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1위 커제가 생애 첫 명인전 도전권을 획득했다.
실시간 랭킹에서 한 달 만에 랭킹 1위로 복귀한 커제가 다시 기지개를 켰다. 3일, 중국 선전시에서 벌어진 제33회 중국 명인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커제가 양카이원을 맞아 233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도전권을 획득했다.
이날 대국은 생애 첫 타이틀 획득을 노렸던 양카이원에게 아쉬운 한 판이 됐다. 초반 백은 좋은 출발을 했으나 우하 백60이 문제가 있었다. 그 후 백82, 84, 86이 느슨한 수로 형세는 균형을 이뤘다. 백128이 패착이다. 이 수로는 129자리에 두었어야 했다. 흑129로 붙이고 나온 후 백의 낙승이 예상됐다. 백146 역시 패착이다.
이번 명인전에서 커제는 왕싱하오, 딩하오, 천셴, 롄샤오를 꺾고 도전자결승전에 올랐다. 양카이원은 천야오예, 리친청, 탕웨이싱, 당이페이를 꺾고 커제와 만났으며, 특히 준결승전에서 당이페이와의 상대전적에서 0승 5패로 열세인 상황에서 첫 승을 거둬 더욱 기쁨이 컸다. 이날 대국에 앞서 두 사람 모두 최근 몽백합배를 포함해서 7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커제가 이날 대국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커제는 8연승을 기록했으며, 양카이원과의 상대전적도 5승 2패가 됐다. 또한 커제는 올해 18승 6패가 됐으며, 양카이원은 8승 8패가 됐다.
양카이원은 아직까지 세계대회 본선 출전 경험이 없어 국내 바둑팬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국랭킹 20위에 올라 있는 숨은 강자다. 중국바둑계에서 AI의 효과를 가장 많이 본 기사로는 리쉬안하오(1995년생)와 양카이원(1997년생)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리쉬안하오는 연초 랭킹 14위에서 연말 2위로 껑충 뛰어 올랐으며, 양카이원 역시 연초 32위에서 연말 17위로 순위가 급상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리쉬안하오는 '헌공지능'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지난해부터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양카이원도 일부 중국 바둑팬들 사이에서 '해공지능(楷工智能)'이라 불린다.
하지만 이런 순위 변화는 동료기사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고, 두 사람은 AI 부정행위 의혹을 받게 됐다.
리쉬안하오의 AI치팅 사건 과정을 요약하자면 2022년 4월,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전에서 1라운드에서 7전 전승의 탁월한 성적을 거두며 9단으로 승단했다. 이는 중국바둑사상 54번째 9단이며, 동시에 리쉬안하오는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후 이전까지 국내대회 우승조차 한번도 한 적이 없는 리쉬안하오는 4월 란커배에서 판팅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왕중왕전에서 구쯔하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급기야 춘란배에서 양딩신, 신진서 등 강적을 꺾고 생애 첫 세계대회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AI 부정행위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양딩신이 공개적인 도전장을 던졌고, 아무런 근거 없이 AI부정행위 의혹만을 제기한 양딩신은 개인전 6개월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리쉬안하오는 중국갑조리그 정규리그에서 13승 2패, 플레이오프에서 4전 전승을 기록하며 랭킹은 연초 14위에서 연말 2위로 껑충 뛰었다. 2022년 한 해 동안 커제는 랭킹점수 49점이 떨어졌으나 리쉬안하오는 101점이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리쉬안하오보다 더 많은 순위 상승이 있었던 양카이원도 74점이나 상승하여 연초 32위에서 연말 17위로 순위가 상승하면서 리쉬안하오와 함께 AI부정행위 의혹을 받았으나 리쉬안하오의 충격파가 워낙 크다 보니 조용히 묻혔다. 아직 국내대회 우승 전력이 없는 양카이원은 지난해 위부부동산배, 아함동산배, 대기사전 등에서 딩하오, 쉬자양, 셰커, 리웨이칭, 양딩신 등의 강적을 연파했다.
양카이원은 비록 위부부동산배 결승전에서 미위팅에서 패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아함동산배 4강에도 올랐다. 또한, 대기사전에서 리웨이칭, 양딩신, 커제, 왕싱하오 등을 꺾고 도전자결정전에 진출하면서 중국의 56번째 9단이 됐다.
이날 승리를 거둔 커제는 현 명인 타이틀 보유자인 미위팅과 우승상금 40만위안, 준우승 20만위안을 놓고 도전3번기를 진행하게 된다.
▲생애 첫 타이틀 획득을 노렸던 양카이원.
▲명인전 도전자 결정전에서 커제(좌)와 양카이원이 대국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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