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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대의 북한바둑행사 참관기③-2

8월 23일, 개막식장에 가다

2006-09-20 오전 11:11:38 입력 / 2008-01-25 오후 4:33:43 수정

4월, 유럽각지의 바둑계 소식을 들려줬던 한상대 교수가 이번에는 북한 주최 '제2차 세계무도대회의 바둑 소식'을 전한다[한상대의 지구촌 바둑 기행 바로가기].

한상대 교수는 호주 팀 단장 겸 선수로 8월 22일에 북한에 들어가게 됐다. 29일까지 열리는 대회에 참가한 한교수. 과연 북한 바둑행사는 한국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타이젬에서는 한상대 교수의 북한 방문기를 차례로 연재한다. 북한 방문기는 타이젬 칼럼 '한상대의 지구촌 바둑 기행'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


8월 23일(수)-2

오후 4시에 개막식장에 정장을 하고 나오라고 하여 우리는 서둘러 호텔로 돌아 왔다. 4시에 버스를 타고 개막식장인 태권도 전당에 갔다. 우리를 목적지 도착 전에 버스에서 내리게 한다. 밖으로 나오니까 연도에 사람들이 늘어서서 우리를 환영한다. 수천명은 동원된 것 같다. 여성 브라스(Brass) 밴드의 합주에 맞추어 손을 흔든다. 우리들이 손을 흔드니까 그들은 와~! 소리까지 지르며 열열히 손을 흔든다. 나는 이런 환영은 처음 경헌한다. 내 머리칼이 쭈삣해 지고 닭살이 오른다. 일행이 태권도 전당 앞에 와서 국가별로 늘어서자 전통 나팔 소리를 신호로 봉화대에 점화 식을 갖는다.


▲ (두번째 줄 오른쪽 사진) 호주 대표단(한국계 3명, 호주계 2명, 중국계 1명, 월남계 1명)과 함께.


▲ 개막식이 열리는 태권도 전당에 가기 전 버스에서 내려 환영인파를 뒤로 하고.

개막식장에 나라별로 입장 하고 북한 국가 연주에 이어 연설이 4명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개막 축하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로 가서 앉았다. 먼저 여성 브라스 밴드 공연을 하는데 100명이 넘는 인원이 나팔을 불면서 마스게임을 한다. 동작이 일사 불란하고 밴드 소리도 좋다. 조금 전 부동자세로 국가를 연주 할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뒤이어 널뛰기가 있었다. 파리 세계 서커스 대회에서 북한이 널뛰기와 남사당 줄타기로 우승을 했는데 바로 그 종목이다. 한복을 입은 여자가 공중 높이 솟아 몇 바퀴 돌아 떨어지는 장면에선 박수 소리가 요란하다. 전통 무용은 남쪽 보다 훨씬 움직임이 활발하다. 우리 전통 무용에 러시아 발레를 접속 시켰던지 혁명 정신을 나타내느라고 그랬을 거라고 혼자 생각해 봤다.


▲ 널뛰기.

▲ 전통무용.

어린이 단체 줄넘기도 저런 꼬마들을 어떻게 훈련을 시켰는지 전체 율동에 흐트러짐이 없다. 안내원 김금순 씨가 저기 자기 손녀가 있다며 자랑스러워한다. 자글링, 프리스비(Frisbee) 던지기 등이 있었는데 서커스 세계대회 우승국답게 수준이 높다. 마지막으로 태권도 시범이 있었다. 끊어 치는 동작마다 바람소리가 일고 일사 불란한 단체동작, 각 종 격파술, 괴한에게 습격 받은 여자가 괴한 혼내주기 등 여러 동작이 갈채를 많이 받는다. 전시환 서기장이 “남조선은 태권도를 외국에 많이 보급했지만 태권도 기술은 북조선이 더 많이 개발 했습니다” 한다. 북한의 단체시범이나 공연은 전체적으로 훈련 양이 많아 실수가 없고 움직임이 자신이 있어 보인다.


▲ 태권도 전당.


▲ 개막식을 알리는 고적대.


▲ 축하공연 자글링. 다음 순서인 태권도 격파를 준비중인 공연자들.


▲ 축하공연 태권도 널판지 격파.

우리는 개막식 후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 식사를 끝내고 조선 바둑협회 전시환 서기장과 평양바둑원 리세충 원장과 얘기를 나누었다. 특히 리원장과는 밤 늦게까지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바둑이 아마추어 5단인 그는 17세까지 오사카에서 살았다고 한다. 부친이 조련계여서 일본에서도 조련계 학교를 다녔다. 1959년부터 시작된 북송선을 타고 10만 명쯤 되는 동포가 북한에 올 때 같이 왔다고 한다. 그는 의학을 공부하여 2년 전까지는 20여년 동안 잘나가는 의사였는데 바둑이 너무 좋아 의사를 때려치우고 현재는 평양 바둑 보급에 앞장 서고 있다.


▲ 바둑 대회장 입구와 바둑 대회가 열리고 있는 송구장.

리원장은 이 결정을 놓고 부부 싸움을 여러번 했다고 한다. 자기 돈으로 기원을 얻었고 매년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한다고 한다. 현재 평양 바둑원 3곳에 모이는 사람은 각 원 마다 2~30명 내외라고 한다. 지난 번 조선 바둑협회 서기장 직을 신청했으나 5명의 신청자들이 이전투구의 난전을 펴자 체육회에서 바둑인이 아닌 태권도 간부를 임시서기장으로 임명했다고 한다. 전(全)서기장은 원래 캄보디아, 몽골, 중국 등에 나가 사범을 하던 태권도 7단의 무도인이다. 어쩐지 나도 그와 바둑 얘기를 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었다. 전서기장은 자기 부친 고향이 강원도 정선이라고 한다. 내가 그곳에 도박장이 크게 들어 섰다고 하자 놀라며 자기 아버지에게 알려 주겠다고 한다.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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