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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어떻게 가야하나? 上
국회 바둑정책토론 지상중계2
2005-09-18 오전 7:07:5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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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종주국 중국과 종주국의 지위를 자처하는 일본을 넘어 세계 바둑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하여 새로운 한국류 바둑 패러다임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둑 관련부문 종사자 여러분들의 노고로 인하여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많은 문화, 스포츠 관련 부문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바둑관련 문화상품의 성장 잠재력을 구체화시키기 위해서는 국가와 관련부문이 유기적으로 협조관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바둑계는 체육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의 체육에 대한 정의는 근육활동을 수반한 신체활동에서 벗어나 심신(心身), 즉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는, 정신스포츠 분야도 아우르고 있는 추세다. 지금 우리나라의 e스포츠의 경제규모는 연간 4500억원 규모에 이른다고 한다. 2006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체스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이 점은 바둑계가 반성해볼 문제다. 체스는 구 소련이나 인도 위주로 보급된 서양게임인데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시아의 중심은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인데 이들 동양3국이 내세우는 바둑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건 생각해볼 문제라고 본다. 무용수는 스포츠선수들과 쓰는 근육이 다르다고 한다. 이를테면 섬세근육이 발달해 있는데 이들이 2년간 군대를 다녀오면 이러한 근육이 퇴화하여 무대에 서기가 어렵다고 한다. 바둑도 마찬가지라고 들었다. 병역 의무는 누구나 마땅히 이행해야 할 일이지만 나라를 빛내고 국민문화를 증진시키는 각 분야의 유망 주역들에게는 국가 차원의 배려가 절실하다. 오늘 이러한 모든 얘기들을 나누고 중지를 모아 국회 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실제로 세계의 바둑인들은 한국바둑계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외국에 자국의 프로기사들을 파견해 왔고, 정부에서는 이들에게 체재비와 생활비를 지원해 주었다. 이러한 노력은 클럽 중심의 바둑 활동이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성장하여 오늘날 매년 일본에서 개최하는 세계아마바둑선수권전의 참가국 수가 60여 국에 이르는 결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의 부재는 물론 사회적 환경의 차이에서도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에 비해 일본은 확실히 자국의 전통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에 적극적이다. 프로기사들은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다. 솔직히 같은 프로기사로서 부러운 구석이 적지 않다. 그 덕분에 세계 바둑인들은 일본말인 '고' 외에 한국의 '바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가 세계를 평정하다시피 했던 불과 수년 전과 달리 이제는 고와 바둑이 함께 쓰인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한국기원과 프로기사들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정부가 나서주어야 한다. 사실 한국이 세계 최고라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바둑은 분명 그 중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바둑은 두뇌 스포츠요 머리싸움이 아닌가. 바둑의 홍보와 보급이야말로 한국인 두뇌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널리 알리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밖으로뿐만 아니라 안으로도 정부의 제도적,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겉으로는 세계 최강의 화려함을 입고 있지만 사실 내부적으로는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이 한국바둑계인 것이다. 우리나라 200여 명 프로기사들 중에 사실 상금과 대국료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기사들은 상위 1,20명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어린이 교육이나 개인지도, 기원 운영 등을 통해 생계비를 벌고 있는 실정이다. 바둑의 세계화도, 국내 보급도, 참신한 변화도 결국은 바둑에 수입을 의존하는 전문 계층의 생계가 안정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중고교에 바둑 특기생 제도가 생기고, 프로기사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등 바둑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 동안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느껴졌던 진학 문제의 해법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그 길이 더욱 넓고 단단해진다면 각 학교들의 바둑 클럽 활동 역시 매우 활발해질 것이라 기대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이제 한국기원이나 기사들의 자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된다. 한국바둑계는 이 순간 정부의 도움과 뒷받침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세계 최강의 실력을 인정받기까지 한국바둑계는 60년을 앞만 보고 달려 왔다. 이제 지치고 힘겨워 하는 한국바둑계에 정부가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 맞잡아 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가 형성되고 유지되고 있는 것은 정수현 교수의 발제문에서 지적하였듯이 정부의 지원정책의 결과가 아닌 민간단체의 주도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의 결과이다. 정부의 지원정책에서 많이 질타를 받고, 개선을 요구받고 있는 내용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정부와 민간간에 matching play의 부족이다. 한국바둑의 지속적인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정부 및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을 기초로 두 가지 정도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먼저 바둑의 위상이다.
현재, 온라인 바둑인구는 25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바둑 이용자들은 다른 게임 이용자와 달리 트랜드를 잘 타지 않으며, 사이트 충성도도 높아 다른 사이트로 잘 옮아가지 않는 특성이 있다. 달리 말하면 게임산업에서 보면 바둑은 매우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종목이라는 것이며, 지난 5월 온라인 바둑게임인'키즈바둑'이 이달의 우수게임으로 선정되어 문화관광부로부터 시상을 받은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다. 만약, 게임이 'e-sports'로 대한체육회 정식종목이 된다면 온라인상의 바둑게임은 정식 종목이고, 오프라인 바둑은 정식종목이 아닌 모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바둑과 게임은 그 역사와 원리, 특성이 매우 다르지만 창조적인 정신활동의 영역이라는 동일성에서 보자면 최소한의 균형성을 갖고 대한체육회에서의 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바둑이 갖고 있는 국민 여가적 측면, 교육적 측면, 정신건강측 측면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감안한다면 다른 스포츠 종목이 갖고 있는 유사한 장점과 비견해도 모자랄 것이 없다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바둑영재 육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다. 결론적으로 어려서부터 바둑에 대한 가능성이 있는 영재를 발굴, 육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점이다. 특히 세계 바둑계의 최상위를 수성하여 한국바둑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입증하고, 이를 통한 국가이미지 제고로부터 부수적 경제효과까지를 고려한다면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과학 분야를 필두로 영재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영재학교를 설립하는 등, 영재 발굴 및 지원에 대해 국가적 지원을 확대하는 만큼 한국바둑의 성공적 미래를 위하여 바둑영재를 위한 정책적 계획이 조속히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바둑은 체육 종목으로 승인되어 있지 못해 문화관광부나 대한체육회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는 아마추어 바둑대회 등에 대한 개별 사업 지원은 하지만 바둑계의 전반적인 발전에 대해서는 지원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바둑을 활성화하고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상급학교 진학 혜택, 병역 특례 등 제도적 뒷받침과 바둑관련 서적 출간, 콘텐츠 제작, 각종 이벤트 기획 등을 위한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바둑 최강국이지만 세계화에는 일본에 한참 뒤져 있다. 현재 일본식 바둑용어가 전 세계에 전파, 교육되고 있는 등 바둑을 일본의 문화를 알리는 수단으로 적극 이용하고 있는 반면에 한국은 그러한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대회 23연속 우승이라는 빛나는 업적을 올린 한국바둑의 위상은, 이를 활용해 국가이미지 및 한국 알리기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8월에 중국 베이징에서는 아시아 5개 도시가 참가하는 국제어린이바둑대회가 개최되었다. 이 대회에서 최초로 남·북의 어린이가 마주 앉아 바둑을 두게 되었는데, 이처럼 바둑은 남북교류의 장을 넓히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남북교류 측면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사실 바둑만큼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활동이 활발한 스포츠도 없다. 최근 게임산업은 각광받는 문화산업으로 성장해 활발한 국제 게임대회(e-스포츠)가 개최되고 있고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게임대회 유치전도 치열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바둑도 이러한 스포츠의 한 부분으로서 한국 문화산업 발전의 중심에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한국 바둑의 세계화를 위한 국가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하더라도 바둑의 세계화를 위한 각종 사업의 추진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바둑은 민간 차원에서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향후 정부 지원이 이루어질 경우, 정부에서 지나치게 개입을 한다면 행정기관의 경직된 지원과 규제로 인하여 바둑계의 창의성과 유연성이 위축되고 훼손되어 오히려 발전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지원은 하되 개입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향후 국회 차원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에 유의하여 한국 바둑의 세계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고 바둑이 국민생활에 더욱 유익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노력을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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