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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IN 뉴스人
"강원바둑의 힘을 보여드리죠!"
뚝심과 열정의 강원도사나이 내셔널바둑리그 강원도 김광덕 단장
2016-06-04 오전 11:03:22 입력 / 2016-06-04 오후 10:48:02 수정
▲ '강원도의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뚝심과 열정의 사나이 김광덕 강원도 단장이 평창 알펜시아를 배경으로 화이팅 포즈를 취했다.

지난 4월 한국기원에서는 '제4의 리그' 내셔널바둑리그 18개 팀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선수 드래프트가 있었다. 회의 도중 선수 선발순서에 있어서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드래프트는 공정성이 우선입니다. 우선지명이 1명인 팀도 있고 2명인 팀도 있으면, 당연히 1명이 지명된 팀부터 빈자리를 채워두고서 다음 지명이 이뤄져야 맞지 않습니까?" 

그날 드래프트엔 대부분 바둑가에서 얼굴이 익숙한 각 팀 전무들이 참석했는데, 그 가운데 낯선 신사 한 분이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신생팀 강원도의 단장을 맡고 있는 김광덕(55) 씨였다. 흔히 단장이라면 실무에는 관여하지 않는 명예직인 경우가 다반사지만, 그날 김단장이 보여준 일목요연은 파격이었다.

김광덕 단장은 바둑계와는 음으로 양으로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 최철한 원성진 김지석 박정환이 주축이 된 '신사연구실'의 멘토로 바둑계 후원에 나선 적이 있고, 18회 때부터 3년간 LG배를 강릉에 유치했고, 그 외 강원도와 바둑을 엮어서 각종 이벤트와 기획을 선보인 바있는 숨은 조력자였다.

그런 그가 스포츠바둑으로 면모를 일신하고 있는 내셔널리그에서, 고향 강원도에 신생팀을 만들어서 직접 단장까지 맡았다는 것은, 그간 그가 보여준 활약상을 감안했을 때 뭔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지난 주 강원도 정선에서 벌어진 소년체육대회 기간에 잠시 짬을 내어 인근 평창으로 달려가 전지훈련중인 그를 만나보았다.


▲ 전지훈련중인 강원도팀이 한데 모여 기념촬영.
김현우, 이강욱 감독, 장시영, 전유진, 허영락, 이
장원, 김광덕 단장.

"착한 (전)유진아! 많이 먹어라. 네가 먹는 것만 보면 난 안 먹어도 배부르단다. 이 고기는 아무리 먹어도 살은 안찌니까 걱정 말고…."

김단장은 연신 불그스레하게 잘 구워진 한우를 능숙한 가위질로 먹기 좋게 잘라주면서 여자최강 전유진에 대한 칭찬이 자르르하다. 하기야 어떤 단장이라도 리그에서 5연승을 달리고 있다면 떠받들어주지 않겠냐마는.

너무 한 선수만 띄워주었다 싶었을까. 그 옆 허영락 이장원 김현우 선수에게도 칭찬이 빠지지 않고 돌아간다. 젊은 선수들의 기분을 맞춰주려는 덩치 큰 김단장의 '애교'를 그들이라고 모를 까닭이 없다. 그는 문턱이 없는 단장이었다. "아빠 같은 분이죠!"(전유진) 

▲ 강원도팀의 회식 장면. 전유진 허영락 이장원과 박준석 프로. 박준석은 트레이닝 사범으로 같이 동행했다고.

김단장이 바둑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0년 전으로, 바둑이 아닌 골프 때문이었다. 그는 애당초 골프관련 사업을 했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한일 프로기사 골프대회'를 기획하고 주최했다. 조치훈 다케미야마사키 류시훈 권갑용 서봉수 유창혁 등 기라성같은 프로들과의 인연도 그때부터 생겨났다. 그러다 아마바둑계에 관심을 기울인 이유는 무엇일까.

"제가 10년 넘게 프로기사 후원에 관심을 두었습니다만, 이제는 국가대표 위주로 구조가 바뀌다보니 개인연구실에서 과거처럼 연구할 시간이 없게 되었지요. 따라서 작년 말에 연구회를 잠정적으로 폐쇄하고 바둑마니아인 강원도지사님을 만나 뵙고 내셔널리그 강원도 팀을 창단하기에 이르렀죠."

그는 스포츠저널리스트가 꿈이었다. 한국외대 신방과를 나와서 일본체대 대학원에서 체육학을 전공했다. 학창시절인 80년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 체육과로 전과하여 스포츠에 매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은 김종하 전 대학체육회 회장으로부터 장학금도 받았던 완전한 스포츠맨이었다.

한눈에 성격 좋고 추진력 있어 보이는 김단장은 팀을 이끌 때는 단장이요 사석에서는 주무요 바둑사업에서는 훌륭한 비즈니스맨이다. 당연히 스포츠바둑계에서도 그의 경험과 프로다운 기획력은 필요로 할 것이다. 타이젬 4단 실력인 바둑이 그가 가장 약한 분야란다. 바둑계 얘기만 나오면 그의 목소리는 톤이 올라간다.

"바둑리그와 내셔널리그는 많이 비교가 됩니다. 한쪽은 40억 가까운 돈을 쓰고 있고(대부분 상금이긴 하지만) 또 한쪽은 그 10분의 1도 되지 않은 규모지만 팬들에게 어필하는 빈도는 엇비슷합니다. (바둑리그는) 선수들뿐 아니라 팬들조차 팀에 소속감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 강원도팀은 선수들과 감독이 공교롭게 권갑용도장 출신으로 채워져 어느 팀보다 한솥밥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팀워크는 문제가 없다고.

그래서일까. 그는 '강원도'라는 소속감이 생기는 일이라면 어디든 뛰어다닌다. 내셔널리그 강원도팀은 연고선수가 없지만 감독만은 강릉이 고향인 이강욱 프로로 정했다. 이번 전지훈련도 강원도 아마강호인 이웅기 씨를 특별히 초빙해서 밤새 선수들과 스파링을 가졌다. 강원도 터줏대감에 대한 인사일 것이다. 또 지난달 세종투어를 마치고 선수단 전원이 강원도팀의 구단주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뵙고 인사까지 드렸다.

강원도는 타 지역에 비해 산 좋고 물 좋아서 바둑환경으로는 그만이지만 영재성이 있는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서울로 떠나버리는 현실이 늘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는 소년체전 선수들을 3~4년 지도하여 훌륭한 성인선수로 키워내겠다는 중장기 플랜을 가지고 있다. 어느 스포츠에서든 연고가 확실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그의 지론이다. 그러기 위해선 예산문제나 시스템 확보 등 제반 문제에 대해서도 강원도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다행히 소년체전 전국체전으로 인한 바둑의 시너지 효과는 상상 이상이란다. 바둑하는 아이들에게 꼭 입단만이 목적이 아니고 대표선수라든지 대학진학 등 동기부여가 될 만한 일들이 많다. 따라서 장차 내셔널리그도 3부 4부 리그를 만들어 독자적인 생존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는 강원도를 넘어 아마바둑 자체의 '새 판 짜기'에 필이 꽂혀있는 사람이다.
▲ 평창동계올림픽 번외경기 추진위원단(가칭)이 한국기원 관계자들과 바둑의 올림픽 번외경기 출전을 논의하고 있다. 맨 왼쪽이 김단장이며 가운데는 최문순 강원지사.

김단장의 열정과 추진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바둑을 번외경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도 잘 나타난다. 이를 위해 그는 작년 9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한국기원 관계자들을 만나 실무적인 협상을 이미 완료했다. IOC 한국본부로부터 번외경기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두었다.

그는 이 부분에서는 목소리가 떨렸다. "시기적으로는 좀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도지사님의 번외경기 개최 의지는 100퍼센트 입니다. 동계올림픽이 유럽에서 인기가 있고 바둑도 그쪽에서 인기가 있으니, 알파고 이후 세계 속에 바둑을 알리는 좋은 기회입니다. 강원도와 바둑에 다 같이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서 강원도의 뚝심과 스포츠맨의 열정과 추진력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스포츠바둑시대에는 이러한 기획력 추진력을 갖춘 비지니스 단장이 바둑계에서 꼭 필요한 인물일 것이다.

그는 끝으로 한마디만 덧붙인다. "좋게 말하면 자긍심이고 나쁘게 말하면 자만심같은 게 바둑인에게 있더라고요. 바둑만이 우아하고 우월하고 숭고하다는 사고는 빨리 내려놔야 진정한 스포츠바둑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둑도 바둑인도 변화해야 합니다."

▲ 강원도의 전지훈련 장소인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 공기좋은 곳에서 강원도팀은 밤 늦도록 바둑연구에 여념이 없다.

▲ 신생팀 강원도의 내셔널바둑리그 개막식 모습.
TYGEM / 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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