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젬게임

국수전

최철한, 놀라운 완봉승!

종합기사-최철한, 이창호 현지 인터뷰

2005-02-17 오후 6:51:14 입력


▲금강산에서 열린 국수전 3국 모습. 최철한 9단(오른쪽)이 이창호 9단을 3 대 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설마 이창호 9단이 3:0으로야 무너지겠어?"
다들 설마했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1년전 빼앗겼던 국수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 칼을 갈았던 이창호 9단이 처지가 바뀌어 도전자로 나서 설욕을 다졌던 국수전 리턴매치의 결과는, 참담한 3:0, 완봉패로 끝났다.

한국바둑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 금강산호텔 2층에서 벌어진 제48기 국수전 도전5번기 3국에서 최철한 9단이 이창호 9단에 151수 만에 불계승을 거둠으로써 종합전적 3:0 스트레이트로 국수위를 방어했다.

이날 대국은 시작하자마자 관전자들을 긴장시켰다. 입회인인 김인 9단이 개회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창호 9단이 바둑을 두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긴장했음인지 아니면 깜빡 잊었던 것인지 백돌통의 뚜껑을 열지 않았던 것. 이에 최철한 9단이 잠시 눈치를 보다가 첫수를 반상에 놓았고 그때서야 비로소 뚜껑을 열고 착점해 관계자들을 안심시켰다.

초반 흐름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된 이날 바둑은 서로 평이한 포석을 짜며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 그러다 중반에 접어들며 이창호 9단이 우하귀을 파고 살면서 다소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종반무렵까지 백(이창호 9단)이 전반적으로 두터운 형세를 유지해 금강산에서 반격의 교두보를 구축하는 것으로 보았으나 세불리를 느낀 최철한 9단이 좌하변에서 던진 강력한 승부수에 그만 덜미가 잡히며 대마가 떨어지는 불상사를 당했다.


▲조훈현 9단이 공개 해설을 하고 있다. 이날 공개 해설장에는 20여명의 바둑팬들이 함께 참여했다.

금강산 현장에서 공개해설을 한 조훈현 9단은 "하변에서 나온 이 모양은 얼마전 위빈 9단에게 역전패를 당한 바둑과 거의 같다. 아마 이창호 9단도 그때의 아픈 기억이 떠오르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잠시 뒤 이창호 9단이 돌을 던지며 그때의 악몽을 되풀이했다.

서울에서 이 바둑을 지켜보며 인터넷 중계를 한 윤현석 7단은 "흑117로 하변을 활용했을 때 백118로 버텼는데, 이 수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128의 곳으로 물러서는 것이 정수였다. 여기서 백이 걸렸다."고 촌평했다.

역사적인 금강산 대국은 오후 5시 무렵에 끝났으나 두 기사는 상당히 아쉬웠는지 40분이 넘도록 복기를 했다.

이날 금강산호텔 현지에서는 공개해설과 지도다면기도 곁들여졌다.
조훈현 9단이 오후 대국(2시 시작)에 맞춰 호텔 1층 로비에서 이번 행사에 참여한 바둑팬들을 위해 명쾌한 해설을 펼쳤다. 해설에 앞서 조9단은 "저라면 요즘 같은 추세라면 3:0으로 지는 게 별로 이상할 것이 없겠지만 이창호 9단은 다르다."며 최소한 3국에서는 이창호 9단이 이기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했다.

또한 공개해설이 끝난 뒤 오후 3시 30분부터 루이 나이웨이 9단, 윤종섭 3단, 박종열 4단 등 세명의 프로기사들이 지도다면기 서비스에 나섰다. 특히 여성기사 최초로 국수에 올랐던 루이 나이웨이 9단에게 팬들이 몰려들어 대단한 인기를 실감하기도.

................................................................................................................................................

국수전 3국이 끝나고 40여분간 복기 시간을 가진 후 최철한 9단과 이창호 9단을 대국장에서 만나봤다.

인터뷰는 준우승자인 이창호 9단과 우승자인 최철한 9단 순으로 진행됐다.


인터뷰1/ 최철한 9단

"잉씨배에서 잘 하라고 밀어주신 것같다!"

-국수 2연패에 성공했다. 소감은?
처음 국수를 땄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느낌이 없다. 이번에는 의외로 3:0으로 이겨서 나도 이상하게 느낄 정도다. 쉽게 이겼지만 아쉽다. 그 이유는 이창호 9단이 제 컨디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창호 9단이 침체기인 듯해, 운이 좋아 기회를 잡은 느낌이다.

-흑번필승 흐름을 보인 작년에 비하면 이번엔 쉽게 이겼다.
작년에는 흑을 잡을 때만 자신이 있었는데 올해에는 뭘 잡아도 할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두다보니까…(웃음) 이창호 9단과 두는 대국은 재미있지만 이번에 3:0으로 이긴 건 실감이 안난다.

-최근 속기전을 뺀 나머지 기전에서 8연승을 달리고 있다. 알고 있는가?
속기전도 승부니까 내겐 중요하다. 오히려 제한시간이 부족해 부담스럽다. 4시간 바둑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최철한 9단.
-그렇지만 오늘은 별로 시간을 쓰지 않고 빨리 끝냈는데?
승부처라 느끼는 대목에서 시간을 많이 쓰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시간을 쓰지 않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바둑은 생각할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별로 쓰지 않은 것이다.

-오늘 대국에서 어려웠던 장면이 있었다면?
중간에 상변에서 (이창호 9단이) 잘 뒀으면 어려웠다. 김인 9단이 이를 지적했는데, 맞는 말씀인 것 같다. 하지만 대국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나중에 집 바둑 양상으로 갈 때 시간을 쏟아부어서 생각하려고 했다. 승부처가 빨리 왔다.

-세계 일인자를 연속 꺾고 있다. 다음 목표는?
이창호 9단이 컨디션이 나빠서 이겼을 뿐이다. 잉씨배에서 잘 하라고 밀어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은 일인자 실력도 안되고 욕심 또한 없다. 더 배우고 싶다. 강자들을 쫓아가련다.

-국내용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앞으로 남은 잉씨배 대국에 자신이 있는가?
지금은 자신 있다. 이번 국수전 승리를 통해 자신감이 더 생겼다.

-오늘은 원하는 대로 포석을 짰는가?

그렇다. 이창호 9단은 다른 기사들과 달리 전에 갔던 길을 그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 나야 작전을 짜고 나왔지만 그래도 이창호 9단은 그대로 뒀다. 보통은 상대가 전처럼 똑같은 포석을 들고나오면 좀 바꾸려고 하는데….

-2연패를 했다. 앞으로 몇 연패를 할 자신이 있는가?
한 4연패 정도? 이런 식이면 3연패도 하고 4연패도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제는 누가 올라와도 재미있는 승부로 즐기고 싶다.

-어려운 상대 3명만 꼽는다면?
이세돌 9단, 이창호 9단. 음…, 쿵제 7단이다.

-금강산 대국은 역사에 길이 남을 대국이다. 어제 저녁 때는 뭘 했는가?
밖에 나가 돌아다녔는데, 너무 추웠다. 그래서 바로 숙소로 들어갔는데 나온다고 하던 텔레비전도 안 나와서 심심했다.

-아침은 잘 먹었는가?
원래 안 먹고 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함께 오신 부모님이 등산갔다가 오시면서 밥을 날라주셨다. 그 바람에 먹고 대국을 했다. 먹어도 이겼다. 하지만 이기고도 씁쓸하다.

-이겼으면 기뻐해야 정상이 아닌가?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이겼지만…, 이창호 9단이 이전과 달리 승부욕이 떨어진 것 같아서….

-이창호 9단이 좀 밋밋해진 것인가?
나한테 자꾸 지니까 전보다 느낌이 달라졌다. 자신의 바둑을 안보여주고 있어서 안타깝다. 내가 원하는 쪽으로 많이 갔다. 오늘 바둑도….
(이 대목에서 최철한 국수는 예전 이창호 9단 바둑의 본령을 기대하고, 그 스타일과 힘껏 맞부딪쳐 이기고 싶었던 듯하다. 그런데 거꾸로 이창호 9단이 자신의 스타일로 싸웠고, 이렇게 이긴 데 대해 아쉬움을 많이 느끼는 표정이었다.)

-김인 9단의 대국 시작 선언이 있었는데도 이창호 9단이 바둑통 뚜껑을 열지 않았다. 그때 어땠는가?
좀 당황하기는 했다. 뚜껑을 열지 않고 내쪽만 바라봐서 더욱 그랬다. 하지만 내가 두면 곧 뚜껑을 열고 두리라 생각해서 바로 착점했다. 그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

인터뷰2/ 이창호 9단

"열심히 둬서 졌으므로 여한은 없다!"

-초반에 좋았다고 하는 말도 있던데?
만만치 않았다.

-올해 성적이 안좋다.
내가 더 실수를 많이 한 것 같다.

-자주 지는 다른 이유라도?
왜 이겼는지 물었을 때 이유를 모르는 것처럼 별다른 이유는 없다.

-권태기라는 얘기도 있고, 바둑이 지겨워졌다는 얘기도 있는데….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요즘에는 그런 거 전혀 없다.

-최철한과 두면 답답한가?
기본적으로 침착하고 수읽기에 강한 기사다. 그외 특별한 이유는 없다.

-금강산에서 바둑을 둔 소감은? 힘들지는 안았는가?
아시잖아요? (아침 일찍 출발하여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숙소에 도착한 것을 말함)


▲이창호 9단.

-요즘엔 이창호 9단도 전투를 많이 한다. 무슨 변화라도 모색하는 것인가?
예전보다 확실히 전투를 벌이는 쪽을 생각한다.

-왜 그런가?

바둑이 치열해지니까 거기에 맞춰가는 것이다.

-슬럼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참 어려운 질문이다. 이겼을 때는 컨디션이 좋은 덕분이고 졌을 때는 컨디션이 나쁠 뿐이다. 슬럼프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3:0으로 진 것에 대해 충격을 받지는 않았는지?
별다른 것은 없다. 아쉬울 것도 없다. 전체적으로 상대가 잘둬서 이겨 갔기 때문이다.

-이세돌, 최철한, 어느 쪽이 더 부담스러운가?
아직은 누가 더 힘들다고 말할 수 없다.

-오늘 패배로 앞으로 어떤 전략에 변화를 준다든지, 그런 생각은 하고 있지 않은가?
특별한 전략 변화는 없을 듯 싶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겠다. 별다른 연구를 하는 방법도 모른다. 다만 상대를 더 연구하겠다.

-작년에도 인터뷰에서 '몰라서 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준비를 한 것으로 아는데, 그럼에도 졌다. 그렇다면 상대가 더 강해진 탓인가?
더 강해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작년에는 잘 대비를 못해 져서 아쉬웠다. 하지만 올해에는 열심히 뒀는데도 졌다. 그래서 여한은 없다.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후원하는 국내 최고(最古)의 국수전 우승상금은 3천 3백만원이다. <금강산=최진용>

................................................................................................................................................


■
제48기 국수전 도전5번기 결과

도전5번기
승자
패자
결과
1국
최철한 9단
이창호 9단
149수 끝, 흑 불계승
2국
최철한 9단
이창호 9단
196수 끝, 백 불계승
3국
최철한 9단
이창호 9단
151수 끝, 흑 불계승
4국
 
 
 
5국
 
 
 





TYGEM / 정용진

관련기사

SNS 간편로그인

(주)컴투스타이젬    대표이사:이승기    사업자등록번호:211-86-95324    사업자정보확인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15 파이낸셜뉴스빌딩 4층

제호: 타이젬    등록번호: 서울 아04168    등록(발행) 일자: 2016.10.4

발행인: 이승기    편집인: 정연주    청소년보호책임자: 장성계

전화: 1661-9699 (상담시간:10:00-18:00)    FAX : 070-7159-2001    이메일보내기

COPYRIGHTⓒ Com2uS TYGE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 타이젬 일본
  • 타이젬 중국
  • 타이젬 미국
  • 타이젬 대만

2019 인공지능대상 수상

등급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