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전
"영훈이가 친구 대접 해 줄까요"
기성 도전기 벌이는 최철한, 박영훈 인터뷰
2005-03-23 오전 10:24:41 입력
| 국내3관왕에 올랐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아직까지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최철한 9단. 거꾸로 후지쯔배와 중환배 우승, 삼성화재배 준우승 등 국제대회에서는 눈부신 활약을 하는 데 반해 국내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박영훈 9단. 그런데 기성전 도전권을 따낸 박영훈 9단이 최철한 9단에 도전장을 내밀더니 단번에 2연승을 거둬 타이틀 쟁취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용' 박영훈 9단이 '국내용' 최철한 9단에게 칼을 들이밀어 국내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데…. 이들은 라이벌인 동시에 '소띠' 동갑내기 친구이다. 2국이 벌어지는 날, 나중에 인터뷰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박영훈 9단은 곧바로 쉽게 약속 날짜를 잡아주었고, 최철한 9단이 조금 망설였으나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 애당초 이번 인터뷰는 1국을 진 최철한 9단이 2국에서는 만회를 할 경우 1 : 1 상황이 되는 것이라 더 없이 좋은 인터뷰가 되리라고 판단, 계획한 것이었다. 그런데 2국에서도 박영훈 9단이 승리하는 바람에 최철한 9단과 잡은 인터뷰는 조금 꺼림칙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박영훈 9단은 물론 최철한 9단 역시 밝은 모습으로 대화를 나눴다. 두 기사에게 감사의 뜻을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
- 최철한 9단은 이창호 9단에게 2004년 기성전에 도전을 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박영훈 9단에게 도전을 받았는데 기분이 어떤가. 앞 뒤 상황이 바뀌었는데…. 적응이 안 된다. 예선부터 치열하게 올라오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편안하게 두다 보니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것 같다. -기성전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박영훈 9단에게 2 대 0으로 밀리고 있다. 혹시 국수전에서 이창호 9단에게 3 대 0으로 이기고 마음이 풀어진 것은 아닌지. -이창호 9단에게 3 대 0으로 승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혹시 이창호 9단 바둑만 연구를 해서 기성전에서 박영훈 9단에게 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론 다른 기사들도 이창호 9단 바둑을 많이 연구하겠지만. -잉씨배 이후 타격을 받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어떤가. -국내 결승전이나 세계대회 결승전이나 떨리기는 마찬가지 일 것 같다. 큰 승부에서 기분이 어떤가. 떨리지 않는가. 강심장이어야 할 것 같은데(웃음). -프로기사들은 "떨리지 않아요?" 라고 물으면 대답이 똑 같다. "처음에는 그런데 대국하다보면 별 생각 없어요."라고 말한다. 진짜인가? 기자도 바둑을 두다보면 작은 승부에도 손이 떨려서 창피한 적이 많은데…. ^^
-단도 직입적으로 묻겠다. 최철한 9단은 '국내용', 박영훈 9단은 '국제용'이라는 서로 반대되는 별명(?)을 갖고 있다. 느낌이 어떤가? 나쁜 건가요? 국제대회에서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서 당연히 들을 소리다. 그나저나 너무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는 것이라 적응이 잘 안되네. ^-^ -이번 기성전에서 2연승을 거뒀다. 1 : 1 정도를 보통 예상하는 분위기였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결승1, 2국, 특히 2국은 상당히 격렬하게 느꼈다(기자의 시각에서 볼 때). 최철한 9단이 전투를 즐기는 기풍이지만 본인은 다르지 않은가. -이번주 금요일, 25일에 3국을 둔다. 여기서 또 이기면 타이틀을 차지하게 된다. 자신이 있는지. 참고로 기성2국을 승리해 통산전적에서 5승 4패로 한발 앞서나갔다. -지난해 말 이창호 9단과 벌인 LG정유배 결승전에서 0 : 3으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러한 이창호 9단이 올초 국수전 도전기에서 최철한 9단에 0 : 3으로 물러났다.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기성전 3국마저 이기면 최철한 9단을 0 : 3으로 꺾게 된다. 그럴 경우 세 사람이 묘하게 물리고 물리게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창호 9단에게는 판 맛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최철한 9단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보는데, 왜 유독 이9단만 만나면 작아지는 것일까? -3 : 0으로 완봉승을 거두지는 못하더라도 현재 2승을 거두고 있어 기성 타이틀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커졌다. 좀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그럴 경우 국내 판도가 달라진다. 이창호-최철한 양강구도에서 이창호를 선두로 최철한, 박영훈 트리오 시대라고나 할까? -메이저 국내기전에서 첫 우승은 천원전에서 달성했지만, 기성전처럼 도전기가 아닌 선수권이 아닌가. 따라서 이번에 기성전을 차지하면 사실상 첫 타이틀인 셈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제한시간과 흑백 중 어느 쪽을 좋아하는가. -둘은 원성진과 더불어 '송아지3총사'로 불리고 있고 바둑계는 서로 라이벌로 본다. 하지만 97년에 입단한 최철한 9단에 비해 2년이나 늦게 프로가 됐다. 프로 세계에서는 상당히 큰 시간이랄 수 있는데, 지금처럼 정상에 오르기까지 어떤 특별한 노력을 했는가. -물론 지난해 후지쯔배에서 우승한 것이 컸다. 하지만 그 전에 삼성화재배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바둑인들로부터 주목을 제대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처럼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낸 게 국내대회, 특히 이번 기성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는가. -이창호 9단으로 얘기를 돌려보자. 알다시피 국수전에서 최철한 9단과 리턴매치를 벌여 0 : 3이라는 최소한 기록면에서 처참하게 졌다. 이렇게 물러서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다. 하지만 결과가 그렇게 나오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곧이어 벌어진 농심신라면배에서는 '5연승 우승'을, 춘란배에서도 2연패를 달성하며 한때 나돌던 '슬럼프' 설을 그대로 일축시켰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평소에 공부는 얼마만큼 하고 운동을 하고 있는가? 있으면 어떤 운동을 주로 하는지 자세히 알려달라. -창하오 9단이 잉씨배에서 우승해 모처럼 중국에서 경사가 났다. 하지만 춘란배에서는 이창호 9단에게 져 또 다시 우승컵을 손에 넣지는 못했다. 이를 두고 중국에서는 '역시 세계최강은 아직도 이창호'라고 공공연하게 인정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이창호 9단을 진정으로 뛰어넘는 기사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본인도 포함해서 얘기해 달라. -자신의 기풍에 대해 알려달라.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와 프로기사로써 목표는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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