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입단해 3월 첫 공식대국을 승리로 장식한 뒤 12승 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한상훈. '물 만난 고기 같다'는 말이 적당 할 것 같다. 늦깍이로 입단을 해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내색 한번 하지 않았다는 한상훈 초단, 마음이 아팠던 어머니는 '상훈이가 너무 내성적이 되어 가는 것 같다'며 우스겟 소리로 해병대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했을 정도란다. 하지만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자신의 목표를 또박또박 말하는 한상훈 초단은 더 이상 어머니가 생각하는 내성적인 아들이 아니었다. 묵묵함과 끈기로 한결같이 노력해 입단에 성공, 프로 세계에 발을 딛자마자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한상훈 초단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 - 바둑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부터 할께요. 최근 좋은 성적을 내는데 비결이 따로 있나요. 비결은 없는데요. ^^ 대국 할 때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손따라 두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기가 열심히 생각한 뒤에 두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좀더 생각해보고 둘 것을'이라는 후회를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입단했을 당시 소감이 궁금합니다. 한상훈 : 후련했어요. 입단대회 본선에만 10번 올랐는데 항상 아깝게 입단을 놓쳤어요. 그리고 입단했을 당시에는 프로가 됐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어요. (기자 : 그럼 언제 실감이 났나요?) 왕위전 2회전에서 (이)하진이하고 뒀을 때요. 어머니 : 처음에 고생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얼마나 후련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더라고요. 이번에는 될 것 같았어요. 입단하는 것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 - 지금 20살인데 작년에 입단을 했으니까 입단이 조금 늦어졌죠? 한상훈 :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사실 입단대회 나갈 때 마다 자신은 있었어요. 항상 아깝게 놓쳐서 조급함이 생기기도 했죠. 게다가 나이가 차서 연구생도 졸업을 해야했으니까요. (기자 : 부담이 많아겠어요.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죠?) 고등학교 2,3학년 쯤이요. 어머니 : 나이가 많아져서 부담이 생겼죠. 상훈이는 내색을 안 했어요. 엄마된 입장에서 졌을 때는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을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죠. 처음에 바둑에 대해서 잘 모를 때는 그냥 돌만 바둑판에 올려놓는 것이 바둑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바둑을 배우는 과정이 모두 상훈이를 성숙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 바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한상훈 : 8살에 집 앞에 있는 바둑교실에 다녔어요. 3학년 때부터 김원 도장에 나가면서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죠. 아버지가 바둑을 좋아하셔서요. 도장에 다니면서 바둑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다보니 프로기사의 꿈을 꾸게 됐죠. 또 같은 꿈을 가진 형, 누나들이 도장에 많아서 더욱 프로기사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6학년 때 학교 공부도 좋고 바둑 공부도 좋아서 고민을 하긴 했는데요, 이렇게 입단을 하고 나니 참 좋아요. 어머니 : 상훈이가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 했어요. 그래서 저는 반대를 했었죠. 마음 고생도 심하고 입단하기 전까지 속상한 일이 많았는데 입단을 해서 참 기분이 좋아요. 공부를 병행하면서 특기를 살린다는 것이 참 힘든 것 같아요.
| - 작년 12월에 입단을 하고 3개월간 연수를 했는데 뭘 했어요? 바둑룰하고 바둑행정에 대해서 배우고 서예를 배웠어요. 또 영어, 중국어 학원에 등록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남는 시간에는 도장에서 나가서 공부했죠.
- 어떤 과목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중국어요. 연수를 같이 받는 (김)승재랑 (박)지연이도 중국어는 처음이라고 해요. 그래서 따라가기가 비교적 쉬웠져. 영어는 하고 싶은데 잘 못 알아 듣겠더라고요. 그래서 중국어는 연수가 끝나도 계속 다니고 있어요.
- 학교 공부를 제대로 못했는데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공부는… 잘 모르겠어요. 중,고등학교 때 학교 생활을 잘 못 했으까 대학교에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집이 분당인데 학원이 응암동에 있어요. 한두시간 걸리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었어요. 아버지가 학교 공부를 못하니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넓히라고 말씀하시며 책을 많이 사주셨어요. (기자: 어떤 책을 좋아하는가) 소설을 좋아하는데 특히 추리 소설이 재미있어요.
- 입단하기 전에 에피소드 같은 것 없나요. 꿈을 꿨다든지. 어 : 입단하기 전은 잘 모르겠고요, 상훈이가 입단을 한 다음에 저한테 '입단을 했으니까 처음 목표는 8강으로 잡을래요, 그리고 한국리그 본선에 오르고 싶어요'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입단한지 얼마 안 되서 목표가 다 이뤄졌어요. 대견하죠.
- 입단 후 가장 먼저 출전하는 세계대회가 LG배네요, 평소에 만나고 싶은 기사가 있었나요. 요즘에는 중국 신예들이 잘 두니까 천야오예나 저우루이양과 대국하고 싶어요. 타이젬에서 중국 신예기사들로 알려진 아이디들이랑 몇번 둬봤는데요, 이겼다 졌다 했죠. 실제로 둬보고 싶어요.
- 이번에 타이젬에서 하는 동양종합금융증권배에도 참가를 했나요. 9단 아이디가 있어 아이디로 참가했었는데 이번에는 프로식별아이디 만들어서 참가했죠.
- 인터넷으로 바둑을 두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타이젬 9단들 중에서 센 9단은 정말 세요. 아무래도 못 둬본 프로기사들과 대국을 하니 도움이 되겠죠?
- 나중에 이런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 이창호 9단은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분이세요, 바둑 실력도 그렇고요. 실력도 인격도 많이 닮고 싶어요. 음… 본선에서 활약하는 기사가 되고 싶어요. ^^
- 프로기사가 되서 제1의 목표는 세운 셈인데요, 제2의 목표를 세운다면요. 성적도 잘 내고 싶고 타이틀도 따고 싶어요. 우선은 한국리그 본선에 올랐으니 열심히 할 생각이고요. 제2의 목표는 세계대회 본선에 오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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