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출연한 배우 류이페이 모습[사진=중국 바이두].
우리나라에서 바둑관련 영화 '승부'가 곧 개봉한다는 소식에 중국 바둑팬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영화제작 소식이 들렸던 바둑 영화 '바둑소녀'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바둑영화 '바둑소녀'는 베이징 출신의 작가 산사(山颯)가 불어로 쓴 장편소설 '바둑소녀'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2001년 출간된 소설 '바둑소녀(원제:La Joueuse de Go)'는 2001년 11월 프랑스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드 리셍(Prix Goncourt des Lycéens)상을 수상했으며, 중국어 번역 작품은 2003년 제2회 중국여성문학상을 수상했다.
6~7년 전 중국에서는 '바둑소녀' 영화제작에 대한 언급이 크게 화제가 됐다. '신조협려', '천룡팔부', '뮬란'으로 잘 알려진 가수 겸 배우 류이페이(劉亦菲)는 당시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 '뮬란' 홍보 인터뷰에서 '바둑소녀'라는 책과 원작자가 마음에 든다고 했고, '바둑소녀'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도 출연하여 여주인공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후에도 공개 석상에서 여러 차례 관련 언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둑소녀'에 대한 영화제작 소식은 알려진 것은 없지만 인터넷상에서는 류이페이 관련 뉴스가 나올 때 항상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로만 언급되고 있다.
소설 '바둑소녀'의 배경은 20세기 3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점령한 중국 동북부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로 바둑에 푹 빠진 열여섯 살의 고교 소녀가 일본 장교와 '천풍광장'에 바둑판이 새겨진 석조 테이블에서 만나 바둑에 대한 집착으로 서로에게 깊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일본 장교는 어려서부터 교육받은 군국주의의 가치를 반성하고, 여성 바둑기사는 모국문화의 여성의 처지를 더 잘 알게 된다. 남녀 주인공의 사상은 사랑에 따라 무르익지만, 정복에 대한 야망, 침략의 압박, 민족적 증오 등은 생사를 다투는 바둑판 국면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가 사랑을 둘러싼다.
책 속에서 바둑은 문화와 평화의 상징 코드가 되어 서로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서로 어우러져 아련한 애욕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인종과 계급, 정치를 초월한 사랑은 여전히 넘을 수 없는 전쟁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소설 말미에 일본 남자는 소녀가 일본군에게 모욕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직접 소녀를 죽이고 자살한다. 소설은 바둑이라는 아주 작은 플랫폼에서 그 시대와 인간의 궁극적인 비애를 묘사하고 굴절시켰다.
작가는 과거 SNS를 통해서 바둑소녀의 출발점은 "일본군이 저지른 범죄행위와 일본 젊은이들이 정부에 세뇌되어 침략군이 되어버린 심리적 과정을 폭로한 것이다. 남자 주인공의 존재는 항일전쟁의 상징이며, 일본 군관의 악행이 중국소녀의 아름다움을 부숴버리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바둑소녀'와 비슷한 제목의 '바둑소년', '신바둑소년'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누렸다.
▲'바둑소녀'의 작가 산사(좌)와 영화 '바둑소녀' 주연으로 언급되고 있는 류이페이 [사진=중국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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