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쎈돌’ 이세돌과 ‘세계 제일인’ 이창호가 바둑계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홀연히 한 고수가 등장하여 이세돌을 3대0으로, 이창호마저 역시 3대0로 스트레이트로 동시에 제압해버렸다면?
물론 이 정도의 성적만으로 최강자라고 속단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막강 전력의 이창호-이세돌 양웅이 6전 전패하였다는 것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엄청난 사건으로 간주되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5년 10월 31일 이러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주인공은 ‘어린 황제’ 박영훈.
박영훈은 지난 8월 7일~10월 11일 사이 이창호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더니, 10월 2일~31일 사이에는 이세돌을 상대로 역시 3연승을 거두었다(아래 도표 참조). 보통 기사는 이창호-이세돌을 상대로 1승도 거두기 어려운데 6전 전승을 거두다니… 이는 실로 박영훈이 지니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드디어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 아닐까?
박영훈, 대 이창호 3전 전승!
 ▲ 물가정보배 결승에서 박영훈 9단(오른쪽)과 이창호 9단이 복기를 나누고 있다. | 먼저 박영훈은 최근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를 상대로 3연전을 벌여 전승을 거두었다.
| 05.08.07 한국바둑리그 주장전 흑 2집반승. 05.10.04 물가정보배 결승 3번기 1국 백 2집반승. 05.10.11 물가정보배 결승 3번기 2국 흑 4집반승(타이틀 획득!).
| 사실 그동안 박영훈은 이창호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기만 했다. 역대전적 8전 1승 7패. 입단이후 2004년까지 대 이창호 전적이다. 작년도에 후지쯔배와 중환배를 제패하며 세계대회 2관왕에 등극하였음에도 전문가들이 박영훈을 최강자 대열에 선뜻 포함시키지 못하고 다크호스로 분류하였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동년배인 최철한이 이창호를 상대로 번기승부 3연승을 거두고 통산전적에서 앞서나가고 있었던 것을 생각할 때 확실히 박영훈은 이창호 9단에게 유난히 약한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천재기사로 불리면서도 이창호의 벽을 넘지 못해 2진 그룹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던 조한승(4승 17패), 안조영(1승 13패), 최명훈(7승 30패), 목진석(5승 18패) 등과 박영훈이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박영훈은 무언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제 통산전적 4승 7패. 앞으로 박영훈이 3승 정도를 더 추가해야 승부의 저울이 균형을 이루게 된다. 물론 속기전 전적만으로 보면 4승 3패로 박영훈이 오히려 우세하다. 그렇다면 일단 속기전에서는 이창호 장벽을 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최근 각종 기전이 속기전화되어가는 추세를 감안할 때 박영훈의 상승세는 더욱 돋보이게 될 것 같다.
박영훈, 대 이세돌 3전 전승!
 ▲ 원익배 십단전 8강에서 박영훈 9단(오른쪽)이 이세돌 9단을 반집으로 제압했다. | 이창호에게와 마찬가지로 박영훈은 이세돌에게도 그동안 열세를 면치 못했다. 2005년 1월까지 역대전적 11전 3승 8패(2004년까지는 3승 7패). 하지만 2005년 10월 한 달 동안 박영훈은 여러 기전의 중요한 고비에서 이세돌과 세 번 마주쳐서 다음과 같이 전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 05.10.02 바둑리그 주장전 흑 불계승. 05.10.29 영남일보 프로최고수전 4강전 백 10집반승. 05.10.31 원익배 십단전 8강전 흑 반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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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에게 연승을 거둔 덕에 프로최고수전, 십단전 양 기전에서 박영훈은 결승 3번기에 진출하여 5관왕을 바라보게 되었다.
최철한, 송태곤도 제압!
현재 랭킹 4위에 올라 있는 박영훈은 위에 언급한 랭킹 1-2위 이세돌-이창호뿐 아니라 랭킹 3-5위인 최철한-송태곤에게도 금년 들어 우세한 전적을 보이고 있다.
먼저 최철한과는 2004년까지 3승 4패의 전적으로 약간 뒤져 있었으나 2005년 들어 5승 3패를 기록함으로 오히려 8승 7패의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특별히 박영훈은 기성전 도전 5번기라는 큰 승부에서 최철한과 접전끝에 3:2승을 거두며 타이틀을 쟁취함으로 더욱 자신감이 충만해진 상태이다.
그리고 19세 유망주 송태곤에게도 2004년까지는 1승 4패로 열세였으나 2005년 들어 4연승을 거두며 송태곤 역시 휘하로 거두어들이는 형세이다.
결국 박영훈은 2005년 들어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면서 한국랭킹 1~5위 초일류 강자들을 예외없이 차례로 무릎 꿇리며 바둑계를 평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박영훈이 2005년 바둑계 최강자로 떠오르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는 엄청난 사건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2005 바둑리그 성적이다.
2005 한국리그 7전 전승의 대기록
 ▲ 한국리그 주장전에서 신성건설 박영훈 9단(왼쪽)이 범양건영 송태곤 7단을 눌렀다. | 지난 11월 6일(일) 박영훈 9단(신성건설 주장)은 2005 한국바둑리그 주장전 최종국에서 범양건영 주장 송태곤 7단에게 집백 3집반 승을 거두면서 7전 전승의 대기록을 수립했다. 비록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이라서 타이틀과는 무관하지만 한국최강기사 8명이 참가한 주장전에서 전승을 거두었다는 것은 빅3 타이틀전 우승에 결코 못지 않은 엄청난 성적이다.
| 1차전 05.06.02 조훈현(제일화재) 흑 8집반승 2차전 05.06.12 최철한(보해) 흑 10집반승. 3차전 05.07.31 유창혁(파크) 흑 5집반승. 4차전 05.08.07 이창호(한게임) 흑 2집반승 5차전 05.09.18 목진석(넷마블) 백 9집반승. 6차전 05.10.02 이세돌(피망) 흑 불계승. 7차전 05.11.06 송태곤(범양건영) 백 3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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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04년 같은 대회에서 박영훈은 제일화재팀의 주장으로 출전하여 1승 6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둔 바가 있다. 하지만 1년 만에 박영훈은 2004년도에 아무도 이루지 못했던 주장전 전승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한국리그 최고의 스타로 거듭났다. 참고로 2004년에는 이창호-이세돌-최철한이 5승 2패로 주장전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박영훈, 5관왕에 도전한다!
앞으로 박영훈은 영남일보배에서 조한승과, 원익배 10단전에서 이창호-최철한의 승자와 각각 결승 3번기를 겨루게 된다. 만일 이 두 개의 타이틀을 모두 차지한다면 박영훈은 5관왕에 등극한다(기성, 물가정보, 신인왕, 최고수, 10단). 이는 현재 한국프로바둑 최다관왕(5관왕)인 이창호 9단과 같은 숫자(춘란, GS, 왕중왕, 왕위, 바둑왕).
물론 5개 중 3개 기전이 제한기전이기에 타이틀 함량에 있어서, 대부분 본격기전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창호 5관왕이나 이세돌 4관왕(후지쯔, 삼성화재, 도요타, 맥심배), 최철한 3관왕(중환, 국수, 천원) 등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최다관왕이라는 기세는 천하의 누구도 두렵지 않다는 담대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박영훈 9단이 지금의 파죽지세를 계속 살려나가면 5관왕은 물론이고 7관왕, 9관왕도 못하라는 법은 없다. 앞으로 박영훈 9단이 창세철(昌世哲) 3강과 더불어 치열한 경쟁을 거듭하여 전력의 상승효과를 이루어감으로써 한국바둑 세계최강 시대를 적어도 10년 이상 책임질 수 있는 거목으로 성장하게 되기를 바란다.
※금주의 차감기전: *100% 차감(종료후 1.5년) -국내기전: 없음. -해외기전: 중국 17기 초상은행배(우승 구리/ 2004.5.2 종료) -세계기전: 없음.
*50% 차감(종료후 1년) -국내: 9기 GS배(우승: 이창호/ 2004.11.6 종료) -해외-세계 기전: 없음.
| ■ 한국 주간 바둑 랭킹 11~100위
11 김성룡 12 이영구 ↑2 13 김주호 ↓1 14 윤준상 ↓1 15 강동윤 16 안달훈 17 고근태 ↑4 18 안조영 19 목진석 20 이희성 ↓3 21 옥득진 ↓1 22 예내위 23 백홍석 ↑3 24 류재형 25 김승준 ↓2 26 허영호 ↓1 27 윤성현 ↑1 28 박승현 ↑1 29 윤현석 ↑1 30 이정우 ↓3
31 홍성지 32 이상훈大 33 조혜연 ↑6 34 홍민표 ↓1 35 김명완 36 이상훈小 ↓2 37 온소진 ↓1 38 서봉수 39 양건 ↑3 40 박정근 ↑3 41 김만수 42 김영삼 ↓2 43 강지성 ↑1 44 박지은 ↑3 45 강주구 46 최명훈 ↓9 47 최규병 ↓1 48 김환수 49 장수영 ↑1 50 박승철 ↓1
51 진동규 52 양재호 53 박병규 54 김대용 55 김영환 56 유재호 57 김동희 58 이재웅 ↑159 윤혁 ↑2 60 김일환 61 이홍렬 ↑2 62 김동엽 ↑15 63 박지훈大 ↓1 64 손근기 65 서건우 66 최원용 ↓8 67 유경민 68 김광식 ↓2 69 이성재 ↓1 70 박지훈小 ↓1
71 김지석 ↓1 72 한종진 ↓1 73 이하진 ↓1 74 김기용 75 오규철 ↓2 76 백대현 77 진시영 ↑1 78 현미진 ↑1 79 임순택 ↑1 80 안영길 ↑1 81 서무상 ↑1 82 이현욱 ↑1 83 서능욱 ↓8 84 김진우 ↑1 85 김찬우 ↑2 86 김종준 87 박진솔 ↓3 88 김형환 89 박종열 ↑1 90 김수장 ↓1 91 윤기현 92 김강근 93 고재희 94 백성호 95 이용수 96 허장회 97 유해원 98 홍종현99 홍장식 100 이상철
| ■ 주간 바둑 리뷰(2005년 10월 24일)
▶지난 주 우수기사 1. 랭킹PT 상승순 ① 이창호 +164 (국수전 승자 결승 진출: 120 + 승리점수 10 + 10단전 4강 진출: 24 + 승리점수 10) ② 박영훈 +142 (원익배 10단전 결승 진출: 120 + 승리점수 10 + 바둑리그주장전 승리 10) ③ 고근태 +133 (천원전 결승 진출: 120 + 승리점수 13) ※완료기전 차감과 상관없이 지난 주 승리 대국 등에 따른 추가 랭킹PT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2. 랭킹 상승순 ① 김동엽 ↑15 (77위→62위, 강원랜드배 예선전에서 박진솔을 이기고 국가대표자격 획득!) ② 조혜연 ↑6 (39위→33위, 여류국수전 승자 결승 진출!) ③ 고근태 ↑4 (21위→17위, 천원전 결승 진출!)
▶랭킹으로 본 주간 바둑계 주요 전적표 ( )안의 숫자는 대국당시 주간한국랭킹, 단 국제전의 경우 세계통합랭킹
[국제전] * 4기 정관장배 본선 1라운드(1~4차전) 왕샹윈(중국), 신가이(일)-김은선(한, 122위)-만나미(일)-이다혜(한, 129위)를 이기고 4연승 마크!(11.1~4)
* 제1기 강원랜드배 예선 김동엽(77위), 박진솔(87위)을 이기고 국가대표자격 획득!(11.2) ⇒김동엽 RK 15단계 ↑ 62위.
[메이저 A급] *제49기 국수전 본선 이창호(2위), 윤현석(30위)을 이기고 도전자 결정전 진출!(11.7)
[메이저 B급] *제1기 원익배 10단전 본선 박영훈(4위), 송태곤(5위)을 이기고 결승 3번기 진출!(11.3) 이창호(2위), 홍성지(31위)를 이기고 4강 진출!(11.3)
* 제10기 천원전 본선 고근태(21위), 안조영(18위)을 이기고 결승 5번기 진출!(10.21) ⇒고근태 RK 4단계 ↑ 17위.
[제한기전] * 제7기 맥심배 본선 박영훈(4위)-황원준(108위), 각각 장수영(50위)-조대현(120위)을 이기고 16강 진출! (11.4) 안조영(18위), 최명훈(37위)을 이기고 16강 합류!(11.3) ⇒황원준 RK 4단계 ↑ 104위.
* 11기 여류국수전 본선 조혜연(39위), 윤영선(104위)을 이기고 승자 결승 진출!(11.7) ⇒조혜연 RK 6단계 ↑ 33위.
[단체전]
 | * 제1기 마스터즈 삼국지 20국) 조한승(타이젬 주장, 7위), 이창호(엠게임 주장, 2위)를 이기고 2연승을 기록함과 동시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다!(11.1)
◀ 결승전. 타이젬 조한승 8단(왼쪽) 대 엠게임 이창호 9단이 대국 전 모니터 앞에 앉아있다. | * 2005 바둑리그 7라운드 제2게임 : 신성건설, 범양에 4:0으로 승리!(11.3~6) [왼쪽이 승자] 4장전: 김영환(55위, 신성) → 김진우(84위, 범양) 3장전: 이희성(17위, 신성) → 허영호(25위, 범양) 2장전: 박정상(9위, 신성) → 윤준상(13위, 범양) 주장전: 박영훈(4위, 신성) → 송태곤(5위, 범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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