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이슈
나는 한국의 여성 아마 강자다(上)
제12회 아시아대학생바둑선수권전 참가기
2007-11-09 오후 1:46:02 입력 / 2008-01-25 오후 4:38:40 수정
| 10월 22일 부터 29일까지 태국에서 제12회 아시아선수권전이 열렸다. 이중 한국팀 대표로 출전한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김지은 씨가 7박 8일간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대회 참가기를 상, 중, 하로 나누어 소개한다. 한국 2연패를 향한 출사표를 던지다! 10월 22일, 필자를 비롯한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학생들로 이루어진 한국선수단(명지대학교 교수 김진환 단장과 OB바둑연맹 김원태 회장, 김호석·김지은·조경진 선수)은 제12회 태국 세계바둑대회 선수권전에 참가하기 위해 밤 9시 방콕행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나는 한국 대표 출전이 확정되기 전부터 이번 대회에 관심이 많았다. 태국에 가본 적이 없어서도 그렇지만 이 대회에 참가했던 친구들이 멋진 대회라며 권했기 때문이다. 마침 이번에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와 주저없이 대회 참가를 하게 됐다. 5시간의 비행 끝에 한국 선수단은 태국 방콕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선수단을 맞이한 것은 열대야였다. 한국에서는 때 이른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10월의 태국은 아직 여름이다. 예상보다도 훨씬 더워서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였다. 잠시 더위를 피해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회 진행자들이 마중을 나왔다. 숙소는 공항에서 한 시간 정도거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연수원.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필자와 일행들은 태국의 향기를 느끼기도 전에 피곤에 못 이겨 잠자리에 들었다.
10월 23일, 태국에서 맞은 첫 아침. 눈을 떠 밖을 내다보니 비로소 초록색의 싱그러운 연수원이 눈에 보였다. 우리가 임시 숙소로 묵은 연수원은 시설도 좋았지만 주위 경관이 아름다워서 마음에 들었다. 선수단은 연수원을 잠시 둘러본 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했다. 그리고 잠시 머리도 식힐 겸 정자에서 나는 김원태 회장님과 소정의 상금이 걸린 내기대국을 하였다. 김회장님은 나에게 용기를 주시려는 듯 기꺼이 져주셨다. 도끼 자루가 썪는 것도 모르고 바둑에 심취했는지 어느 덧 점심 시간이 되었다. 식사 후 태국에서 유명한 전통 마사지를 받았다. 태국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역시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다. 24일 있을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행은 야시장을 잠깐 둘러보고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왔다. 본격적인 대회 출전을 위해 힘을 아껴둬야지.
쿤텐으로 가는 도중 댐과 화석 박물관, 유적지를 둘러보았다. 무작정 달리는 것이 아니라 주변 경치를 구경하면서 이동해서인지 5시간의 이동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또한 주최측에서는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주었고 적절한 타이밍에 음료와 물수건을 제공하는 등 선수들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해줬다. 드디어 대국장 근처 숙소에 도착했다. 장시간 이동이 피곤했는지 숙소에 들어가 짐도 풀지 않고 침대에 누웠다. 이리저리 자세를 옮기며 쉬고 있는데 벽에 알 수 없는 생물체(?)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설마 했는데 도마뱀이었다. 도마뱀을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무섭다는 느낌보다 한국에서는 자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아마 방에 들어올 때 나를 따라 들어 온 것 같다. 도마뱀이 조금 징그럽기는 했지만 우승을 향한 길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꿀맛같은 휴식 시간을 도마뱀과 함께(?) 보내고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는 장소로 이동!
첫판부터 중국과의 대결 오리엔테이션 시간은 한국을 비롯한 중국·일본·대만·태국 등 많은 나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있을 대회의 대진이 결정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대국은 스위스리그로 진행되는데 각국의 주장들이 나와서 추첨을 하고 정해진 순서로 대국을 하게 된다. 특이한 점은 개인전 겸 단체전이지만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서 1회전만 추첨으로 진행되고 이후는 컴퓨터 추첨으로 이뤄진다. 한국은 주장 김호석 아마5단이 나가서 추첨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국을 뽑았다. 추첨 전 우리 팀은 “우선 중국만 피해갔으면 좋겠다.” 라고 농담 삼아(?) 말하곤 했었는데 실제로 중국을 뽑게 되니 긴장감이 감돈다.
추첨식이 끝난 뒤 한국팀은 김진환 단장님과 함께 긴급 작전 타임을 가졌다. 단장님은 상대가 강하긴 하지만 연구생 출신으로 구성된 한국팀도 만만치 않다며 용기를 붇돋아 주셨다. 곁에 계시던 김원태 회장님도 농담삼아 "첫 날 총 전적 5승 1패 이상을 하게 되면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게 해주겠다."며 사기를 충전해주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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