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다노리모토가 녜웨이핑을 가볍게 제압하고 최종국에 진출했다.
일본의 마지막 주자 요다노리모토가 중국의 녜웨이핑을 꺾고 2연승을 거뒀다. 24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상하이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벌어진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10국에서 일본의 요다노리모토(1966년생)가 중국의 마지막 주자 녜웨이핑(1952년생)을 맞아 206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대국에 앞서 녜웨이핑의 딸 녜윈페이가 부친이 최근 수술을 받아 장이 좋지않아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될 수 있다며 초읽기에 몰렸을 때 어떻게 하냐며 관계자들과 상의했으나 규칙에 따라 초읽기 중 1회 시간을 멈추고 화장실에 갈 수 있는 규정대로 하기로 했다. 또한 요다노리모토는 착수한 손으로 계시기를 눌러야 한다는 대국 규정에 따라야 하는데 조훈현과의 대국에서 흑을 잡았던 요다는 오른손으로 착수하고 자신의 왼쪽에 있던 계시기를 왼손으로 누르는 실수를 몇 차례 범했다. 이에 요다노리모토 역시 대국 개시전에 이런 실수를 막기 위해 자신의 왼손을 부채를 쥔 채 테이프로 감았다.
돌을 가린 결과 요다노리모토가 백을 잡게 되자 오른손으로 착수하고 오른쪽에 있는 계시기를 누르면 되기에 요다노리모토는 테이핑한 손을 풀었다. 녜웨이핑의 흑번으로 대국이 시작됐다. 초반 녜웨이핑이 착수 도중 오른손으로 착수하고 왼손으로 계시기를 누르자 그의 딸 녜윈페이가 다가가서 오른손으로 계시기를 누르라고 다시 알려줬다.
이날 대국에서 녜웨이핑은 초반 AI 승률 예측 승률을 80%까지 끌어올렸으나 중반 하변 전투에서 녜웨이핑이 흑 109, 흑119의 느슨한 수를 요다노리모토가 역전에 성공했다. 120수가 넘어서면서 AI는 99% 요다노리모토의 승리를 예측했다.
종반, 요다노리모토가 백176으로 그때까지 미생이었던 좌상귀의 흑 대마를 압박하며 끝내기에 돌입했다. 이 전투에서 흑 대마가 좌변과 하변으로 끊긴 뒤 좌하 일대가 모두 잡히면서 요다노리모토가 206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날 승리를 거둔 요다노리모토는 25일 열리는 본선11국 최종국에서 한국의 마지막 주자 유창혁과 대결하게 된다. 두 사람의 상대전적은 요다노리모토가 10승8패로 앞서 있으나 유창혁이 최근 2연승을 기록 중이다. 두 사람은 세계대회 결승전에서 두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는데 1996년 11월 응씨배 결승전에서 만나 유창혁이 3-1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으며, 곧이어 11월 말 벌어진 삼성화재배 결승전에서 요다노리모토가 2-1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3연승을 거둬 연승상금을 차지한 기사는 한 사람도 없었다. 이날 2연승을 거둔 요다노리모토는 유창혁과의 대국에서 마지막으로 연승 상금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지도 우승의 향방과 함께 보는 또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농심백산수배는 한국, 중국, 일본 대표 선수(1969년 이전 출생 프로기사) 4명이 한 팀을 이뤄 연승전으로 우승국을 가리는 단체전이다. 한국은 바둑 황제 조훈현을 비롯해 서봉수, 최규병, 유창혁이 대표팀에 합류했고, 중국은 녜웨이핑, 류샤오광, 차오다위안, 마샤오춘, 일본은 다케미아마사키, 야마시로히로시, 하코사카나오토, 요다노리모토가 출전했다.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의 우승상금은 1억 8000만원이며, 본선에서 3연승 시 500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 추가 때마다 500만원이 추가된다. 또한 매 대국 승패와 상관없이 20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되며, 대국 제한시간은 각자 40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다.
◇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각국 출전선수(푸른색은 탈락자)
· 한국 : 유창혁, 조훈현(1승1패), 최규병(2승1패), 서봉수 9단(1패)
· 중국 : 녜웨이핑(1패), 마샤오춘(1승1패), 차오다위안(1패), 류샤오광(2승 1패)
· 일본 : 요다노리모토(2승), 다케미아마사키(1승1패), 히코사카나오토(1승 1패), 야마시로히로시(1패)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10국에서 일본의 요다노리모토(좌)와 중국의 마녜웨이핑의 대국하고 있는 모습.
▲녜웨이핑이 보안검사를 받고 있다.
▲대국에 앞서 녜웨이핑의 화장실 가는 문제와 요다노리모토의 계시기 누르는 방식에 대해서 관계자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요다노리모토가 돌가리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왼손에 테이핑을 한 모습. 중국 규정에도 착수한 손으로 계시기를 눌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 유창혁과 최규병 선수가 함께 요다노리모토vs녜웨이핑의 대국을 검토하고 있다.
▲대국 종료 후 간단하게 복기를 마친 두 대국자가 돌을 쓸어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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