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5라운드에서 허서현(우)과 후지사와리나가 대국하는 모습.
황룡사배 5라운드에서 허서현은 웃었고 최정은 고개를 숙였다. 25일, 장쑤성 장옌(姜堰)에서 열린 제10회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5라운드에서 허서현(2002년생)이 후지사와리나(1998년생)에게 승리를 거뒀으나 최정(1996년생)은 우에노아사미(2001년생)에게 패했다.
한국vs일본, 중국vs중국의 대진으로 열린 5라운드는 하위권 선수들의 반격으로 순위가 술렁거렸다. 6위 최정은 2위 우에노아사미와의 대국에서 중반 주도권을 빼앗겼으나 종반 최정의 흑181의 악수에 우에노아사미의 백184 묘수로 승부는 갈렸다. 이로 인해 하변에서 우상에 이르는 최정의 흑 대마가 잡히면서 194수만에 투석, 우에노아사미가 리그전 4승1패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패한 최정은 1승4패가 됐다.
7위 허서현은 4위 후지사와리나와의 대국에서 초반 열세를 뒤집고 중반 역전에 성공했으나 후지사와리나의 끈질긴 추격전으로 끝내기에서 초접전 승부를 벌인 끝에 267수만에 흑반집승을 거두며 2승3패를 기록했다.
중국vs중국 대결에서는 저우훙위와 리샤오시가 승리를 거뒀다. 4라운드까지 승점을 챙기지 못했던 8위 루민취안은 1위 저우훙위과의 대국에서 줄곧 우세를 유지하다 백150, 백154의 악수를 두면서 역전을 허용했으며, 승기를 잡은 저우훙위가 추격을 뿌리치고 249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뒀다. 승리를 거둔 저우훙위는 4승1패를 기록했으나 2위에 올랐고, 루민취안은 첫 승점을 올리는데 실패하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초반 불리한 형세를 이어가던 리샤오시는 중반 리허가 흑101의 악수를 두면서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 리허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지켜내며 240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5라운드에서 하위 순위의 리샤오시, 허서현이 3승1패로 선두 그룹을 형성하던 리허, 후지사와리나에게 반격하면서 리그전 순위 싸움은 요동쳤다. 이날 3승1패로 1,2위를 달리던 저우훙위와 우에노아사미는 승리를 거둬 두 사람 모두 4승1패로 승점 8점 동률을 이뤘으나, 우에노아사미가 상대점수 20점을 기록하면서 1위로 올라섰다.
6라운드는 26일 오후 1시 30분부터 우에노아사미vs후지사와리나, 루민취안vs최정, 저우훙위vs리샤오시, 허서현vs리허 등의 대진으로 열린다.
최정은 루민취안과의 상대전적에서 3승무패로 앞서 있으며, 가장 최근 제6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본선 16강에서 만나 최정이 승리를 거뒀다. 허서현과 중국 조선족 여자기사 리허는 첫 대결이다.
여자바둑대회 사상 첫 세계바둑대회 리그전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지난 20일 1라운드를 시작으로 27일까지(23일 휴식) 오후 1시 30분 총 7라운드 28대국을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황룡사배는 지난 2019년 제9회 대회를 끝으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잠시 중단됐다가 이번에 새로운 방식으로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제9회 대회까지는 황룡사배세계여자바둑단체전이라는 대회명으로 한국, 중국, 일본 여자기사 5명이 출전하여 단체전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을 가렸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대회'로 대회명을 바꿔 새롭게 8명 개인 풀리그전 형식을 도입했다.
리그전 각 대국의 승자는 승점 2점, 패자는 승점 0점을 획득하게 되며, 3패빅 등 상황이 발생할 때는 무승부로 처리하고 각자 승점 1점을 얻게 된다. 승점이 높은 선수가 상위가 되며. 그 다음은 내가 이긴 상대의 승점 합계, 승자승 등의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그 외 방식으로도 우승, 준우승자가 가려지지 않으면 추첨방식의 속기전 재대결을 진행하며, 속기전 재대결은 각자 30초 3회로 진행한다.
이번 대회 우승 준우승에게는 각각 30만위안(한화 약 5680만원), 10만위안의 상금이 주어지며, 매회 대국 시 승자는 8000위안, 패자는 3000위안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중국규칙으로 치러지는 이 대회의 대국은 각자 제한시간 2시간, 60초 초읽기 5회로 치러진다. 대국은 현지시각 12시 30분에 시작하며, 15분 이내에는 지각시간의 2배를 시간공제하고, 15분 초과 지각시 시간패로 처리된다.
▲제10회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5라운드에서 최정(좌)과 우에노아사미가대국하는 모습.
▲우승권에서는 멀어졌지만 5라운드에서 우에노아사미와 대국하고 있는 최정.
▲강력한 우승 후보 중의 한 사람인 우에노아사미.
▲5라운드에서 대국하고 있는 허서현의 모습.
▲허서현과 대국하고 있는 후지사와리나의 대국 모습.
▲5라운드 대국 현장 전경. 가운데는 대국을 지켜보고 있는 왕루난 전 중국위기협회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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