적 상태에 있다. 바둑계 내부에서도 스포츠로서의 바둑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과 인식이 형성된 것은 아니다. 바둑계 일각에서는 바둑이 스포츠로 전환됨으로써 예도나 기예로서의 고상한 품격을 잃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한 체육회 인정단체 승인 후 2년 6개월
:그간의 성과

대한 체육회에서 2002년 1월 25일 바둑을 인정단체로 승인함으로써 바둑은 스포츠화로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이날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김운용 회장은 "바둑이 올림픽에 진입하면 바둑 세계 최강국인 한국의 국위를 크게 선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국바둑의 비젼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바둑의 인정단체 승인은 단지 시작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향후 과제
바둑은 이제 스포츠라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 여기서 바둑계와 스포츠계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바둑계에서 바둑을 스포츠화 하려는 노력의 방향은 다음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바둑을 스포츠로 보는 것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체육계의 인식 전환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바둑의 스포츠적 측면의 부각과 새로운 바둑 문화 형성이다.
셋째, 바둑을 아시안 게임이나 IOC의 인정종목으로 승인을 얻고 이후에 정식 종목화하기 위한 준비와 노력이다.

패널 : 김정명(명지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한철균(전문기사)
신병식(SBS 논설위원)


주제발표가 끝나고 대학에서 무역영어를 가르친다는 한 참가자는 "바둑의 스포츠화 등 바둑 관계자들이 애쓰고 있지만 문화관광부 등의 정부기관에서 책정한 바둑관련 예산은 사실 아주 미미하다"며 "바둑학회 혼자만 바둑을 짝사랑하면 안되고, 바둑의 영어화를 이뤄 세계적으로 상품화를 해야한다"고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명지대학교 대학원에 재학중인 중국 프로기사 뚜위펑(杜宇峰) 2단은 "중국은 중국리그를 통해 어느 정도

▲ 명지대 남치형 바둑학과 교수(왼쪽)와 명지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중국의 뚜위펑 2단.

바둑이 스포츠화된 것이 사실이다."며 "한국은 얼마 전 시작한 한국리그를 중국리그와 마찬가지로 더욱 상품화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장원재 교수

-바둑의 스포츠화가 얼마나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에 대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한국 바둑계의 상황은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바둑이 하루빨리 대중적 이미지를 창출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바둑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바둑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가? 뿌연 담배연기 자욱한 온돌방에 할아버지들이 머리를 맞대고 바둑두는 모습을 연상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사실 아닌가. 이미지 제고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바둑을 공공재와 같이 인식한다. 한마디로 돈을 내고 컨텐츠를 사용한다는 생각을 아예 안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바둑계가 문제니 어쩌니 하고 떠드는 게 사실 아닌가. 또한 설사 그런 이미지를 탈피한다고 해도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결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때다.

-어떻게 하면 바둑을 두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바둑이라는 수단이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바둑은 진입 장벽이 높다. 다시 말하면 그 룰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축구는 일단 시각적이다. 공을 잘 못 차면 관중들이 야유를 보내지만 그래도 그들은 계속 공을 찬다. 이로써 더욱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바둑은 룰 자체도 어렵고 정적이다. 따라서 초보자들을 위한 컨텐츠가 계속해서 만들어져야 하고, 가장 중요한 건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대국이 있으면 항상 똑같은 카메라 앵글로 선수들의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들이댄다. 계속해서 똑같은 장면만 보면 누가 재미를 느끼겠는가.
또한 이런 예를 들 수 있다. 한국의 3대 도장 즉, 권갑용 도장, 허장회 도장, 김원 도장이 있다. 이러한 도장들도 각각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도장은 전투를 주력하고, 다른 도장은 실리를 주력한다든지 하는 특색을 살린다면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소재가 된다.

-타이젬이란 바둑사이트를 알고 있는가? 타이젬에선 베팅대국으로 인해 일부 회원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심지어 청와대 신문고에까지 신고한 회원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타이젬 바둑사이트에서 베팅이란 소재를 접목한 것을 알고 있다. 신고한 그 회원은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이제 바둑은 순수한 의미의 바둑을 추구해선 살아남을 수 없다. 만약 베팅이 도박이라고 한다면 복권도 일종의 도박으로 볼 수 있는데 왜 그에 대해서 벌떼같이 일어나지 않는가? 바둑이라는 수단을 쉽고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선 더욱 더 그러한 방법들을 접목시켜야 한다. 베팅 이외에도 거기에 스포츠 토토와 같은 방식을 접목시킨다든지 하면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도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는 이미지와 홍보다. 이 두 문제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TYGEM/조성철





TYGEM / tyg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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