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리그 주장에서 3지명으로 밀려난 김다영. 절치부심한 지지옥션배에서 오정아·박지은을 연파하고 본선에 올랐다.

 

 

"숙녀팀이 9대6으로 앞서며 균형이 조금 무너졌다. 재밌는 경기를 위해 신사팀이 더 분발하겠다." (이창호)

 

개막식에서 '바둑국보' 이창호가 선전포고를 터뜨리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열여섯번째 지지옥션배 선수 구성이 90% 완료됐다. 

 

숙녀팀에게 잇따라 싱거운 완패를 당한 신사팀은 편파적이었던 기존 선발전 규정에 대폭 메스를 가하며 역대 최강의 진용을 갖췄고, 숙녀팀 또한 갓 입단한 신예 기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며 양팀 모두 역대 최연소 대표팀이 완성됐다.

 

 

▲제16기 지지옥션배 예선 결승이 펼쳐진 한국기원 2층 대회장 전경.

 

 

19일 14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제16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예선 결승이 펼쳐졌다.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 역대 최연소로 구성된 신사팀은 강지성·박병규·이현욱·서중휘·양건·서무상·유창혁·한종진 등 8명이 본선에 올랐다.

 

시니어 랭킹 시드를 받은 이창호·안조영·최명훈이 합류하면 역대 최강의 11인, 여기에 '후원사 시드'가 유력한 '야전사령관' 서봉수까지 더해진다면 한껏 기세가 오른 숙녀팀으로서도 만만히 볼 수 없는 진용이다.

 

 

▲이창호·최명훈을 비롯해 올해 지지옥션배에는 1975년생 신사가 많다. 75년생 양건(오른쪽)이 김강근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양건은 프로기사회장, 바둑리그·여자리그 감독, 한국바둑고등학교 교사 등을 거친 후 현재는 한국기원 미래교육콘텐츠팀에서 NFT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신진서가 LG배에서 양딩신에게 승리한 결승 기보가 NFT 토큰으로 발행된 바 있다.

 

 

신사팀이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은 선발전 '독소 조항'을 삭제했기 때문.

 

지난 대회까지 A그룹(만 40세 이상∼50세 이하)과 B그룹(만 51세 이상)으로 나뉘어 선발전을 진행하는 바람에 A그룹이 B그룹보다 훨씬 더 치열한 선발전을 거칠 수밖에 없었고, B그룹에서 선발된 선수들 기량은 A그룹보다 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통합선발전으로 변경됐다.

 

예년 기준을 대입한다면, 줄곧 시니어 랭킹 시드로 예선 없이 본선에 직행해왔던 '세계 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혼자만 만56세로 B그룹에 해당한다. '단칼 신세'를 면치 못했던 B그룹 선수들의 본선 유입이 자연적으로 줄어든 셈. 

 

유창혁을 제외한 7명의 나이를 살펴보면, 강지성(만 40세)·박병규(만 40세)·이현욱(만 42세)·서중휘(만 39세)·양건(만 46세)·서무상(만 44세)·한종진(만 42세)으로 평균 연령은 41.8세다. 

 

 

▲여자 정상권으로 발돋움한 조승아(왼쪽)가 바둑고 출신 이도현을 제압하고 본선행.

 

 

한편 연이은 우승을 차지해온 숙녀팀 또한 예년에 비해 더욱 어리고 강해졌다.

 

숙녀팀은 조혜연·김은선·김윤영 등 전통적으로 지지옥션배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던 '언니' 기사들이 앞에서 끌고 조승아·김다영·송혜령·김효영 등 '젊은 피'가 뒤에서 미는 신·구 조화가 인상적이다.

 

여자 바둑계 최고의 블루칩 김은지와 '라이벌' 정유진이 20일 14시에 펼치는 예선 결승 결과에 따라 강력한 선수 한 명이 더 추가되는 숙녀팀은 열여섯번째 대회에서 V10을 달성한다는 각오.

 

숙녀팀은 최정·오유진·김채영이 랭킹 시드를 받았다.

 

 

▲'원조 바둑퀸' 박지은(왼쪽)은 김다영에게 72수밖에 두지 못한 상태로 시간패를 당하고 말았다.

 

 

예선 결승 빅매치 중 한 판으로 타이젬 대국실에서도 중계됐던 박지은-김다영 대국에선 시간패가 발생했다.

 

문제의 장면은 백(김다영)이 72로 좌하귀를 찌르는 팻감을 사용한 상황. 여기서 박지은이 시간 내에 착점하지 못하면서 바둑은 72수 끝 백 시간승으로 끝났다.

 

 

▲타이젬 인공지능 '카타고' 분석에선 흑이 A로 팻감을 받는 수가 42%로 표기된다. 사실상 5대5로 아직 팽팽했던 국면.

 

 

제16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의 우승상금은 1억 2000만원이다. 3연승 시 200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당 100만원의 연승상금이 추가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 20분, 1분 초읽기 5회이며 모든 대국은 타이젬 대국실에서 인공지능 '카타고' 분석으로 생중계된다.

 

신사팀: 이창호·안조영·최명훈(랭킹 시드), 유창혁·양건·한종진·서무상·이현욱·박병규·강지성·서중휘(예선 통과)
숙녀팀: 최정·오유진·김채영(랭킹 시드), 조혜연·김은선·김윤영·조승아·김다영·송혜령·김효영(예선 통과)

 

 

▲지지옥션배를 16년째 후원하고 있는 강명주 회장. 개막식에서 "지지옥션배를 만들고 후원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는 소회를 밝혀 박수 갈채를 받았다.

 

 

▲대국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선수들이 속속 입장하고 있다. 조승아는 겉옷과 담요까지 챙겨들고 자리로 총총 걸음. 뒤편으로는 최규병을 꺾고 예선 결승에 오른 한철균의 모습이 보인다.

 

 

▲대국 개시를 선언하는 차민수 심판.

 

 

▲열여섯번째 지지옥션배 예선 결승이 시작됐다. 앞에 보이는 대국은 강지수-김효영(승).

 

 

▲김효영(왼쪽)과 강지수의 대국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중계는 한국프로기사협회 박성현 팀장이 담당했다.

 

 

▲2006년생으로 만 15세인 김효영. 여자바둑리그에서 만 14세 김은지에 이어 깜짝 주장 발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유창혁(승)-한철균. 시니어 나이 어드밴티지를 삭제하고 '통합선발전'으로 치른 첫 대회에서 유일하게 본선 무대를 밟은 '시니어 중에 시니어' 유창혁. 지지옥션배에선 든든한 수문장 역할을 맡아왔으나 이창호에게 주장 자리를 물려줬다.

 

 

▲한국프로기사협회 한종진 회장(오른쪽)이 박영찬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지지옥션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한종진은 2020년 제13기 지지옥션배에서 이영주·오정아·김혜민·박지은·김채영 등 여자바둑리그 주장 4명, 2지명 1명을 상대로 파죽의 5연승을 질주한 바 있다. 

 

 

▲대국장에 4분 늦게 도착한 송혜령(오른쪽)과 이다혜가 돌가리기를 하는 모습.

 

 

▲지각시간의 두 배를 공제하고 대국한 송혜령(오른쪽)이 여자바둑리그 감독 이다혜를 꺾고 본선에 올랐다.

 

 

▲여자바둑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김은선(오른쪽)이 박태희를 제압하고 본선에 올랐다.

 

 

▲사상 최초로 지지옥션배에서 '부부 맞대결'이 성사될까? 김은선과 부부 기사인 박병규(왼쪽)가 지지옥션배 본선 단골 김동면을 꺾었다. 외국 국적 기사로는 루이나이웨이-장주주 부부가 국내 대회에서 대결(맥심배 결승)한 적 있지만, 한국 국적 부부기사는 아직까지 공식 기전에서 대국한 기록이 없다. 이번 지지옥션배에서 박병규-김은선 대국이 펼쳐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서중휘(승)-서능욱.

 

 

▲김수장-이현욱(승).

 

 

▲김민서-김윤영(승).

 

 

▲이슬주-조혜연(승).

 

 

▲김영삼-강지성(승).

 

 

▲최근 YK건기배와 용성전 등 종합 기전 본선 대국이 잦은 김은지는 아직 예선 결승 대국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은지는 20일 14시 정유진과 마지막 1장의 티켓을 놓고 최종전을 치른다.

 

 

▲한층 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지지옥션배 모든 대국은 타이젬 대국실에서 인공지능 '카타고' 분석과 함께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